지난 2일 오후 4시 40분쯤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에서 풍력발전기 1기가 꺾이며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하루 뒤인 3일 오전 현장 모습. 남두백 기자
지난 2일 경북 영덕군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에서 발생한 대형 풍력발전기 전도(엎어져 넘어짐) 사고가 미궁에 빠졌다. 영덕군과 발전사는 안전진단 및 블레이드(날개) 파손 원인에 대한 합동조사를 실시하기로 했지만, 노후 설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면에 관련기사
철강 전문가들은 구조적 원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의견을 내놓고 있다. 풍력발전기는 바람의 운동에너지를 블레이드가 회전운동으로 바꾸고, 증속기를 거쳐 발전기에서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구조를 갖는다. 이번에 전도된 타워는 블레이드·나셀·회전축·발전기를 수직으로 떠받치는 기둥으로, 하중을 지면으로 전달하며 전체 설비를 지탱하는 핵심 구조물이다. 구조적 안정성이 곧 설비 안전을 좌우하는 셈이다.
타워는 주로 두꺼운 철판인 후판과 대구경 강관을 원통형으로 제작한다. 바람에 의해 발생하는 추력과 반복적인 굽힘 모멘트, 풍하중을 수십 년간 견뎌야 하기 때문에 강재의 항복강도와 피로 성능, 용접부 인성이 중요하다. 특히 타워 하부로 갈수록 두께가 두꺼워지며, 육상·해상 여부에 따라 내식성과 구조 기준도 달라진다.
타워에 사용되는 후판은 절단과 벨벨링을 거쳐 굽힘 공정을 통해 원통형으로 만든 뒤 용접으로 연결된다. 이후 블라스팅과 도장, 각종 비파괴검사와 치수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두께가 두꺼워질수록 용접 열영향부(HAZ)의 인성 관리가 핵심이며, 균일한 항복강도를 유지하는 것이 구조 안정성의 관건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최대 100㎜ 두께에서도 355MPa 수준의 강도를 유지하는 후판을 공급하고 있다.
철강업계 전문가들은 "20년이 지난 풍력 타워라도 외부 충격이 없는 한 단순히 넘어지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이번 사고의 시작점으로 블레이드를 지목한다. 블레이드에 미세 균열이 먼저 발생했고, 이로 인한 비정상적인 떨림과 반복 하중이 타워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타워의 약한 부분인 용접부나 응력 집중 구간에 피로가 누적되며 점진적인 휨 현상이 발생했고, 임계점을 넘으며 구조적 붕괴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포항의 한 철강 전문가는 "풍력발전기는 바람이라는 불규칙한 하중을 받는 설비인 만큼, 설계 강도뿐 아니라 장기 운전 중 점검과 보강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남두백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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