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를 맞아 대구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대구의 현역 국회의원이 5명에 이른다. 주호영(6선), 윤재옥(4선), 추경호(3선), 유영하·최은석(초선) 의원이 출마 선언을 했다. 대구 전체 의원이 12명이니, 절반 가까이 대구시장 선거에 뛰어든 셈이다. 사상 유례없는 출마 러시다. 한 현역 의원 캠프에서는 "현역 국회의원 후보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을 시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된다"고 토로할 정도다. '난립 프레임'을 우려하는 것인데, 잘못 짚었다. 핵심은 얼마나 많은 후보가 나오느냐가 아니라, 대구의 변화를 이끌 후보가 잘 보이지 않는다 데 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답답해하는 시민들이 많다.
실제 현역 의원 후보들의 출마 메시지는 비슷하다. 대도약, 재건 등 추상적인 슬로건을 강조한 채 대구의 미래에 대해 독자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가 없다. 거대 국책사업인 TK(대구경북) 신공항, 달빛철도를 이야기하며 '관리자형 리더십'을 보여주는데 그치고 있다. 중앙에서 내려오는 예산이나 사업을 잘 따낼 수 있다며 기존의 문법을 답습하고 있다. 비전의 획일화라는 비판을 자초하는 모양새다. 물론 대형 국책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이 필요하지만, 대구시장 후보로서 시대 흐름에 맞는 새로운 과제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TK 행정통합 이슈도 마찬가지다. 표 계산만 하며 눈치를 본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통합에 찬성하지만, 통합 이후의 비전에 대한 고민이 없다. '대구가 위기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구호가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데, 대구의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는 여전히 전국 최하위권이다. 도대체 이런 구호를 언제까지 들어야 하나.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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