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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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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범의 시선] 권력만 쫓는 '떴다방' 국민의힘…'보수 철학'을 논하라
한때 '떴다방'이 유행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 인근에 철새처럼 모여든 '이동식 중개업소'가 떴다방이다. 투기를 조장하거나, 불법 거래를 부추기면서 아파트 분양 시장을 교란했다. 지금은 찾아볼 수 없지만,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진다는 의미로 떴다방이라는 단어 자체는 종종 사용된다. 특히 정치에서 그렇다. 치고 빠지는 얄팍한 수법을 가리킬 때 '떴다방 정치'라고 말한다.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 세력을 떴다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로 국민의힘이 그런 소리를 듣는다. 권력을 쫓아 우르르 몰려 다니다, 아니면 싶으면 '손절'하거나 갈아타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툭하면 권력자의 이름이 들어간 '계파'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내로남불', '국민 갈라치기'라고 비난하면서 정작 자신들도 편 가르기에 여념이 없다. 권력 말고 보수정당으로서 '공유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도대체 알기 어렵다.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 불이 붙었다.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경쟁한다. '배신의 정치' 논란이 한창이다. 초반 대세론을 형성한 것으로 평가받는 한 후보를 향한 나·원·윤 후보의 비판이다. 한 후보를 정치 무대로 이끈 윤석열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주장이다. 한 후보가 비대위원장 시절 윤 대통령과 불화설이 불거진 데다 최근 '제3자 추천 채상병특검법'을 들고나오면서 제기됐다. 친윤(친윤석열)계는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당정관계가 파탄 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후보 측은 "당정 관계 쇄신"이라고 받아치고 있다. '배신의 정치'라는 프레임은 꽤 강력하다. 아직도 '배신의 아이콘' 이미지가 남아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을 생각하면, 파괴력을 짐작할 수 있다. 또다시 제기된 '배신의 정치' 논란은 흥미롭다. 보수정당의 '정체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보수(保守)는 '보전하여 지킨다'는 뜻이다. 보수정당을 표방하는 국민의힘이 '무엇을 지킬 것이냐'에 대한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다. 배신의 정치 논란이 단순히 인신공격으로 흘러가지 않기를 바란다. 무엇을 지킬 것이냐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면서 보수정당이 가야 할 길을 찾아야 한다. 오합지졸, 지리멸렬 상태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국민의힘에는 권력의 눈치를 보는 기회주의자만 득실댄다는 인상을 준다. '공동체자유주의'를 강조한 보수정치인 고(故)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은 일찍이 "한국에 보수세력은 많으나, 철학적 보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에 진정한 보수는 없다'는 소리도 곧잘 나온다. 스스로 보수라고 말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한국에서 보수는 '수구꼴통'이나 '꼰대'로 통한다. 좌파에 의해 만들어진 프레임이지만 보수가 철학, 품격, 멋을 갖추지 않은 탓도 크다. 윤석열 정부에서 보수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한 많은 국민이 실망한 근본적 배경이다. 윤 정부와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의 국정 철학은 무엇인가.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은가.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철학적 논쟁의 무대가 됐으면 좋겠다. '한국적 보수주의'에 대한 논의의 물꼬가 트이기를 희망한다. 거대 야권의 이념 공세에 신중하게 맞설 수 있는 내공을 쌓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대구경북(TK)를 더이상 실망시키지 않아야 한다. '보수 텃밭' TK가 부끄러워하지 않는 정당으로 거듭 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편집국 부국장편집국 부국장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윤상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당 대표 후보들이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미래혁신포럼 창립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진범의 시선] 민주당은 어떤 나라를 만들고 싶나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 22대 국회도 전쟁터를 예고하고 있다. 협치라는 단어는 국민을 기만하는 레토릭일 뿐이다. 겉으로는 웃는 얼굴로 협치를 말하지만, 내심 싸울 궁리만 하고 있다. 상대를 파괴하려고 기를 쓴다.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둔 범야권이 그렇다. 의회 권력을 앞세워 윤석열 정부를 끌어내리려고 작정한 듯 하다. 여권은 상대적으로 무기력하다.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게 고작이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3년은 너무 길다"라고 했다. 진보 진영의 강성 지지층은 환호했다. 돌이켜보면 문재인 정부 때 보수 진영이 그랬다. 보수 진영은 문 정부의 5년을 '심리적으로' 잘 견뎌내지 못했다. 되풀이되는 역사 속에 앙금만 쌓이고 있다. 임계치가 어디인지 모른 채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탈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야권은 보수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보수 정권의 모든 것을 뒤엎으려고 했던 문 정부의 이념이 더욱 단단해진 듯하다. 이념의 무장 과정에서 사실상 대한민국과 국민은 사라지고 있다. '국민의 이름으로'라고 외치는데, 의문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민을 볼모로 잡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대한민국이나 국민보다 윤석열 정부를 무너뜨리는 데만 정치력을 쏟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은 최근 민주당 초선 당선인들에게 강력한 '대여 투쟁'을 주문했다. "윤석열 정부가 하도 무도한 2년을 했기 때문에 '빨리 끌어내려야 한다', '3년이 길다'고 할 정도로 국민 요구가 많다"고 했다. 윤 정부를 향한 '저주'나 다름 없다. 민주당은 1일 장외 집회를 벌였다.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제출한 '채상병 특검법' 통과를 위한 여론전이다. 조국혁신당은 대통령실 근처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별도로 '채상병 특검법 통과 거부 규탄 집회'를 열었다. 여차하면 탄핵 정국으로 몰아갈 심산이다. 보수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는 민주당의 견고한 이념이 걱정된다. 도대체 대한민국을 어디로 인도할까. 일제강점기 시절 사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신채호 선생은 "석가가 들어오면 조선의 석가가 되지 않고 석가의 조선이 되며, 공자가 들어오면 조선의 공자가 되지 않고 공자의 조선이 되며, 무슨 주의가 들어와도 조선의 주의가 되지 않고 주의의 조선이 되려 한다. 도덕과 주의를 위하는 조선은 있고, 조선을 위한 도덕과 주의는 없다. 이것이 조선의 특색이냐, 특색이라면 특색이나 노예의 특색이다"라고 통탄했다. 작금의 민주당을 보면서 신채호 선생의 절절한 메시지가 새삼 와 닿는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잘 하고 있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대통령 거부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약자로서, 국정 철학이나 운영을 주도하기 어렵다. 범야권의 '선의'를 기대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도 낮다. 어쩌면 대통령 탄핵을 막는 데 전력을 쏟아야 할 지 모른다. 정쟁에 몰두하다 보니 정치 개혁 논의는 실종됐다. 특히 국회의원 특권 폐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도 않는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정치 개혁의 출발점이자, 정치 정상화의 첫 걸음이다. 지난 총선에서 분출됐던 국민적 요구인데, 흐지부지 되고 있다. 정치권은 국회의원 특권 폐지에 아예 관심이 없다. 국민도 체념하고 있다. 범국민운동으로 밀고 나가도 될까 말까인데, 지레 포기한 듯하다. 정치는 여전히 막장이고, 국민은 외통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편집국 부국장>편집국 부국장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조진범의 시선] 추경호의 이유 있는 도전
추경호 의원이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로 나섰다. "국민의힘이 유능한 민생 정당, 정책 정당, 국민 공감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한다. 사실 분위기가 좋은 게 아니다.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는 영광의 자리지만, 22대 국회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여당의 의석 수가 고작 108석이다. 범야권은 200석에 육박한다. 일방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싸움인데, 맨 앞에 서야 한다. 무수히 쏟아지는 야권발(發) '포탄'을 가장 먼저 맞아야 한다. 총알받이 신세다. 내부적으로도 편할 리 없다. 야권과의 싸움에 밀리면 '병력' 규모와 상관없이 욕을 먹게 된다. 전략이 부족하다느니, 전투력이 약하다느니 해서 시비를 걸어올 게 뻔하다. 12척의 배로 왜군을 무찌른 '이순신 장군' 같은 역할을 요구할 것이다. 자칫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 '영남 책임론'도 부담이다. 영남당 이미지 고착화로 총선에서 참패했다는 게 영남 책임론이다. 패배의 책임을 영남에 떠넘기는 논리인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적반하장이다.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준 영남지역 유권자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영남을 기반으로 세(勢)를 확장하려던 게 국민의힘이다. 세 확장에 실패했다고, 기반을 흔드는 것은 몰염치다. 스스로 보수의 철학이나 정체성이 없음을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영남지역 유권자들은 야권의 '입법 폭주'를 막고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라고 국민의힘에 표를 줬다. 대한민국의 새 비전을 만들라는 명령이었다. 국민의힘은 그 명령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사람은 자신이 가진 생각의 높이 이상을 살 수 없다"고 했다. 정당도 마찬가지다. 철학과 생각의 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권력만 탐하는 정당에 머물게 된다. 지금 국민의힘이 그렇다. '영남 책임론'은 철학과 생각이 낮은 정당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은 다르다. 어떤 어려움을 겪더라도 '호남 책임론'이 불거진 적이 없다. 국민의힘은 오히려 미안해 해야 한다. '열심히 밀어줬는데 제대로 못해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여야 한다. TK(대구경북)이 다 잘했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TK 총선은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오죽하면 홍준표 대구시장이 "죽은 도시"라고 표현했을까. 국민의힘 TK 후보들은 전쟁에서 한발 비켜섰다.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선거운동도 활력을 잃었다. 유권자들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호남과 TK의 선거는 다르다. 호남에선 '빨간 색만 아니면 돼'라고 한다. 빨간 색은 국민의힘 상징 색깔이다. 빨간 색을 제쳐놓고 공천 때부터 파란 색(민주당 상징 색깔) 가운데 '괜찮은 후보'를 선택한다. 선택한 다음에는 전적으로 밀어준다. 민주당 후보들도 사력을 다한다. '몰표'가 나오는 배경이다. TK에선 '그래도 빨간 색을 밀어줘야지'라는 분위기다. 인물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다 그렇고 그런 x이지'라고 여긴다. 인물론이 먹혀들지 않다 보니 다선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이 '영남 책임론'을 둘러싼 부정적 기류를 걷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철학을 갖추고, 생각의 높이를 끌어올리기를 기대한다. 추 의원은 총선 기간 선거운동원에게 '금주령'을 내렸다고 한다. '단수 추천'을 받아 느긋한 입장인데도 전력으로 달성군민에게 다가간 셈이다. 추 의원은 원내대표에 도전할 자격이나 명분을 충분히 갖췄다. <편집국 부국장>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편집국 부국장
[뉴스분석] 일방주의에 따른 '폭력 정치' 악순환 연속
전쟁같은 총선이 끝났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했다. 고작 108석이다. 믿기지 않는 현실이다. 민주당은 175석을 석권했다. 조국혁신당(12석)을 포함하면 범야권의 의석 수는 187석이다. 격차가 너무 크다. 국민의힘을 일방적으로 지지한 대구경북(TK) 유권자들은 허탈하기 짝이 없다. 패배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토록 무참히 깨질 줄은 몰랐다. '정권 심판론'이라는 총탄에 쓰러졌다. 야권의 '정권 심판론'에 맞서 여당은 '범죄자 심판론'으로 맞섰다. 오판이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독선에 실망한 국민에게 범죄자를 솎아내 달라고 요구했다. 검찰의 마인드다. 선거판을 범죄 수사의 무대로 삼은 듯 했다. 반성하지 않는 태도에 실망한 국민은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을 똑같이 취급했다. 야권의 주장대로 한 위원장이 끝내 윤 대통령의 '아바타'가 된 셈이다. 사실 검찰은 '과거'를 다룬다. 범죄는 미래가 아니다. 이미 발생한 범죄를 재단하는데 능수능란하다. 정치는 다르다.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고정된 시각은 '독'이다. 윤 대통령이나 한 위원장으로선 '엘리트의 함정'에 빠졌을 수도 있다. '나만 똑똑하고, 옳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총선의 흐름이 그랬다. 한 위원장은 '개인기'에 의존했다. 다양한 인적 구성으로 국민의 주목도를 높인 야권과 다르다. 보수 진영의 그 어떤 인사에게도 협조를 구하지 않았다. 지지층의 환호에 취해 '자신이 해낼 수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결국 착각이었다. 정치 경험이 일천한 초보의 한계를 드러낸 꼴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대통령이 아니라, 검찰총장에서 '벼락 승진'해 대통령이 된 듯 했다. 자신의 한 마디에 모든 '조직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길 바랬다. '의정 갈등'에서 알 수 있듯 다른 의견은 잘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나만 옳다'고 생각하면 일방주의로 흐른다. 일방주의는 폭력이다. 상대를 배제하게 된다. 일방주의에 빠지면 반성과 성찰을 못한다. 반성과 성찰이 없으면 '내로남불'이 된다. 김건희 여사 명품 백 수수 문제나 이종섭 호주대사의 임명이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의 단골 메뉴가 보수 정권에도 등장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일방주의로 흐르고, 내로남불이 되면 불통의 이미지가 쌓인다. 국민이 분노한 배경이다. '국민의 심판은 레드카드인가, 옐로우 카드인가.' 다소 애매하다. 의석 수만 보면 퇴장이나 다름 없다. 가까스로 대통령 탄핵이나 개헌 저지선을 지켰을 뿐이다. 야권은 레드카드로 받아들인다. 윤석열 정권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벼른다. 단순히 타격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궤멸시킬 심산이다. 주체만 달라졌을 뿐 또 일방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쑥대밭이 된 집권 여당은 당분간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다. 야권은 의석 수를 앞세워 '입법 폭주'에 나설 것이다. 국민의 심판이라는 명분도 생겼다. 지난 2년간 지겹도록 봐 왔던 일이 반복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는 압박하고, 여당은 배제할 것이다. 일방주의에 따른 폭력의 악순환이다. 막장 정치를 벗어나기 어렵다. TK 국민의힘 당선자 상당수는 말이 없다. 보수 텃밭의 정서를 먹고 살만 찌우는 비만 고양이가 된 듯하다. TK 유권자들은 속앓이를 하며 지켜볼 수밖에 없다. 조진범 편집국 부국장11일 대구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시청하고 있다.이윤호기자 yooonhohi@yeongnam.com
'선택의 날'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승부의 결과는
선택의 날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승부다. 국민의 삶도 달라진다. 국회의 힘은 막강하다. 삶에 영향을 미치는 입법권을 갖는다. 경제, 외교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단순한 권력 다툼의 문제가 아니다. 총선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의 정치는 국민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극단의 대결이 만든 현상이다. 어느 한 진영에 서길 강요하고 있다. 선택지가 아주 좁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유권자들이 많다. 사실상 외통수에 내몰린 셈이다. 대구경북(TK) 유권자들은 더하다. 선택과 포기를 놓고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사전투표율 전국 '꼴찌'가 말해준다.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TK는 자타 공인 국민의힘 텃밭이다. 보수의 버팀목이다. 그 자존심이 사라지고 있다. 선거의 역동성이 실종된 탓이다. TK 국민의힘 후보는 무기력하다. 존재감이 없다. 전국이 난리인데, TK만 조용하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지원 유세했을 때만 들썩였다. TK 정치권이 스스로 주도한 게 없다. 수도권 '한강 벨트', PK(부산경남) '낙동강 벨트'는 전쟁터다. 여야 후보들이 한 표라도 끌어모으기 위해 전력을 기울였다. TK 국민의힘 후보들은 시간과 싸움을 했을 뿐이다. 행여 꼬투리를 잡힐까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무사안일이고, 보신주의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말을 빌면 '비겁한 우파'다. 야권의 지지세가 강한 호남은 다르다. 선명성 경쟁이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정권심판론'으로 똘똘 뭉쳐 선거에 임하고 있다. 전남, 전북, 광주의 사전투표율은 전국 최상위권이다. 후보들은 사력을 다하고, 유권자들도 적극 밀어주고 있다. TK가 정치적 섬이나, 변방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유권자의 '힘'이 필요하다. TK 정치권의 경쟁력이 투표율에 달려 있다. 중앙무대에서의 경쟁력은 곧 지역 발전과 연결된다. 선거가 끝나고 뒤늦게 비판하는 정서를 극복해야 한다. 일단 투표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총선이 TK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여소야대'의 지난 2년이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입법 폭주'라는 말이 수시로 나왔다. 국민의힘은 야권의 '입법 독주'를 저지하고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9일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정부와 여당에 계속 싸울 수 있는 힘을 달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으로 일관한다. 이재명 대표는 "저 사람들 다시 혹시 국회 과반을 차지하거나 그러면 이 나라 절단 난다. 그렇게 되면 정말 벌어질 일이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했다.누구의 말이 맞는가.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TK 유권자들도 차분하게 곱씹을 필요가 있다. 조진범 편집국 부국장전국에서 국회의원을 뽑는 4·10 총선을 하루 앞둔 9일,대구 달서구 성곡초등에 마련된 이곡1동 제5투표소에서 선거사무종사자가 기표용구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조진범의 시선] '욕 하면서도 봐야 하니' 막장 총선
정치가 막장이다. 증오와 혐오가 일상화됐다. 감정의 극한 대결이다. 이성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 총선에서 보다 극명해졌다. 내전 양상이다. '민주주의 축제'는커녕 전쟁이다. 서로 죽일 듯이 싸운다. 말을 칼 삼아 서로를 찌른다. 정책이나 공약 경쟁은 뒷전이다. '범죄자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을 어떻게 포장할 것인지에만 골몰한다. 이따금 '민생'이라는 말도 한다. 마치 사족을 붙이듯이. 각주를 달듯이. '이런 것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하는 정도다. 유권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극적 언어에 적극 반응한다. 특정 정당의 지지층은 더하다. 막말에 '중독'된 듯한 모습이다. 막장 정치, 막장 총선을 즐기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한때 안방극장을 휩쓸었던 막장 연속극이 떠오른다. '욕하면서도 본다'는 게 막장 드라마다. 중독성이 아주 강하다. "정치 개같이 하는 사람"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발언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비판하면서 나왔다. 이 대표의 형수 욕설 논란과 관련해선 "쓰레기 같은 말" "쓰레기 같은 욕설"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말도 혐오로 가득하다. 서울 동작구을에 출마한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를 향해 "나베"라고 했다. '나베'는 나 후보와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짜깁기한 말이다. 일본말로 냄비를 뜻하는데, 여성 혐오 표현이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선 "의붓아버지, 매만 때리고 사랑 없는 계모 같다"고 했다. 여야 대표가 이 지경이다. 막말이 춤출 수밖에 없다. 막장 드라마는 비현실적이다. 보통의 삶에서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이 다반사로 발생한다. '얼굴에 점 하나 찍었다고 아내를 몰라보는 남편'(아내의 유혹)처럼 기막힌 일이 벌어진다. 총선이 막장이라는 증거는 널려 있다. 당장 막장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복수'가 등장한다. 복수의 화신은 조국 대표다.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조 대표의 부인은 징역을 살았고, 딸은 의전원 입학이 취소됐다. 조 대표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온 가족이 도륙을 당했는데, 갚아 줘야지"라고 말한다. 조국혁신당의 기세도 심상찮다. 조 대표의 등장은 아이러니하다. 문재인 정부 당시 대한민국을 두 쪽으로 가른 '조국 사태'가 윤석열 대통령을 불러냈고, 윤 대통령 집권 2년 만에 다시 조 대표가 나왔다. '복수혈전'인 셈이다. 막장 드라마의 흥행 공식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총선 등판도 정상적이지 않다. '잊히겠다'는 약속을 내팽개쳤다. '모두의 대통령'이길 스스로 포기했다. 뒤늦게 출생의 비밀을 알았다는 듯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신중한 행보가 다행스럽다. 박 전 대통령이 '보수의 상징'으로 머무르길 바라지 않는다. 진영에 상관없이 '대한민국의 어른'으로 남았으면 한다. 그나저나 막장 총선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무조건 용서하고 화해하는 막장 드라마의 공식을 따를까. 그럴 것 같지 않다.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막장 정치는 사라지지 않을 듯하다. 야권이 승리한다면, '정치적 방어막'을 두른 자들이 설칠 것이다. 여권이 이겨도 일방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사실 막장 총선에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 공정과 상식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 김건희 여사 문제나 이종섭 전 호주대사의 임명은 '내로남불'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따위' 저질 정치가 한국 정치의 현실이다.편집국 부국장 편집국 부국장
[조진범의 시선] 파렴치한 국회의원 특권, 더이상 안된다
정치인들은 때로 '국민의 머슴'임을 자처한다. 선거철에 집중적으로 등장한다. 4·10 총선을 앞두고도 심심찮게 나온다. "국민의 지배자가 아니라 머슴"이라고 입이 닳도록 이야기한다.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자신을 낮추는 말인데,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이 없다. 으레 그러려니 할 뿐이다. 단언컨대 국회의원이 국민의 머슴인 적은 없다. 선거만 끝나면 머슴은커녕 '상전'이 된다. 상전도 보통 상전이 아니다. 국회의원들이 누리는 특권을 보면 기가 차다. 서민들은 꿈도 못 꾼다. 국회의원 특권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180개가 넘는다. 불체포 특권, 면책 특권은 대표적이다. 횡령, 사기, 뇌물수수 등의 범죄를 저질러도 구속되지 않는 게 국회의원이다. 막말로 상대방의 명예에 치명적 타격을 가해도 처벌받지 않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으면서 KTX 특실, 비행기 비즈니스 석을 공짜로 이용한다. 인천국제공항의 귀빈실과 귀빈 주차장도 무료로 이용한다. 보좌진을 9명 둘 수 있고, 의원 사무실 지원 경비로 1억원을 받는다. 후원금으로 매년 1억원,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원을 챙길 수 있다. 국회의원의 연봉은 1억5천만원이지만, 이런저런 혜택을 합치면 실질 연봉은 5억원이 넘는다. 직업도 매력도가 최상이다. 기를 쓰고 국회의원이 되려는 상황이 이해가 되는 특권들이다. 최근 한 언론에서 인터뷰한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최연혁 교수에 따르면 "스웨덴 정치인들은 특권을 누릴 생각이 없다. 국민도 그걸 용납하지 않는다"고 했다. 유력한 총리 후보였던 여성 정치인이 주차 위반 문제로 낙마한 사례도 소개했다. 작은 스캔들에도 연루되면 스스로 옷을 벗기 때문에 국회 윤리위원회를 열 필요도 없다고 했다. 중대범죄를 저질러도 온갖 변명으로 빠져나가려는 한국 정치인과 비교하면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다.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입법으로 가능하다. 국회의원이 변해야 한다는 것인데, 기대하기 힘들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어제 오늘 나온 얘기가 아니다. 선거 때 중요한 문제인 것처럼 다루지만, 금세 '자신들의 특권 리그'에 방어벽을 친다. '국민을 개, 돼지로 보는 것이냐'는 외침에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정치적 문제로 맨날 싸우면서 자신들의 '잇속 챙기기'에는 기민하게 단합한다. 국회의원 특권만을 보더라도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정치는 실패했다. 정치의 실패는 곧 말의 실패다. 말이 실패한 것은 신뢰가 없기 때문이다.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게 국회의원들이다. 조선시대 양반을 비판할 때 언급되는 '권력 투쟁에 몰두하면서 교묘한 도덕정치의 말로 위장하는 무리들'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국회의원에게만 맡길 수 없다. 때마침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개혁'을 약속했다. 불체포 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 시 세비 반납, 출판기념회 정치자금 수수 금지 등을 공약했다. "국회의원의 직업적 매력도를 하향하겠다"고도 했다. 부족하다. 180여 개에 달하는 국회의원 특권을 그냥 두고 정치 개혁은 불가능하다.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사람을 보면 공직 등을 마치고 '권력이나 한 번 잡아보까'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TK(대구경북)가 특히 그렇다. 오죽하면 '고관대작 정치'라는 말이 나왔을까. 권력 보다 사회적, 정치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을 국회에 모으려면 우선 특권 폐지 전통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분위기는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특권 폐지당(가칭)이 창당될 움직임이고, 한 시민단체는 '국회의원 특권 폐지'를 촉구라는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국회의원을 머슴으로 부리겠다는 '국민적 각성'이 절실하다. <편집국 부국장>조진범 편집국 부국장
대구 중-남구 도태우 예비후보 "정치혁신 주인공 되겠다"
28일 대구 중-남구 국민의힘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 도태우 예비후보가 지지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도 예비후보는 "대구의 중-남구는 보수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반드시 승리해 정치혁신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말했다.
[조진범의 시선] 제3지대는 없다(?)
제3지대의 운명이 불확실하다. 존속과 멸망을 알 수 없다는 의미다. 국민의힘을 뛰쳐나간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 탈당파가 추진하는 '개혁미래당'이 제3지대의 중심이다. 개혁미래당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연합이다. 총선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또 총선이 끝나고도 살아남을까. 아니, 당장 이질적인 두 집단이 하나로 묶일 수 있을까. 불투명하기 짝이 없다. 제3지대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4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개혁신당과 '이낙연 신당'의 지지도는 각각 3%로 조사됐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합쳐도 6%다.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 21%보다 한참 모자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을 끌어오지 못한 모습이다. 최근 영남일보 여론조사에서 TK(대구경북) 일부 지역 개혁신당 지지도는 9~17%였다. 지난해 12월부터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개혁신당이라는 당명이 정해지기 전 '이준석 신당'으로 조사했을 때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준석 대표의 인지도가 더 높다는 점을 감안 하면 개혁신당의 지지도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아마 이낙연 신당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일찌감치 제3지대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다. "어느 정당이든 제3지대 정당들이 주목받기 어렵다. 한국정치사상 가장 극렬한 진영 대결이 가시화될 것이다"라고 했다. 홍 시장의 전망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양향자 의원과 함께 '한국의희망'을 창당했던 최진석 새말새몸짓 이사장은 아예 "제3지대는 없다"고 단언했다. 한국의희망은 개혁신당과 합당했고, 최 이사장은 한국의희망을 탈당했다. 최 이사장은 "새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서, 자신들이 혐오한다는 구시대 정치의 방법을 그대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희망에서 오히려 절망한 셈이다. 홍 시장과 최 이사장의 분석은 결이 다르지만, 틀렸다고 볼 수 없다. 유권자들도 이미 지지하지 않는 정치 세력을 악마화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정치권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상대의 악마화'를 싫어하면서도 받아들인다. 이성적으로 못마땅해 하면서 감정적으로 동조하기 일쑤다. 스스로 증오 정치의 토양이 된 셈이다. 지난해 한 여론조사가 이념 사회를 뒷받침한다. 조선일보와 케이스탓리서치가 실시한 '이념 갈등' 조사에서 '정치적인 성향이 다른 사람과 식사 또는 술자리가 불편하다'는 응답이 40.7%에 달했다.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과 본인 또는 자녀의 결혼'에 대해서도 '불편하다'가 43.6%였다. 지지 정당이 다른 사람과 결혼 관계를 맺는 게 '불편하다'는 응답은 20대에서 49.3%나 됐다. 이념 대결이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상황에서 제3지대는 진영 대결을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쉽지 않다는 인상을 준다. 개혁신당과 민주당 탈당파는 새로운 가치보다 '빅텐트'를 만드는데만 잔뜩 신경을 쏟고 있다. 권력을 잡기 위해 정략적 접근에 치중하는 꼴이다. 원래 몸 담았던 집단을 향해 비난의 화살도 마구 쏘아댄다. '양당 정치 타파'를 내세우고 있는데, 권력 투쟁에서 밀려난 인사들의 처절한 몸부림으로 보이기도 한다. 제3지대 정당들도 고민이 많을 것이다.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 클수록 더 그렇다. 그럼에도 대안 세력이 되고자 한다면 '새 정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필요가 있다. 기존 정치를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안된다.<편집국 부국장>조진범 편집국 부국장
대구 원화여고 출신 손수경씨 서울대 BK21 미래혁신인재 선발
대구 원화여고 출신의 손수경 씨가 서울대 BK21(Brain Korea 21) 대학원혁신사업단으로부터 '미래혁신인재'로 선발됐다.서울대 사회과학대 인류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손 씨는 25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동상을 수상한다. 이공계에 비해 불리한 연구환경에서 획득한 값진 성과이다.대학 측은 "영어, 중국어에 능통하고 중국학, 국제지역학, 인류학 연구의 경계를 뛰어넘는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 탈경계적 지식 기반의 연구 역량 강화를 통해 다문화적, 통합적 이해를 갖췄다"라며 "학술적 성과뿐 아니라 다양한 교내 활동을 통해 글로벌 인재가 지녀야 할 소양도 지니고 있다"라고 선발 배경을 설명했다. 손 씨는 서울대 국제대학원 총학생회장을 역임했다. 손 씨는 "서울대 연구자 대부분은 하루 반나절 이상을 연구실과 도서관을 오가며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동료 연구자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라며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탁상공론에 그치는 학자가 아니라 사회 변혁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현장 참여 연구자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손 씨는 캐나다 UBC 재학 당시 성적 우수자 명단(Dean's List)에 올랐고, 서울대 국제대학원 석사과정 재학 시에도 성적우수상(Honor Award)을 수상했다. 3차례에 걸쳐 BK 장학생으로 선발됐으며, 박사과정 에서는 서울대 대학본부 우수연구인재펠로십 장학생으로도 선정됐다. 지난해 영국 에든버러대학과 홍콩중문대에서 개최된 국제학술대회에 발표자로 참가하기도 했다. 오는 2월 15~17일 미국 하와이대학교에서 개최되는 2024 국제대학원생 컨퍼런스(학술대회)에도 발표자로 선정돼 'Me Too 그리고 "With You: 끝나지 않은 그녀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2018년 이후 중국 미투운동에 관한 연구 결과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손수경씨.
[조진범의 시선]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욱 평등하다
몇몇 장면이 떠오른다. 박근혜 정부 시절 황교안 국무총리는 관용차를 타고 서울역 플랫폼까지 진입해 기차를 탔다. 당시 '황제 의전' 논란이 일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강성국 법무부 차관은 비 오는 날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직원이 뒤에서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주는 모습을 연출해 분노를 샀다. '가붕개'도 연상된다. '가붕개'는 가재, 붕어, 개구리를 줄인 말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서울대 로스쿨 교수 시절 SNS에 "용이 되어 구름 위로 날아오르지 않아도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행복을 세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천박한 선민의식이다. 용의 특권을 인정하고, 서민을 '가붕개'로 표현하는 차별적 사고를 한 치의 부끄럼도 없이 이야기했다는 게 놀랍기까지 하다. 더욱이 조 전 장관이 자신의 자녀를 용으로 만들기 위해 불법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에서 흉기 습격을 당한 뒤 '닥터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갔다. 이 대표의 헬기 전원을 놓고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논란이다. 전국의 의사들은 닥터헬기 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부산의사회를 비롯해 서울의사회, 광주의사회, 전북의사회까지 이 대표의 헬기 전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본인이 가고 싶은 병원이 따로 있었다고 해도 헬기를 타고서까지 이동하는 건 아무리 당 대표라도 납득할 수 없다", "환자들이 '나도 이재명 대표처럼 서울 가게 헬기 불러달라'고 우겨대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는 소리도 나온다. 의사들의 지적에 오류는 없다. 헬기 타고 '날아올라서' 병원을 옮기는 서민이 얼마나 될까. 민주당은 "한가한 논쟁"(장경태 최고위원)이라며 이 대표를 방어하기 바쁘다. 과연 그런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면 물어보고 싶다. 흉기 습격을 당한 사람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고, 의식 있는 상태에서 헬기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갔다면 뭐라고 말할 것인가. 짐작건대 아마 난리가 났을 것이다. '검찰 엘리트 특권의식'이라는 비난을 퍼부을 가능성이 높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전제로 한 질문이긴 하지만, 민주당은 스스로에게 한번 물어봐야 한다. '내로남불 DNA'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이 대표의 헬기 전원은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사적 사용 의혹과 맞물려 특권의식 논란을 더욱 부채질한다. "억울하면 출세하라"고 약 올리는 듯하기도 하다. 입을 열 때마다 '민생'을 강조하는 이 대표의 삶은 정작 서민과 동떨어져 있다. 자신을 '용'이나 '최고존엄'의 반열에 올려놓은 듯한 모습이다. 차마 입밖에 내지 못하지만 "내가 누군지 알아"라고 큰 소리를 지르는 듯하다. 특권주의 청산의 최전방에 서야 할 이 대표가 오히려 특권의식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니 불편하기 짝이 없다.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행이 불편한 또 하나의 이유는 비수도권을 무시했다는 데 있다. 대한민국의 병폐로 꼽히는 '수도권 일극주의'를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지방소멸 위기에 적극 대처해야 하는 정치 지도자로서 자격이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민주당이 지역 의료 살리기에 앞장서겠다며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신설 법안을 강행 처리한 터라 더욱 그렇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욱 평등하다.'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이 쓴 '동물농장'에 나오는 문장이다. 정치권의 특권주의를 비판할 때 곧잘 인용된다. '동물농장'의 돼지가 지금 대한민국에 등장해선 곤란하다. <편집국 부국장>조진범 편집국 부국장
[부고] 전 청송군수 안의종씨 26일 별세
△ 안의종씨( 전 청송군수) 26일 별세= 발인, 28일 오전 10시 청송군보건의료원장례식장 2분향소. 장지, 청송군 진보면 선영.
[조진범의 시선] "대통령이 불쌍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때때로 대구시 간부들을 놀래 킨다. 눈치 보지 않는 정치적 발언에 감탄하기 일쑤다. 홍 시장은 최근 SNS를 통해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와 관련, "엑스포 발표 이틀 전 유력 일간지 헤드 타이틀로 '49 대 51 막판 역전 노린다'라고 전 국민을 상대로 거짓 정보를 보도하게 하고, 미국에서 돌아온 대통령에게 박빙이라고 거짓 보고하고 하루 만에 또 파리로 출장 가게 한 참모들이 누군지 밝혀내 징치(懲治)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또 "그런 무능하고 아부에 찌든 참모들이 나라를 어지럽게 하고 정권을 망친다. 유치 실패가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흐름을 바로 보지 못한 관계기관들의 무지와 무능이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시장은 "대통령이 불쌍하다"라고도 했다. 대통령직 수행의 어려움을 이해하면서, 대통령을 둘러싼 사람들에게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 역사에서 특별하다. 정치권에 오래 머물지 않고 단기간에 정점에 섰다. 검찰총장에서 순식간에 보수 정치의 대표 주자로 꼽히더니 대통령까지 올랐다. 전임 문재인 정부의 갈라치기가 정권 교체의 배경이 됐지만, 어쨌든 '기성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셈이다. '새로운 정치'라는 국민적 기대를 업고 출발한 윤석열 정부가 이제 1년 10개월이 됐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무엇을 보여줬나. 국민의 기억 속에 뚜렷이 각인된 게 잘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 피부에 가장 크게 와 닿는 경제 정책이 대표적이다. '윤석열 노믹스'가 없다. 하다못해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웠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몽니에 발목이 잡힌 측면도 있지만, 국민의 실망이 커진 것은 분명하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아직 30%대다. '정치력의 부재'도 심각하다는 인상을 준다. 정치를 너무 모르거나 만만하게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새로운 정치를 하려면 일단 기성 정치를 알아야 한다. 정치에 대해 무지하면 기성 정치권에 휘둘리게 된다. 지금 윤 대통령은 '초보 투자자'의 오류를 겪는 것처럼 보인다. 주식시장에 뛰어든 초보 투자자가 첫판에 큰 이득을 본 듯한 모습이다. 처음의 성공을 행운이 아닌 자신의 실력으로 여기고 주식시장을 만만히 보다 낭패를 맛본 투자자들이 셀 수 없이 많다. 윤 대통령뿐 아니다. 대통령실에 정치를 제대로 아는 참모들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는 정치력 부재의 종합판이다. 잘못된 정보와 미숙한 정치적 판단에서 비롯된 참패다. 홍 시장의 지적처럼 정치를 모르는 무능한 참모들이 국민을 '희망 고문'에 빠트렸다. 냉엄한 국제 질서에 대한 오판이 문제였다.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로 대통령의 잦은 해외 순방만 입길에 올랐다. 일각에서 윤 대통령이 '대통령 놀이'에 빠졌다는 시각도 나온다. 국내 정치나 국제 질서는 현상 유지와 현상 변경 세력의 충돌이다. 기성 정치권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현상 유지에 안간힘을 쏟는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정치의 시도는 번번이 기성 정치의 벽에 가로막혔다. 국제 질서도 마찬가지다. 현상을 유지하려는 기존 패권국과 현상을 변경하려는 세력의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그렇다. 윤 대통령은 기로에 서 있다. 내년 총선이 여권의 참패로 끝난다면 결코 성공한 대통령으로 마무리하기 어렵다.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조진범 편집국 부국장>조진범 편집국 부국장대구시장 선거 경선준비사무소에서 대구시청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홍준표 당시 국회의원. 영남일보 DB
[조진범의 시선]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이 난리다. 소란스럽고 어지럽다. 비정상이 일상화되고 있다. 하긴 정상인 게 이상하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로 불거진 내년 총선 위기감이 국민의힘을 잔뜩 누르고 있다. 왜 졌을까. 강서구가 민주당 텃밭이라서 그랬을까. 강서구의 국회의원 3명이 모두 민주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지난 대선에서 당시 이재명 후보보다 윤석열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줬던 상당수 동(洞)이 국민의힘에게 등을 돌렸다. 민주당이 더 잘해서일까. 아닐 것이다. 국민의힘이 집권하고 불과 1년 6개월 만이다. 그동안 국민은 수준 낮은 말싸움만 봐야 했다.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 나라를 위해서, 또 국민을 위해서 뭘 했는지 모르겠다는 소리가 많다. 야당인 민주당은 그렇다고 해도, 국민의힘은 도대체 뭘 한 것일까. 자멸의 길을 걷는다는 것을 몰랐을까. 아마 그럴 것이다. 철학자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의 표현을 빌면 '자기 확신에 갇힌 몽환적 통치'에 빠졌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자기 확신에 빠진 사람은 비이성적이며, 감각이나 감성을 믿고, 과거 지향적이며, 소유한 것을 지키려 하고, 이념으로 현실을 지배하려 하고, 세상을 보고 싶은 대로 보거나 봐야 하는 대로 본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자기 확신의 주문을 집단으로 외우고 있었던 셈이다. 친윤(친윤석열) 일색의 지도부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도 어렵다. 비판을 비난으로만 받아들였다. 최 교수의 말을 좀 더 옮긴다. 최 교수는 '자멸의 알고리즘'을 통해 비효율이 쌓여 망한다고 했다. 효율성을 상실하는 원인은 흐름에 맞춰 변하지 못해서다. 최 교수는 "시대의 변화에 맞춘다는 말은 시대 의식을 포착한다는 뜻이고, 시대에 맞는 적절한 어젠다를 세운다는 뜻이다. 망하는 것은 변화는 시대에 적절한 어젠다를 세우지 못해 일어난다"고 했다. 동의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최 교수의 지적은 원래 문재인 정부를 향한 것이었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더 절실하게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김포의 서울 편입' 문제도 그렇다. 과연 시대 의식에 맞는 어젠다인가. 내년 총선 승부처인 서울과 수도권에서 표를 얻기 위해 급조한 느낌이 든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위기의 본질을 알아야 처방이 나오는데, 아직도 좀비정치나 하면서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에만 올인 하고 있다"고 국민의힘을 지도부를 겨냥했다.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은 '김포의 서울 편입'으로 짐작된다. '메가시티 서울'이 시대 정신에 적절한가.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가 국정과제인데, 국민의힘은 '서울공화국'을 강화하려고 한다. 인구 소멸, 지역 소멸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서울로 몰아넣겠다고 덤벼들고 있다. 조삼모사(朝三暮四)다. 간사한 꾀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에도 '국민의힘 본류'라고 으스대는 TK(대구경북) 의원들은 입도 뻥긋하지 않는다. 하기야 이준석 전 대표의 '비만 고양이'라는 고약한 비판에도 속만 끓일 뿐 아무런 말도 못한다. '비만 고양이'라는 낙인만 짙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희생론'을 꺼내 들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영남권 중진, 친윤계 의원들이 대상이다. 일단 잘 골랐다. 위기를 부르거나 방관한 자들이다. 책임과 희생의 가치를 복원하려면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다. 갈아 엎어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편집국 부국장>조진범 편집국 부국장
직장·공장새마을운동수성구협의회, 황금복지관에 백미 200kg 기증
대구 수성구새마을회(회장 윤종현) 직장·공장새마을운동대구시수성구협의회는 지난 20일 황금종합사회복지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백미 200kg을 기증했다. 또 삼계탕 250인분을 회원들과 준비해 어르신들에게 대접했다. <수성구새마을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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