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 오만과 횡포, 그리고 무능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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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6-28 16:35  |  발행일 2026-06-29
조진범 논설위원

조진범 논설위원

주류정당의 횡포가 도를 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주류정당은 민주당이다. 국회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법안 처리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실제로도 그렇게 한다. 야당인 국민의힘 반대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노란봉투법'처럼 국민적 우려와 논란이 있는 법안들도 거대 의석을 앞세워 일방적으로 처리한다. 이재명 정부들어 더하다. 윤석열 정부에선 그나마 '거부권'이라도 있었다. 위헌성이 다분한 공소취소 특검법도 밀어붙일 태세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공소취소 특검법은 특검 수사를 빌미로 이 대통령의 과거 재판에 대한 공소를 강제로 취소할 수 있도록 설계된, 명백한 '셀프 사면'이자 삼권분립 파괴 행위다.


민주당의 '정무적 횡포'는 법안 처리에 머물지 않는다. 호남 반도체 300조 투자 구상이 이재명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노골적인 '호남 밀어주기'다. 기업의 미래 사활이 걸린 투자 결정을 기업이 아닌 정부가 선언하는 것은 '정치 지령'이나 다름없다. 정권의 입맛에 맞춰 투자를 강제하겠다는 관치 행정은 시장 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다. 철저하게 정치적 손익계산서에 따라 특정 지역에만 초대형 국책 사업을 몰아주는 주류정당의 오만과 독선이 대한민국을 어지럽히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이미 말을 맞췄을 것이다. 물밑 압박에 성공한 호남 정치권은 '반도체 투자 대박'의 전리품을 챙기며 내심 미소를 짓고 있다.


대구경북 경제는 파산의 위기를 맞고 있다. 되는 게 없다. 반도체 투자는 사실상 물건너 갔고, 대구 수성알파시티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AI 데이터센터도 SK그룹의 불참으로 불투명해졌다. 대구가 표방하는 'AI 로봇 수도' 역시 어떻게 될지 모른다. 민주당 정부의 'TK 패싱'이 로봇산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로봇산업을 대구에 몰아줄 수 있다고 막연히 희망회로를 돌릴 일이 아니다. 철저히 정치 논리로 접근하는 민주당 정부에 언제든 뒤통수를 맞을 수 있다. 지역 첨단 산업 전체가 고사할 판국이니 시도민들의 절망과 분노가 극에 달하는 것은 당연하다.


분노의 화살은 정부와 여당에게만 향하지 않는다. 무기력하고 무능한 TK 정치권을 정조준하고 있다. TK 정치권은 반도체 호남행이 구체화될 때까지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였다. 뒤늦게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성명을 발표한 게 전부다. 대구경북의 비극이다. 전략적 혜안도, 추진력도 없는 무능한 고인물이 TK 정치권의 현주소다. 대구경북의 공간적 변화를 대기업 투자 유치로 연결하려는 정무적 집요함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오직 '국민의힘 공천장' 하나에 목숨을 걸고 있다. '한번 더 배지다는 일'에만 매몰되다보니 중앙무대에서 권력의 눈치만 보고 지역에선 기득권 지키기에 골몰한다.


호남 반도체 투자는 단순히 하나의 산업을 놓친 수준이 아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을 비롯해 이재명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에서 TK가 철저히 소외될 수 있다는 경고장이다. TK 정치권은 더 이상 대구경북의 위기를 넋놓고 바라봐선 안된다. 공동 성명서 한 장 낭독한 것으로 면피할 수 있다고 착각해선 안된다. 국회에서 호남 편중 투자 구상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TK 차별을 규탄하는 대정부 결의안 채택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실질적인 '원팀 투쟁'을 행동으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대구경북민의 퇴출 명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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