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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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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원화여고 출신 손수경, 홍콩중문대 학술대회 발표자 선정
대구 원화여고 출신의 손수경(31) 씨가 5~10일 홍콩중문대학이 개최하는 동아시아인류학회(EAAA) 2023학술대회 발표자로 선정됐다. 발표 주제는 '기후 정의 실현을 위한 한국 페미니스트, 비건, 퀴어의 연대와 횡단성의 정치'이다. 손 씨는 현재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영국 에든버러대학 주최 학술대회 발표자로도 선정됐다. 교수 신분이 아닌 박사과정의 대학원생이 학술대회 발표자로 잇따라 선정된 것은 국제적으로 전공 연구의 깊이를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손씨는 현대중국연구 학술지에 '잊혀진 목소리가 잊혀지지 않도록 ; 2012년 중국 청년 페미니스트 운동에 관한 연구' 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손씨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졸업 당시 졸업생 리더 중 한 명으로 뽑혔으며, 서울대 국제대학원 재학 중에는 석·박사 통합 총학생회장을 역임했다. 서울대 국재대학원 재학 시절부터 BK(Brain Korea 21)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손창민 위덕대 부총장의 장녀로 영어, 중국어 등 5개 국어를 구사한다. 손씨는 "인류학이라는 분야가 학문을 위한 학문이 아니라, 정치·경제·역사·종교·법·제도 등을 연구해 사회적 내적 규칙을 발견하고, 현장에 적용하려는 학문이라 생각한다. 또한 인류학은 국경이 없다. 인류 전체의 보편 타당한 현상들을 학자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라며 "한중 청년세대의 불평등, 인권 등의 담론을 파고드는 연구자로서 학술대회는 세계 석학들의 의견을 듣는 좋은 기회이다"라고 밝혔다. 또 "BK 장학생으로 학술대회 참가 경비와 연구비를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입장에서 더욱 열심히 연구해 사회에 기여하고자 한다" 라고 말했다.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동네뉴스] "화장품을 늘 갖고 다닙니다" 고인을 향한 장례지도사의 마음가짐
"생사(生死)길은 예 있으매 머뭇거리고, 나는 간다는 말도 못다 이르고 어찌 갑니까.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이에 저에 떨어질 잎처럼 한 가지에 나고 가는 곳 모르온저."'제망매가'의 가사처럼, 갑작스러운 죽음을 마주한 유족은 슬프고 당혹스럽다. 온통 슬픔에 휩싸여 고인을 어떻게 떠나보내야 할 지 정신을 차리기 어렵다. 때론 슬퍼할 겨를도 없이 장례를 치러야 한다. 장례지도사는 유족의 장례 과정을 돕는 직업이다. 유족과 장례절차를 상담하고 장례식장을 비롯한 장례용품 준비, 장례일정과 발인제, 안치는 물론 염습까지 맡는다. 김상규(50)씨는 지인의 추천으로 우연히 장례지도사가 됐다. 현재 보훈상조 소속으로 7년째 활동하고 있다. 대구에서 제법 큰 가게를 운영했던 그는 자신의 일에 만족한다고 말한다.김 씨는 "장례지도사는 유족의 감정을 염두에 둬야 해 말과 행동을 무척 조심해야 한다"며 "고인과의 관계나 종교에 따라 장례절차 방식이나 의견이 상충될 수 있어 세심하게 살펴야하는 일"이라고 했다. 또 "장례기간 내내 마음과 정성을 다해 고인의 떠나는 길을 준비하고 나면 유족들이 진심을 담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 온다"며 "직업에 대해 보람을 느낄 때가 바로 그 순간"이라고 미소지었다. 장의사로 불린 장례지도사는 과거 중장년층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젊은 층도 대학을 나오거나 교육 수료 후 활동하는 경우가 있다. 다만 10명이 교육을 받는다고 했을 때, 3명 정도만 실제 활동할 정도로 힘든 직업이다.대부분의 장례지도사들은 상조 소속 프리랜서로 활동하다 보니 개인시간이 없고 휴일이나 명절 연휴도 쉬지 못한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죽음에 심야나 새벽에 출근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김씨는 "장례가 치러지는 3일 동안 숙식이 매번 바뀌는 불편함도 있지만, 무엇보다 일부 불신을 보이는 유족을 만날 때 가장 힘들다"라며 "장례지도사들은 고인이 생전의 고운 모습으로 떠날 수 있도록 세안, 화장용품을 항상 챙겨 다닌다. 그만큼 고인을 자신의 부모나 형제처럼 귀하게 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고 있으니 믿음으로 지켜봐 달라"고 했다. 또 "고인의 마지막 길을 챙기는 장례지도사를 천직으로 여긴다"라며 "자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일하고 싶다"고 했다.한영화 시민기자 ysbd418@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김상규 장례지도사. 본인 제공
[동네뉴스] "눈을 뗄 수가 없어요" 이주민 눈길 사로잡은 '라즈기' 춤
지난 21일 저녁 무렵. 계명대 한학촌 일대에서 "달빛이 좋다(달서구 빛나는 이주민이 좋다)!"가 성대하게 열렸다. 대구 달서구 이주민들을 위한 행복한 추석 명절 프로그램이었다. 타향에서 추석을 맞이하는 다문화가족들과 이주민 등 60여명이 한데 어울려 전통 공연관람, 전통 요리 프로그램, 한학촌 일대 야행, 전통놀이 체험 등을 즐겼다. 계명대 국제처가 협력하고 달서구 지원을 받은 성서종합사회복지관이 주관했다. 이주민 소원 청사초롱 점등을 시작으로 가족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강강술래를 마지막으로 한가위를 맞는 풍성하고 들뜬 분위기를 한껏 자아냈다. 한량무, 화선무 등 전통공연도 일품이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의 전통공연 '호라즘의 춤, 라즈기(Khorazm dance, Lazgi)'는 국적을 초월한 흥겨운 춤사위를 선보여 이주민들의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라즈기'의 선율과 춤은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국적은 다르지만, 관람하던 사람들의 흥을 북돋우어 저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호라즘 왕국(Khorazm Region)과 연관돼 시작된 '호라즘의 춤, 라즈기)'는 상호 존중을 상징한다. 서로 다른 사회적 범주에 속한 사람들의 연대와 형제애 정신을 장려하는 것으로, 우즈베키스탄의 거의 모든 행사에 보여진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화려한 의상과 모자를 장착하고 춤 사위를 선보여, 이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라즈기' 무용수 우미다(38) 씨는 "어릴 적부터 고향 나만감에서는 국경일, 결혼식, 민속축제 등 공동체 행사나 가족행사 때마다 라즈기 춤을 보았다. 사람들에게 기쁨을 느끼게 하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화합하게 하는 놀라운 힘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한 번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자연 현상과 소리, 사람들의 사랑의 감정과 행복 등을 담는다. 모든 동작 하나하나에 실제 생활이 들어있다. 고향이 그리워 어깨너머로 배웠던 라즈기 춤의 기억을 되살려 표현해냈다"고 설명했다. 2007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 대구로 이사 온 지 2년 된 우미다 씨의 라즈기 춤 실력은 각종 무용경연대회에서 여러 번 수상할 정도로 뛰어났다. 학교 어린이집, 노인복지관 등에서 다문화 강사로도 활동했고, 현재 다움봉사단에서 봉사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우미다 씨는 이번 행사에서 달 토끼에게 소원을 빌었다고 했다. 그는 "두 딸이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어 통역사로 가교역할을 하면 좋겠고, 남편과 양가 가족들이 건강하며, 달서구 주민들과 조화롭게 살아가고 싶다"라고 살짝 밝혔다. 성서종합사회복지관 김병우 관장은 "달서구의 이주민 초밀집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보았을 때, 다문화가족과 이주민들은 역동적인 새로운 문화의 바람을 일으켜주는 고마운 우리 이웃이다. 비록 고향에 가지 못 하더라도 모두가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밝고 당당한 기분으로 추석 명절을 맞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gma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우미다 씨가 '달빛이 좋다' 프로그램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전통 춤 '라즈기'를 선보이고 있다.
안용모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 봉화군에 고향사랑기부금 300만원 기탁
안용모 대구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오른쪽)가 경북 봉화군청을 방문, 박현국 봉화군수에게 고향의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고향사랑기부금 300만원을 기탁했다. 대구시 도시철도 건설본부장을 지낸 안 교수는 공직 퇴임 후 강단에 서서 후학들에게 기술과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 또 재구 봉화군 향우회장을 맡아 고향과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남일보 골프 아카데미 탑클래스 "프로로부터 꿀팁 배워"
영남일보 골프 아카데미 탑클래스가 지난 7~8일 이틀 일정으로 경북 예천 한맥CC에서 필드 레슨을 실시했다. 첫날엔 KLPGA 정회원으로 SBS 골프 아카데미에 출연한 김가형 프로골퍼가 18홀을 돌며 회원들에게 스윙 교정 및 필드에서의 꿀팁을 소개했다. 김가형 프로는 영남일보 골프아카데미 탑클래스의 특별초청으로 레슨에 참여했다. 필드 레슨을 마친 후 저녁에는 가수이자 국악인인 박규리가 '애국심 불끈, 우리 문화 이해하기' 주제로 특강을 펼쳤다. 회원들은 우리 민요의 특징을 듣고 배우며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둘째날 필드 레슨에선 영남일보 골프 아카데미 전속이자 KPGA 정회원인 정영민 프로골퍼와 역시 KPGA 정회원인 안영준 프로골퍼가 특급 도우미로 나섰다. 정 프로골퍼와 안 프로골퍼는 회원들에게 세심한 부분까지 레슨을 해 호평을 받았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영남일보 골프 아카데미 탑클래스 필드레슨에 참가한 회원들이 박규리의 특강을 들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재우 대구시의원, 복지지원 대상 수상
김재우(국민의힘·동구1) 대구시의원이 제32회 대구사회복지대회에서 복지지원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김 시의원은 '대구시 사회복지사 등의 안전 및 인권보호에 관한 조례안', '사회복지협의회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공공보건의료지원단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 등을 대표 발의하며 복지지원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 시의원은 현재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시의원은 "협회에 감사드리며, 더욱 더 적극적이고 활발히 의정 활동에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대구시사회복지협의회는 '제23회 사회복지의 날(9월 7일)' 및 '사회복지주간(9월 7 ~ 13일)'을 맞이해 사회복지 발전을 위해 노력한 개인, 단체 및 기업 유공자들을 발굴해 시상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김재우 대구시의원(왼쪽)이 제32회 대구사회복지대회에서 복지지원 부문 대상을 받고 활짝 웃고 있다.
[조진범의 시선] 철학자를 불러낸 '막장 정치'
지난해 어느 봄날, '나비 축제'로 잘 알려진 전남 함평을 찾았다. 노장 철학의 대가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를 인터뷰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정권교체'를 위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를 주도했던 철학자이자, 정치가이다. 현재 삼성전자 출신의 양향자 의원과 함께 만든 '한국의 희망'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현실 정치에 한발 더 깊숙이 들어간 셈이다. 철학자가 정치판에 뛰어들면 늘 따라다니는 질문이 있다. '철학자가 굳이 왜'라고 묻는다. 나도 그랬다. 당시 최 상임대표의 답은 이랬다. "철학하고 정치는 생년월일이 같다. BC 6~7세기 경 정치가 시작되고 철학이 시작됐다. 우리가 배우고 사유의 대상으로 삼는 철학 이론은 정치나 전쟁 속에서 태어났다. 공자, 노자, 소크라테스, 플라톤 모두 정치인이자 철학자들이다. 철학자가 갑자기 정치를 하나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철학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행합일(知行合日)의 한 형태이다." 최 상임대표는 지금도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을 것으로 짐작된다. 최 상임대표는 최근 SNS를 통해 왜 정치가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지를 또렷이 밝혔다. "나라의 일은 정치로만 해결하도록 진화했다. 말이나 글만 가지고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정치를 통해 현실을 바꾸겠다는 의지다. 한국의 희망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최 상임대표는 "한국 정치기술자들이 진영을 나누고 생각이 없는 지지자들을 홍위병으로 길러서 연명하고 있다. 정치는 막장에 이르고 국민은 외통수에 걸렸다"고 했다. 극심한 사회 분열, 정치 갈등, 포퓰리즘, 부패로 점철된 '막장 정치'가 대한민국을 추락시킬 수 있다고 걱정한다. 막장 정치에서 벗어날 선택지도 사실상 없다. 최 상임대표의 진단은 틀리지 않다.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를 헐뜯기 바쁘다. 적개심으로 가득 찬 비난이 난무한다. 비난의 근거도 따지지 않고, 사실과 달라도 상관하지 않는다. '묻지마 비난'이 오히려 환영받는다. 정치 기술자들은 '국민 생각'이라는 명분으로 교묘하게 포장하며 비난을 확대 재생산한다. 지금 국회가 딱 그렇다. 의원들이 뻑하면 국민의 이름을 들먹인다. 여야 모두 마찬가지다. 정치 기술자들이 말하는 국민은 도대체 어떤 국민일까. 586운동권 세력으로는 희망이 없다고 판단해 정권교체에 나섰던 최 상임대표는 윤석열 정부에도 단단히 실망한 듯하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서 보여주듯 낡은 '이념 논쟁'으로 분열을 야기하고 있으니, '달라진 게 없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산주의 세력'이라는 단어도 꺼내 들었다. 참 오랜만에 들어본다. 다시 이념의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최 상임대표의 '정치 스토리'는 흥미롭지만, 사실 한국의 희망에 관심을 갖는 국민은 많지 않다.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큰 인물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적 기반이 전혀 없는 대구경북은 더 그렇다. 내년 총선에서 몇 석이나 얻을 지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언론도 그런 측면으로만 바라보는 경향이 짙다. 정책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초 블록체인 플랫폼 정당, 국내 최초 상시 정치학교와 같은 정책들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희망이 어떤 길을 걸을 것인지 알 수 없다. 다만, 권력을 잡고 국회의원이 되는 데만 목숨을 거는 막장 풍토를 바꾸는 씨앗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진범 편집국 부국장편집국 부국장
[조진범의 시선] 'LK-99'와 정치
과학의 본질은 어쩌면 '꿈'이다. 새로운 세상을 향한 질문이 담겨 있다. 상상력이 가득한 질문이다.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으로 유명한 미국의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나는 한 번도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 발견한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론 물리학자로 꼽히는 아인슈타인의 말치고는 아이러니하지만, 세상을 바꾼 비밀의 열쇠로 평가받는다. 생명공학도 그렇다. '오래 살고 싶은 인류의 꿈'이 생명공학의 출발이다. 생명 연장의 비법을 탐구하면서 생명공학이 발전했다. 세포 노화를 막기 위해 지금도 수많은 과학자가 머리를 싸매고 있다. 요즘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는 'LK-99'에도 인류의 꿈이 담겨 있다. LK-99는 상온 초전도체로 불리는 물질이다. 고려대 퀀텀에너지 연구소 이석배 연구진이 발견하고 제조했다고 주장한다. 초전도체란 전지 저항이 없는 물질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극저온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이다. 초전도체 현상이 발견되고 112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상온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는 발명되지 않았다. 퀀텀에너지 연구소의 주장이 검증을 통해 사실로 인정받는다면 인류 문명이 바뀔 수 있다. '꿈의 물질'인 셈이다.과학적 사고는 수준이 높아야 한다. 인류의 미래와 문명이 걸려 있는 질문이 필요하다. 그래야 세상이 바뀐다. 아인슈타인의 비이성적 사고가 빛나는 이유다.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검증도 받아야 한다. 새로운 질문에 대한 증거와 실험, 분석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지금 LK-99가 그런 과정을 밟고 있다. 과학적 사고는 LK-99뿐 아니라 정치, 경제 등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깊숙이 관여한다. 최근 정치판을 보면 수준 낮은 질문이 난무하고 있다. '꿈의 물질'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대한민국 과학계와 비교하면 왜소하기 짝이 없다. 대한민국의 미래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정적(政敵)을 제거하기 위해 난리를 친다는 인상을 준다. 과학적 사고는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과학적 사고는 개방성을 전제로 깔고 있다. LK-99도 전 세계 과학계로의 인정을 받아야 초전도체 물질이 된다. 연구진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론 결코 안 된다. 정치적 주장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입장이나 주장을 비판적으로 검증하고, 다른 입장에 대해 개방적이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새로운 '돌파구'가 생긴다. 편견으로 가득한 일방적 주장은 '괴담'으로 흐르기 십상이다. 괴담 정치는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키고, 공공의 이익을 해친다. 대한민국 정치가 그렇다. 괴담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서울~양평 고속도로,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HAD) 전자파 논란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야당의 의혹 제기를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의 입장을 '거짓말'이라고 맞서고 있다. 과학적 사고에 근거하지 않는 편견이나 선입견, 감정으로만 접근하는 게 최근의 정치판이다. 수준 낮은 질문은 당연히 수준 낮은 정치인의 입에서 나온다.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 나온 일부 의원들의 언행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특히 한동훈 법무부 장관만 만나면 원수를 대하듯 덤벼든다. 한 장관과의 문답이 화제를 모으면서 '노이즈 마케팅' 느낌마저 받는다.내년 총선이 시나브로 다가오고 있다. 대한민국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선거다. 여야를 떠나서, 과학적 사고를 갖추지 못한 수준 낮은 정치인을 솎아내는 무대가 돼야 한다.편집국 부국장편집국 부국장
[동네뉴스-추억의 포토] 1970년대말 대구 하천 정비
1970년에서 1979년까지 새마을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근면, 자조, 협동을 모토로 내걸고 '잘 살아보자'는 슬로건을 세웠다. 새마을운동은 한국을 경제 대국으로 성장시키는 토대가 되었다. 단기간에 농촌의 빈곤을 퇴치하고, 영농을 과학화하며,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하고, 농촌이 현대화로 가는데 밑거름이 되었다. 새마을운동은 농촌, 도시를 가리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단순한 농촌 개발사업을 넘어 도시 공장, 직장 등 한국 사회 전체의 근대화 운동으로 발전했다. 도시 새마을운동의 촉진을 위한 핵심 사업은 '소비 절약의 실천, 시장 새마을운동의 전개, 도시 녹화, 뒷골목 정비, 도시환경 정비, 생활오물 분리수거, 도시 후진 지역의 개발 등이었다. 사진은 도시환경정비에 속한 사업인 것 같다. 마을 주민이 모여 하천을 깨끗하게 정비하는 모습이다. 1970년대 말 대구 어린이 회관에서 황금네거리를 끼고 흐르는 신천을 정비하고 있다. 지금 신천의 모습을 보존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닿은 셈이다. 새마을 운동은 현재 저개발국가의 발전모델로 선정돼 아시아, 아프리카 등 100여개 국 이상의 나라에서 활발하게 실천하고 있다. 글=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사진=윤국헌 사진연구소 빛 그림방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윤 대통령,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 "생즉사 사즉생 정신으로 연대"
윤석열 대통령이 전시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당초 4박 6일 일정으로 리투아니아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및 연쇄 정상회담를 갖고 폴란드를 공식 방문한 윤 대통령은 순방 기간을 연장해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부인 김건희 여사도 동행했고, 수행원은 최소화 했다. 윤 대통령은 파병지가 아닌 전시 국가를 공식 방문한 우리나라 최초의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의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로 했다.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윤 대통령은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우리가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안보 지원, 인도 지원, 재건 지원 등 세 가지 분야로 나눠 양국 간 협력 구상을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우크라이나 아이들이 집에 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원해 줘서 감사하다"며 "한국이 우크라이나의 회복 센터 건설에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이후 안보 분야 3가지, 인도 분야 3가지, 재건 분야 3가지 등 9개 패키지를 마련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지뢰 탐지기를 포함한 안전 장비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을 지원하기 위해서 세계은행을 통해서 재정 상황을 적절한 수준에서 지원하도록 하겠다. 우크라이나 아동을 위한 심리·정신적 치료, 인도주의적 기본적 지원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재건 분야와 관련, "우크라이나는 2차전지, 전기차 생산, 금속 제련 분야까지 직접 투자를 요청했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 루트는 왕복 이동 시간만 27시간에 달하는 강행군이었다. 김 차장은 "지난 14일 저녁에 항공기 편, 육로 편, 기차 편 세 가지를 섞어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까지 가는데) 편도 14시간 걸렸다. 돌아오는 데는 13시간이 소요됐다"고 전했다. 방문 루트는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이 우크라이나를 비밀리에 찾을 때 이용했던 것과 대동소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시 학살 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됐던 이르핀시를 돌아봤다.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한 후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 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110분 동안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와 공식 오찬을 가진 데 이어 키이우 시내 소피아 성당을 둘러봤다. 국립아동병원에서 부상 치료 중인 어린이들도 만났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국빈급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키이우 인근의 이르핀 민가 폭격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진범의 시선] 지방이 '시대정신'이다
영남일보가 지방소멸 시리즈를 시작했다. '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대구경북 소멸 보고서'라는 부제를 달았다. 지방소멸, 인구절벽은 대구경북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지방이 안고 있는 문제다. 대구경북이 끙끙 앓고 있는 고민이 사실 대한민국의 질환인 셈이다. 지방만의 문제도 아니다. 서울과 수도권도 소멸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합계출산율을 보자. 합계출산율은 가임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숫자다. 지난해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이다. OECD 국가 가운데 '0명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서울은 0.59명에 불과하다. 전국 17개 지자체 가운데 가장 낮다. 블랙홀처럼 대한민국의 자원을 빨아들이고 있는 서울의 '인구충격'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자원 경쟁 속에 삶의 위험 회피 수단으로 자녀 출산을 포기하고 있다. 지방에 '먹이'가 없어 서울과 수도권으로 왔더니 '둥지'가 없어 알을 못 낳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수십 년째 지적되는 문제에도 제대로 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정부가 출산 장려를 위해 지난 16년간 280조원을 쏟아부었다는 데도 악순환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방의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청년 인구의 유출도 마찬가지다. 지자체마다 청년 인구의 유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허사다. 오히려 청년의 '지방 탈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금 상태로는 서울과 수도권으로의 청년 이동을 막을 수 없다. 더 나은 교육과 일자리를 위한 청년들의 선택은 자연스럽고 합리적이다. 최근 지방소멸과 인구절벽을 다루는 언론사들이 많다. 중앙언론도 집중적으로 지방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중앙언론이 지방소멸에 관심을 가지는 게 새삼스럽지만 다행스럽다. 지방소멸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 때마침 윤석열 정부도 '지방시대'를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고, '인구감소지역지원특별법'도 시행되고 있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로 대폭 이양하는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지방시대를 열기 위한 토대가 조금씩 구축되는 모습이다. 변화의 기운이 반갑다.윤 대통령은 최근 차관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이권 카르텔을 혁파하라"고 주문했다. '이권 카르텔'은 외부에만 있는 게 아니다. 지방을 식민지 취급하는 중앙 공무원의 보이지 않는 카르텔도 존재한다. 자치조직권 사례에서 알 수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부터 자치조직권에 대한 자율성 보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홍 시장은 지난 4월 대구를 찾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유민봉 사무총장에게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32년이 지났음에도 서울과 다른 지자체 간의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서울시는 인구가 훨씬 더 많은 경기도보다 부단체장의 직급이 더 높고, 부단체장·기획조정실장에 대한 임명권도 행정안전부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있다. 서울시 중심의 불합리한 차별을 철폐하는 것인 지방시대의 출발"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위기는 새로운 길을 여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영남일보는 일회성이 아닌 장기 기획으로 대구경북의 문제를 촘촘히 들여다보고, 전문가들과 함께 새로운 '지방 전략'에 대한 모색에 나선다. 더 크고, 발전적인 지방시대에 대한 논의가 확장되길 기대한다. 인구절벽의 위기를 맞은 지금 '시대정신'은 지방이다.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열쇠가 바로 지방이다. 조진범 편집국 부국장
[조진범의 시선] 한국은 '벨 에포크'인가
최근 페이스북을 '눈팅'하다 확 들어오는 단어를 발견했다. 유럽 출장을 다녀오면서 소감을 남긴 글인데, '지금 대한민국은 벨 에포크인가'라고 했다. 과문한 탓인지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벨 에포크'는 프랑스어로 '좋은 시대' '아름다운 시대'라는 뜻이다. 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 프랑스가 사회, 경제, 기술적으로 번성했던 시대를 일컫는 표현이다. 당시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 대부분이 평화와 번영을 누렸다. 유럽 문명권 최고 전성기로 부르기도 한다. 철도, 자동차, 비행기, 전화, 영화 등 새로운 발명품이 나왔다. 유럽민의 삶에도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마냥 좋았을까. 결코 아니었다. 평온한 표면 아래 긴장이 흘러넘쳤다. 영국의 세계 패권에 독일과 미국이 도전하고, 드레퓌스 사건과 같은 정치적 분열이 사회를 흔들었다.흥미로웠다. 대한민국은 '과연 벨 에포크인가' 생각하게 됐다. 일단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다. 유럽은 지금 난리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장 많은 고통을 받는 대륙이 유럽이다. '좋은 시대' '아름다운 시대'라고 말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프랑스에서 인종 차별 문제로 대규모 시위까지 벌어지고 있다. 프랑스 경찰이 알제리 출신의 17세 소년에게 총으로 사살하면서 벌어진 사태다. '아름다운 시대'는커녕 폭력과 야만의 시대라고 불러도 무방하다.대한민국은 어떤가. 벨 에포크라고 말할 수 있을까. 표면적으로 대한민국은 어느 때보다 강하다. 국격이 높아졌다. 북핵 위험이 상존하고 있지만, 전쟁의 기운은 없다. 외교 문제도 문재인 정부와 다르다.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이뤄냈고, 미국과의 동맹도 강화됐다. 진영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지만, '표면적으로' 대한민국은 거의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고 볼 수 있다. 문화도 그렇다. 지금 K팝이 세계를 흔들고 있다. 블랙핑크,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에 '팬덤'을 형성했다. 반도체, 2차전지 기술도 세계적이다. 대한민국은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 긴장도 흐른다. 문재인 정부 때부터 이어진 진영 논리는 여전하다. 오히려 더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정치적 분열이 대한민국을 불안으로 몰아넣고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도 마찬가지다. 과학 대신 정치 논리에 좌우된다. 야권은 객관적인 자료나 과학적 접근을 통해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국민 불안을 교묘히 자극하는 정서적 논리로 접근한다. 감정이 이성을 지배하는 꼴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도 '깡통 보고서'라며 비판하고 있다. 진영 논리는 무섭다. 사람의 생각을 마비시킨다. 생각하는 것을 멈추게 한다. 진영 논리만 따라가게 되면 생각할 필요가 없다. 괴담이나 선동에 무의식적으로 동조하게 된다. 지금 대한민국이 '벨 에포크의 시대'라는 데 동의한다. 번영과 긴장이 공존하는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문제는 벨 에포크가 언제까지 계속될 수 없다는 데 있다. 번영과 긴장이 넘쳐나면 대한민국에 화학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외부 요인도 작용한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줄타기를 하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정치에도 변화의 물결이 자꾸 밀려온다. 제 3지대가 꿈틀대고 있다. 미약하지만, 지금의 '냉전' 정치구도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다. 어느 순간 결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과연 대한민국은 어디로 건너갈 것인가.편집국 부국장편집국 부국장
[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 Ⅰ. 대구경북 소멸 보고서] 골다공증걸린 대한민국, 지방이 살길이다
아이 울음 소리가 끊긴 지 오래다. 청년은 떠나고 노인만 남은 마을이 부지기수다. 농산어촌마다 빈집이 즐비하다. 고령화와 인구 유출의 직격탄을 맞은 지방의 풍경이다. 최근에는 지방 대도시 일부 지역마저 소멸 위기 진단을 받아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한민국이 '국토 골다공증'에 걸렸다는 소리도 나온다. 골밀도가 줄어들어 뼈 곳곳에 구멍이 생기는 것처럼 지방 곳곳이 텅 비어간다는 의미다. '지방 식민지론'도 일찌감치 나왔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모든 것이 집중되면서 지방은 '수도권 제국'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0.24%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국토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절반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청년층(20~39세)의 경우, 수도권 거주 비율이 54.5%로 가장 높다. 대구경북 역시 지방소멸 위기의 한복판에 있다. 지난해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K-지방소멸지수'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 가운데 소멸위기 지역은 59곳으로 나타났다. 경북 울릉, 봉화, 청송, 영양군은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됐고 청도, 영덕, 울진, 의성, 군위는 소멸 우려 지역에 포함됐다. 또 지난 2021년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 지역에 경북 16개 시·군이 들어갔다. 전남과 함께 가장 많다. 대구의 서구와 남구도 인구감소 지역으로 지정됐다. '550만 대구경북 시대'는 이제 옛말이 됐다. 지금 대구와 경북을 합친 인구는 50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경북은 300만 명에서 250만 명, 대구는 250만 명에서 230만 명으로 줄었다. 지방소멸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문제이다. 국토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것을 넘어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윤석열 정부는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표방한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지방분권 및 균형발전 특별법에 따라 지방시대위원회도 곧 출범한다. 영남일보는 '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를 주제로 기획시리즈를 시작한다. '대구경북 소멸 보고서'라는 부제를 달았다. 특별취재팀을 꾸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지방소멸 문제를 살펴보고 정부 정책을 진단한다. 정부는 지난 30년 여간 지역 균형발전 정책을 펴왔지만, 지방소멸이라는 현실에서 알 수 있듯 실패했다. 중앙부처 주도의 균형발전 정책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지방이 주도권을 가져야 대한민국이 바뀔 수 있다. 특별취재팀과 함께 자문위원단도 구성했다. 지방소멸 관련 전문가들이다. 대한민국신문협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공동 수행 프로젝트에도 선정됐다. 지방소멸을 극복한 해외 선진 사례를 소개해 대구경북이 가야 할 방향도 살펴볼 예정이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서울뿐인 대한민국?'. 수도권 중심의 불균형 정책을 꼬집는 광고천재 이제석씨의 공익광고다. 2023년 오늘, 대한민국의 중차대한 화두는 지방소멸이다. 청년은 서울로 떠나고, 저출산과 맞물려 지방의 인구절벽은 가속화 되고 있다. 이대로면 대구경북은 물론 비수도권은 자칫 대한민국 지도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끔찍한 전망이 나온다. 해법은 '지방'에 있다. 지방의 발전 없이는 국가발전도 없다. '지방시대'는 이제 대한민국 대전환의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이다 다름없다.
[알림] 함안조씨 대구화수회 창립 제59주년 정기총회 및 회장 이·취임식
△함안조씨 대구화수회 창립 제59주년 정기총회 및 회장 이·취임식= 21일 오후 6시30분 대구그랜드호텔 2층 다이너스티홀. 010-3529-1012
[조진범의 시선] '지방은행 활용법(法)'이 필요하다
돈과 자본은 다르다. 흔히 돈이 많으면 자본가라고 하는데, 오해다. 돈이 많으면 부자(富者)이지, 자본가라고 말하지 않는다. 돈은 경제 주체의 거래 능력을 숫자로 나타낸 추상적인 개념이다. 거래의 매개수단인 셈이다. 자본은 '장사나 사업의 기본이 되는 돈'이다. 경제학에선 '상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노동력을 제외한 생산수단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더 큰 가치에 투자되는 밑천이 바로 자본이다. 사회나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결국 돈과 자본의 근본적인 차이는 역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 자본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산업자본, 금융자본 등이 수도권에 쏠려 있다. 자본이 풍부한 곳에 사람(인적 자본)이 모인다. 지방의 자본은 쪼그라들었다. 자본이 더 큰 가치에 들어가는 자산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지방소멸 위기라는 단어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지방에 재투자되는 자본이 사라지면 소멸은 피하기 어렵다. 지방의 자본을 확충하는 보다 실질적인 정책이 뒤따라야 균형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 균형 발전의 대표적 사례인 공공기관 지방 이전도 자본적인 측면에서 미흡하다.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방에 이전한 공공기관은 지역 인재를 의무 채용(30%)하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화나 서비스를 우선 구매해야 한다. 일부 공공기관이 지역 인재 의무 채용 예외조항을 악용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지만, 어쨌든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서 빠져 있는 게 지방은행이다. 지방 이전 공공기관 대부분이 시중은행과 거래한다. 수익성 위주의 경쟁입찰 운영 방식에 따라 지방은행과의 거래가 제한적이다. 대구경북도 마찬가지다. 현재 혁신도시에 진출한 공공기관과 지방은행의 거래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지방은행은 지역 자금을 기반으로 지방에 재투자한다.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지역 사회 환원 사업에 자본을 투입한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자본 투자에 나서는 셈이다. 은행연합회에 보고된 2021년 기준 은행별 사회공헌활동 현황에 따르면 대구은행의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활동 금액 비율이 13.01%에 달한다. 부산은행(15.20%)과 경남은행(12.42%), 광주은행(11.68%), 전북은행(10.78%) 모두 10%를 넘는다. 반면 시중은행은 10%에 한참 모자란다. 신한은행 7.76%, 국민은행 7.09%, 하나은행 6.57%, 우리은행이 7.26%에 그쳤다. 특히 시중은행의 지역 사회공헌활동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에 이전하는 공공기관이 균형 발전의 취지를 성실하게 이행하려면 사회공헌활동 자금 등 '지방 자본' 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수익성 차원에서 어쩔 수 없다고 한다면 정부가 혁신도시법 시행령을 만들어서라도 지방은행과의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방소멸 대응 기금'이나 '동반성장 협력기금' 등을 지방은행에 예치해 지역 경제에 선순환 되도록 해야 한다. 이름은 상관없다.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이 조만간 시행된다. 정부는 이르면 7월 중으로 2차 이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방자치분권 및 균형발전 특별법도 통과돼 '지방시대위원회'가 공식 출범한다.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가 구현되려면 지방 자본이 튼튼해야 하고, 지방은행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차제에 '지방은행 육성 특별법' 제정도 고려해 봄 직하다.조진범 편집국 부국장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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