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스페이스 워크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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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01 09:08  |  발행일 2026-04-01

독일 뒤스부르크에 '타이거 앤 터틀-매직 마운틴'(Tiger and Turtle – Magic Mountain)이라는 산책로가 있다. 롤러코스트 모양의 산책로다. 압도적인 속도를 상징하는 롤러코스트에 '거북이 걸음'이라는 느림의 미학이 투영됐다. 공공예술에서 세계적 명성을 쌓은 독일의 부부 작가 하이케 무터(Heike Mutter)와 울리히 겐츠(Ulrich Gentsch)의 작품이다.


한국에도 이 부부 작가의 철학이 담긴 조형물이 있다. '철의 도시' 포항의 환호공원에 위치한 '스페이스 워크'(Space Walk)이다. 부부 작가가 설계하고 포스코가 제작해 포항시에 기부한 산책로이다. 길이 333m, 높이 25m의 구조물로 관람객이 걸을 때 미세한 진동이 느껴지도록 설계됐다. 단단함의 상징인 '철'로 만들었음에도 '흔들림'을 통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역설의 철학이 돋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19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알토 다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영일만 바다를 배경으로 한 사진이 SNS에 공유되면서, '인생샷' 명소로 국내는 물론 외국 방문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지난 2021년 개장한 이후 지금까지 400만 명 가까운 방문객이 찾았다.


스페이스 워크가 오늘부터 야간에도 문을 연다. 스페이스워크의 야간 풍경은 낮과 전혀 다르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길만을 따라 걷는 경험이 중력을 거슬러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후기가 많다. 나들이 하기 좋은 계절, 스페이스 워크에서의 야간 산책을 추천한다. 무료라 부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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