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 의원들 방관자 꼬리표 떼고 ‘원팀’으로 뭉쳐야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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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01 09:54  |  발행일 2026-05-01

대구시장 선거를 둘러싼 지역 정치권의 분위기가 이상하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추경호 전 의원이 선출됐지만, '원팀'의 결속은커녕 수수방관하며 뒷짐만 지는 기류가 역력하다. 선거가 코앞인데 집안싸움의 앙금에서 벗어나지 못한 보수 정당의 민낯에 시민들의 실망도 커지고 있다. 최종 후보 확정 후 대구 국회의원들의 행보는 실망을 넘어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추 전 의원의 후보 수락 연설장에 대다수 의원들이 자취를 감췄다. 당원들과 시민들의 지지를 받아 경선에서 이긴 동료 의원에 대한 기본적인 축하마저 실종된 현장은 옹졸하기 짝이 없다. 당내 최다선 의원이자 원로 격인 주호영 의원은 "우리 후보가 김부겸 후보를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 움직이겠다"며 아예 지원 유보 입장을 내비쳤다. 컷오프(공천 배제)의 악감정을 앞세워 '확신' 운운하는 것은 명백한 적전분열이자, 경선 결과를 만든 당원과 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대구 의원 전원이 국민의힘 소속이다. 자당(自黨)의 시장 후보와 보조를 맞추는 것은 정당 정치를 넘어 지역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의 당연한 책무다. 대구 의원의 방관자적인 모습은 그런 책임감이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다. 사실 대구 의원들의 '각개 플레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제 잘난 맛'에 취해 지역의 공동 과제는 뒷전인 채 자기 정치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모래알 정치'가 지속되는 한, 대구는 영원히 타 지역의 기세에 밀려 변방을 떠돌 수밖에 없다.


추 후보의 자세도 중요하다. 흩어진 동료들을 하나로 묶고 동반자로 돌려세우는 리더십은 전적으로 추 후보의 몫이다. 주 의원을 비롯해 경선 과정에서 상처 입은 이들을 직접 찾아가 머리를 맞대는 '낮은 자세'가 필요하다. 시장 후보라는 권위에 숨지 말고, 먼저 손을 내밀어 대구 의원들을 선거판의 주역으로 세워야 한다. 더욱이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당 전체를 결집해 배수의 진을 치고 대구 민심을 파고드는 상황이다. 시민들은 대구의 운명을 건 후보들의 진정성 있는 대결을 보고 싶어한다.


오는 3일 추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열린다. 개소식이 단순히 사무실 문을 여는 행사가 아니라, 지리멸렬했던 대구 정치권이 하나로 뭉쳐 시민 앞에 다시 서는 '통합의 무대'가 되어야 한다. 지금 대구에는 TK신공항, 행정통합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누가 시장이 되더라도 '원팀 대구'의 강력한 엔진이 절실하다. 대구 의원들은 자신들이 시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표자라는 사실을 결코 망각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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