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또 현상금을 내걸었다. 이란의 새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주요 지도자들이 대상이다. 정보 제공자에게 약속한 금액이 최대 1천만 달러(약 150억원)에 달한다. 미 국무부가 운영하는 '정의를 위한 보상'(Rewards for Justice, RFJ) 프로그램이다. RFJ는 1983년 수백 명의 미국인이 사망한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관 및 미국 해병대 막사 자살 폭탄 테러를 계기로 만들어졌다. 1984년 국제테러대응법이 미 의회를 통과했고, RFJ 프로그램이 공식 출범했다.
'인간의 욕망'을 파고든 현상금 제도는 강력했다.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국은 모술의 한 빌라에서 사담 후세인의 두 아들을 사살했다. 후세인의 친척 혹은 측근으로 알려진 빌라 소유자의 제보로 작전이 이뤄졌다. 미국은 약속대로 1천500만 달러씩 3천만 달러(약 450억원)를 지급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125명 이상의 제보자에게 2억5천만 달러(약 3천750억원) 이상을 지급했다. 미 국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 수치를 당당히 걸어놓는다. '약속한 돈을 반드시 준다'는 신뢰를 잠재적 제보자들에게 주기 위해서다.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통한 확실한 신변 보장도 이 제도를 뒷받침한다.
미국의 현상금 시스템은 배신을 유도하는 자본주의의 비정함을 상징한다. 제보자가 '영원한 도망자' 신세를 감수할 만큼 단 한번의 배신으로 얻는 이익이 압도적으로 높도록 설계됐다. 인간의 의리나 신념을 '기회비용'의 문제로 바꾼 셈이다.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지닌 초강대국 미국이기에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다.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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