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트럼프의 ‘제정신’ 논란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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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09 09:06  |  발행일 2026-04-09

요즘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정신' 논란이 한창이다. "이란 문명을 파괴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부른 현상이다. 핵가방을 든 미국의 대통령이 '전쟁 범죄'에 해당하는 문명 파괴와 민간 인프라 폭격을 공언하자, 미 의회와 정신의학계에서 "인지 기능 저하를 넘어선 정신적 착란 상태"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미국 민주당의 크리스 머피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문명 소멸' 발언을 두고 수정헌법 25조 적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대통령의 '직무 수행 불능'을 다룬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신체적·정신적 이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부통령이 권한 대행을 맡는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 이후, 대통령이 사망하지 않고 '식물인간' 상태가 될 경우를 대비해 만들어졌다. 우리나라 헌법에도 대통령의 정신 건강과 관련된 조항이 있다. 헌법 71조에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는 조항이 있다. '사고'에 신체적 질병뿐 아니라 정신적 질환도 포함된다는 게 학계의 해석이다.


통치권자의 인지 능력이나 심리 상태가 임계점을 넘은 역사적 사례도 있다. 트럼프의 감정 조절 실패와 자주 비교되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 위기에 몰린 닉슨 대통령은 술에 취해 비이성적인 명령을 내리는 일이 잦았다. 당시 국방장관 제임스 슐레진저는 군 수뇌부에 "대통령이 핵 공격을 내리더라도 반드시 나와 합참의장의 확인을 먼저 거쳐라"는 밀명을 내렸다. 통치권자의 파괴적인 정신은 때로 미사일보다 더 치명적인 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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