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창간 76주년 사람과 지역의 가치를 생각합니다
x
조진범 기자
전체기사
[동네뉴스] "빨간 딸기는 따뜻한 사람의 마음 같다" 나월옥씨의 '딸기 예찬'
"자연 속에서 일해서 더 행복해요." 고령군 다산면의 한 농장 딸기들이 햇살 아래 영글고있다. 제철인 봄을 조금 지났지만, 나월옥(59) 씨 가족이 수경재배와 함께 새 모종을 꾸준히 심은 덕분에 당도는 뛰어나다. 나 씨는 남동생(채관씨· 53)와 올케(이창경씨· 53)와 함께 8년째 딸기 농장을 운영 중이다. "수경재배를 하면 흙이 묻지 않아 따서 바로 먹을 수 있고, 적당한 높이에 딸기가 열려 아이들이 딸 때 좋겠다 싶었어요." 나 씨의 농장은 여느 딸기 농장과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일반인들이 딸기 수확 체험을 해 볼 수 있도록 일정 시간을 개방하는 것이다. 8년 전 참외에서 딸기로 바꾸면서부터 나 씨 남매는 수확 체험형 농장을 계획하고, 손수 가꾸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딸기를 따먹으면서 좋아하는 애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요. 아이들이 덜 익은 초록색 딸기를 보면서 딸기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배우기도 할 것이고요." 어린아이와 딸기를 좋아해 체험 농장을 하게 됐다는 나 씨는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며 즐거워하면 뿌듯함이 느껴진다고 한다. 딸기가 한창 무르익을 때가 되면 딸기밭에 모여 재배에 온 힘을 쏟다가도 체험하기 위해 일행들이 찾아오면 각자의 '임무'가 있다는 게 나 씨의 설명이다. 나 씨는 딸기 수확체험의 운영과 관리, 남동생은 트랙터로 동네 한 바퀴를 돌며 아이들을 태워주는 일, 올케는 딸기요리 체험 공간을 책임지는 것이다. 나 씨는 "예쁜 모양으로 빨갛게 잘 익은 딸기를 보고 있으면 마치 따듯한 사람의 마음 같다"라며 '딸기 사랑'을 내비쳤다. 이원욱 시민기자 judge520@naver.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나월옥(59) 씨가 고령군 다산면에 위치한 자신의 딸기농장에서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 (나월옥 씨 본인 제공)
[뉴스분석] 총선을 겨냥한 정치권의 '무한충돌'
'무한충돌'이다. 단순히 대립 구도라고 말하기 민망할 지경이다. 여야의 대치가 사생결단 수준이다.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와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되풀이되고 있다. 악다구니를 쓰며 제 갈 길을 고집하는 모습이다.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여야의 대립은 사실 당연하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샅바 싸움'을 하는 게 정상이다. 문제는 '나만 옳다'는 시각이다. 옳고 그름이 아니라 다름의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정치에서 대화와 타협이라는 단어가 붙는 이유다. 서로의 입장이 달라도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게 정치의 기본 기능이다. '나만 옳다'고 주장하면 대화와 타협의 여지가 사라지게 된다. 요즘 정국이 딱 그렇다.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정치 실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지 오래다. 정치가 실종되면 갈등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갈등은 정치권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퍼진다. 결국 정치의 실종이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꼴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이 단독 처리한 간호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양곡관리법에 이어 거부권 2호다. 야당 단독 처리, 대통령 거부권의 악순환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노란봉투법, 방송법 등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여야 모두 한치의 물러섬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막무가내다. 간호법과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이재명 대표를 만나 "직역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민주당스럽지 않다"며 점잖게 비판했지만, 민주당은 밀어붙였다. 지난 16일에는 특정 기간 무이자 혜택으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 '취업 후 학자금 상황 특별법 개정안'을 국회 교육위에서 일방 처리했다. 국민의힘에선 민주당이 대통령 거부권을 유도한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대통령에게 독주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입법 폭주를 거듭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거부권은 독선, 독단, 독주의 다른 말"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 시선을 돌리기 위해 입법 폭주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와 여당의 태도 역시 문제다. 입법 폭주가 예견됐지만, 민주당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수반됐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무작정 반대만 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의 자세가 아니다. 대안을 마련하고 대화를 통해 야당을 설득하는 게 우선이다. 정치 실종에 대한 '심판'은 내년 총선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 벌어지는 모든 행위가 총선과 연결돼 있다. 민주당은 지지층을 결집하고, 윤 정부의 비호감도를 높이는 데 화력을 집중할 것이다. 정권 심판론으로 끌고 갈 심산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비판하며 '거대 야당 심판론'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다. 대통령 지지율을 둘러싼 무한충돌이 불가피하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조진범의 시선] '개판 5분 전' 민주당
"개판 5분 전이죠."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어느 노(老)정객의 말이다. 웃음이 나면서도 공감이 갔다. '개판 5분 전'의 유래를 살펴봤다. 개판 5분 전에서 '개'는 동물인 개(犬)를 상징하는 게 아니다. 개(犬)는 잘못이 없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에서 밥을 준비하고 밥솥 뚜껑을 열기 5분 전이라는 의미로 '개(開)판 5분 전'을 외쳤고, 굶주린 사람들이 밥을 배급받기 위해 몰려들면서 아수라장이 됐다고 한다. 또 하나는 씨름 경기에서 두 선수가 동시에 넘어졌을 때 '서로 자신이 이겼다'고 난리를 치면, 심판이 '경기를 새로 하라'는 뜻에서 '개(改)판 5분 전'을 선언했다고 한다. 개(開)든, 개(改)든 난장판이 벌어진 것은 틀림없다. 요즘 민주당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실제 민주당은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이 불거졌고,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까지 터졌다. 무엇보다 김 의원의 60억원대 코인 보유 논란은 2030 세대의 역린을 건드렸다. '가난 마케팅'까지 하며 국회에 입성한 김 의원의 '이중성'에 분노하고 있다. 2020년 국회의원 후보 시절 개인 유튜브 채널 김남국TV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김남국 후보에게 100만원은 절박함입니다. 100만원은 김남국이 상경해 늘 했던 절박함의 기도였습니다. 다음 달에는 100만원만 벌게 해 주세요.' 변호사 시절 한 달에 100만원도 벌지 못해 검소하게 살았다고 했던 김 의원이다. 김 의원의 코인 논란은 '꼬꼬무 의혹'으로도 불린다. 김 의원이 해명을 하면 할수록 고구마 줄기처럼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14일 탈당 의사를 밝혔다. "무소속 의원으로서 부당한 정치 공세에 끝까지 맞서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했다. 어디서 많이 봤던 문장이다. 최근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 이성만 의원도 탈당 기자회견에서 비슷한 발언을 했다. 돈 봉투를 살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도 탈당했다. 문제가 터지면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려는 꼬리 자르기식 탈당이 습관적이기까지 하다. 국민을 바보로 알고, 법을 무시하는 행위이다. 아마 지금까지 그래왔듯 김 의원에 대한 민주당의 조사와 징계는 유야무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흐르고 여론이 잠잠해지면 복당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어쩌면 김재원, 태영호 최고위원의 설화 논란과 같은 일이 국민의힘에서 또 일어나기를 학수고대할 수도 있겠다. 정권 교체 후 1년이 지났지만, 민주당은 조금도 바뀌지 않은 듯하다. '내로남불' '편 가르기'로 정권을 내줬지만, 반성과 성찰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정부 1년을 "실패한 정부"로 규정하며, "정치가 정쟁을 넘어 전쟁이 되고 있다"고 했다. 정치를 전쟁으로 만든 게 누군가. 다수 의석을 앞세워 '입법 폭주'를 무시로 자행하는 게 민주당이다. 대장동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 대표는 민주당을 동원해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다. 정권이 바뀐 것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문 전 대통령은 다큐멘터리 영화 '문재인입니다' 선공개 영상에서 "대한민국의 성취가 순식간에 무너지고 과거로 되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허망한 생각이 든다"고 했다. 여전히 진영 논리에 갇혔다는 인상을 준다. 민주당의 '개판 5분 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하다.편집국 부국장편집국 부국장
[尹 국빈방미 동행취재] 윤 대통령, 경제 안보 외교 '구체화'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안보 외교가 구체화 되고 있다. 방미 이틀 만에 59억 달러(8조원 가량) 규모의 투자 유치 성과를 냈고, 확장 억제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도 채택된다. 한미 '우주 협력'의 시작도 알렸다. 대통령실 최상목 경제수석은 25일(현지시간) 미국 기업 코닝이 한국에 15억달러 추가 투자를 예고했다고 밝혔다. 코닝의 깜짝 발표는 미국 워싱턴D.C.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전날 넷플릭스 경영진을 만나 25억달러(3조3천억원)의 투자 약속을 받았다. 한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한국 기업인 11명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대표, 데이비드 칼훈 보잉 대표이사 등 미국 기업인 22명이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찾았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직접 윤 대통령의 안내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고다드 우주센터는 우주과학 연구의 산실로, 1959년 미국 최초의 우주비행센터로 설립됐다. 한국 과학기술정통부와 미 NASA는 우주탐사, 과학분야 협력 공동의향서에 서명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와 만나 친교의 시간을 갖고 선물도 교환했다. 26일(현지시간)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선 강화된 확장 억제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이 채택된다. 한미 간 핵 협의 그룹(NCG)' 창설 방안도 포함될 예정으로, 양국 정부가 그동안 논의해 온 '한국식 핵 공유'가 구체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을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시 미군 핵 전력을 동원해 응징·보복한다는 기조를 명시, NATO(북대서약조약기구)의 '핵 우산'과 비슷하게 대북 억지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내외가 지난 25일(현지시각) 워싱턴D.C.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尹국빈방미 동행취재] 北 위협시 韓에 핵우산, 美 본토수준 '확장억제'
26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 방안을 담은 별도의 문건이 발표된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순방 취재기자단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결과물로 확장억제 방안을 담은 별도의 문건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확장억제는 한국이 공격 위협을 받을 시 미국이 핵 우산, 미사일 방어 체계 등을 동원해 미 본토 수준의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북핵 위협에 대비해 미국 측의 다양한 방어체계를 활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로 인한 불안과 우려를 종식시킬 수 있는 실효적이고 강화된 확장억제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문건에 담길 최종 문구는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백악관도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과 별도로 확장억제와 관련한 성명이 도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미국이 확장억제와 사이버 협력, 투자, 인적 유대 강화 등에 대한 결과물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관련 내용도 의제가 될 전망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한국은 비살상 군사 지원, 의료용품, 발전기 등 2억3천만달러(3천70억원) 이상의 대(對)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 제공을 약속했다"며 "또 러시아에 대한 제재 및 수출통제를 이행함으로써 국제사회에 합류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 대통령은 첫날부터 강행군을 펼쳤다. 미국 대통령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세계 최대 OTT 업체인 넷플릭스의 최고 경영진을 접견했고, 워싱턴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넷플릭스 측은 "한국의 창작물이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일을 보는 게 환상적인 일"이라며 한국에 4년 동안 25억달러(3조3천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 기념사에서 "지금의 한미동맹에서 더 나아가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이라는 획기적이고 역사적인 이정표를 만들고자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 대통령은 방미 이틀 차인 25일에는 경제 일정과 한미동맹 70주년 관련 오찬을 주재한다. 오찬에는 한국전 참전용사 및 주한미군전우회 소속 인사들이 초청됐다. 국내에서도 서해 영웅 등이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6·25 참전 미국 용사 3명에게 태극무공훈장을 친수할 예정이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및 투자협약도 열린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연합뉴스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워싱턴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진범의 시선] 생각할 게 많은 문명사회 '대구'
어쩌면 변화를 위한 축적일 수 있다. 최근 대구에서 일어난 몇몇 사건들이 그렇다.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문제들이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종교 편향 논란은 충격을 줬다. 대구시립교향악단과 합창단이 공연키로 했던 합창 교향곡에 대해 종교화합자문위원 한 명이 종교 편향을 이유로 반대했다. 결국 대구시립교향악단과 합창단은 수성아트피아 재개관 공연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대구시 조례에 종교화합자문위는 만장일치제로 규정돼 있다.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부결된다. 세계적인 웃음거리다. 종교적인 이유로 합창 교향곡이 공연되지 못한 사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다. 합창 교향곡이 금지곡이 된 적은 딱 한 번 있었다. 중국이 문화 대혁명 시대에 합창 교향곡을 반혁명적인 음악으로 간주하고 금지했다. 중국도 종교적인 이유를 들지 않았다. '반혁명'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종교가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였다. 합창 교향곡의 종교 편향 논란은 민주주의 본질적 가치인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를 돌아보게 한다. 다양성의 가치는 사회에 존재하는 다른 민족, 언어, 종교,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 있다. 다양성이 사라지면 한 가지 관점이 지배하게 된다. 비판적 사고나 창의적 해결책을 찾기 어렵게 한다. 표현의 자유는 다양성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수단이다. 사회적 대화와 협력을 가능케 한다. 개방과 포용을 지향하는 대구로선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구시는 합창 교향곡 사태를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대구를 닫힌 사회로 만들려는 그 어떤 시도도 막아야 한다.정치도 변곡점을 맞았다. 국민의힘 김기현 지도부가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했다. 전광훈 목사와 관련한 홍 시장의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이기는커녕 입막음하려는 조치이다. 홍 시장은 '전광훈 우파 천하통일'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재원 최고위원의 징계와 전 목사와의 손절을 촉구했다. 홍 시장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대선 후보까지 지낸 인물이다. 보수의 상징성을 감안하면 오히려 존중해야 마땅하다. 더욱이 홍 시장을 해촉하는 자리에 대구 출신의 원내대표와 지명직 최고위원도 있었다. 대구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이 어이없는 이유로 해촉되는 데 동조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대구시민의 자존심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친윤' 일색의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금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너무 의식한 탓인지 다양성을 잃었다.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홍 시장까지 엉뚱하게도 보수의 주자들을 몰아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은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다. 2030세대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마당에 젊은 층의 지지를 흡수할 수 있는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을 무시하고 있다. 젊은 층에게 다가가겠다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말이 도무지 진실로 느껴지지 않는다. 최근 TK지역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역전당한 것도 심상찮은 조짐이다. 보수 텃밭인 TK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밀리는 일은 처음일 것이다. TK 유권자들이 좀 더 세밀하게 정치를 살펴보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국민의힘은 물론 TK 의원들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다. 대구가 생각할 게 많은 도시가 됐다. 생각이 실천으로 이어지면 또 다른 '문명사회'가 열린다. 문명은 생각의 결과이자, 원천이다.편집국 부국장조진범(편집국 부국장)
'토론계 레전드' 홍준표 시장 vs 유시민 작가 맞짱 토론
꽤 재미있을 것 같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시민 작가가 맞짱 토론을 벌인다. 진행은 정준희 한양대 언론정보대학 겸임교수다. 토론계의 레전드들이 뭉친 셈이다. 무대는 1천회를 맞는 MBC '100분 토론'이다. 9일 오후 9시 10분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홍 시장과 유 작가의 토론은 4년 만에 성사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19년 홍 시장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전 대표, 유 작가는 노무현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100분 토론에 출연해 '공정과 개혁을 말한다'를 주제로 설전을 벌였다. 홍 시장과 유 작가 모두 토론의 달인이다. 날카롭게 상대 논리의 허점을 파고들면서도 유머와 위트를 놓치지 않는다. 듣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말에 대한 '감'이 뛰어나다. 대구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홍 시장은 영남고, 유 작가는 심인고를 졸업했다. 어떤 주제가 나올 지 흥미롭다. 특히 정치 분야가 그렇다. 각각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홍 시장과 유 작가는 서로 상대를 공격할 게 많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제를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홍 시장과 유 작가의 토론은 '시대 흐름'으로 봤을 때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진영 논리가 격화되면서 '토론무용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정치 토론을 보면 상대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싸우기 바쁘다. 전혀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다. 합리적이기는 커녕 감정적이다. 민주주의 본질 중 하나인 토론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토론은 담론 생태계를 형성한다. 공적 가치와 이상을 논의하고 정책과 제도를 검증한다. 다양한 의견과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접점을 찾는 과정이다. 소통을 바탕으로 정치 언어와 개념, 철학이 발전하고 활용되는 공간이다. 홍 시장은 1천회 맞이 '100분 토론' 유튜브 홍보 영상에서 "토론을 통해 상대방을 가르치려고 들어선 안된다. 가식이 없어야 전달이 잘 된다. 번드르르한 가식 있는 소리는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토론도 예능이야. 재미가 있어야 사람들도 많이 보고 평가 기준도 달라진다"라고 했다. '토론의 맛'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홍 시장은 유 작가에 대해 "반대 진영에 있어도 합리적인 이야기는 들어주는 편"이라며 어느 정도 인정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억지 부리고 땡깡 쓰고, 삿대질하는 애들하고 어떻게 이야기를 하나"라고도 했다. 유 작가는 고(故) 노회찬 의원을 언급하며 "유머가 있고, 위트가 있고, 그러면서도 할 말은 다 하셨다. 그런 토론자가 요즘은 없는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홍 시장하고의 맞짱 토론에서 유 작가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관심이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2021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초청 특강에서 '언론의 역할과 시민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푸른대구가꾸기 시민모임, 율하체육공원서 나무심기
<사>푸른대구가꾸기 시민모임(이사장 문희갑)이 지난 1일 대구 동구 율하체육공원에서 회원 4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봄철 나무심기 행사를 가졌다.
[조진범의 시선] "사유하지 않는 천박함이 모든 악의 근원"
"그 분이 나름 책도 읽으신 분인데, 안타깝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향해 비꼰 말이다. 유 전 이사장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이탈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을 '정치업자'라고 비판한 데 대한 반응이다. 묘한 통쾌감이 들었다. 지식인의 외피를 뒤집어쓴 유 전 이사장의 실체를 확 까발렸다는 인상을 받았다. 어쩌면 동지일 수 있는 민주당 인사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더 그랬다. '나름 책도 읽으신 분'의 의미는 명확하다. '책을 그렇게 많이 읽고도 생각하는 수준이 고작 그것밖에 되지 않느냐'는 힐난이 담겨 있다. 김 의원의 말은 맞을 것이다. 유 전 이사장은 많은 책을 읽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유 전 이사장은 유명한 저널리스트이자 베스터셀러 작가이다. 한때 지식소매상으로 불리기도 했다. '나름 책도 읽으신 분'에서 두 명의 역사적 인물이 떠오른다. 나치 독일의 정치인으로 아돌프 히틀러의 심복인 파울 요제프 괴벨스와 '악의 평범성' 개념으로 유명한 유대인 철학자 한나 아렌트이다. 괴벨스는 선전, 선동의 달인이다. '하나의 대상에 모든 분노와 증오를 집결시키고, 사실에 거짓을 섞어 진실을 왜곡하고, 감성을 자극해 이성적 판단을 마비시키는 방식'이 괴벨스의 선동 기법이다. "거짓말을 하려면 큰 거짓말을 하고 단순하게 만들어라. 계속해서 그것을 반복하라. 그러면 결국 사람들은 그 거짓말을 믿을 것이다." 괴벨스는 거짓말도 100번 하면 진실이 된다고 외쳤고, 실제 그렇게 행동했다. 유 전 이사장의 모습이 그렇지 않은가. 윤석열 정부를 악마화하고, 악에서 국민을 구원할 지도자는 이재명 대표밖에 없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 이 대표가 받고 있는 개인 비리 혐의는 윤석열 정부의 정치 보복으로 치환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유 전 이사장을 방송인 김어준과 묶어 "문 정권의 괴벨스"라고 꼬집었다. 홍 시장의 지적은 대상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유효하다. 지금 유 전 이사장은 '이재명의 괴벨스'가 된 듯 하다. 유 전 이사장은 김어준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한다. 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을 말하면서 '사유하지 않는 천박함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라고 했다. 아렌트의 대표작 '인간의 조건'에 나오는 문장이다. 사유적인 능력이 부족하면 인간은 자신의 본성에 따라 행동하게 되며, 결국 도덕적 타락과 악의 근원이 된다는 게 아렌트의 주장이다. 한 철학자의 말이 수십 년을 건너 뛰어 유 전 이사장을 지목한 것 같아 놀랍다. 물론 유 전 이사장 본인은 별로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다. 자신을 정파적이라고 비난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다고 밝힐 정도이니 무슨 말인들 귀에 들어오겠는가. 아렌트는 또 "불이 산소를 연료로 살아간다면 전체주의의 산소는 거짓이다. 전체주의 지도자들은 자신의 거짓말에 맞춰 현실을 조작하기 전에 사실에 대한 무자비한 경멸의 메시지를 내놓는다"고 했다. 또다른 누군가 연상되지 않는가. 지금 대한민국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게 사유하는 능력이다. 진영이나 개인, 모두 해당 된다. 이성적 판단을 마비시키는 감성적 구호에 휘둘린다면 사유하지 않는 천박함에 빠지게 된다. 사유하지 않으면 집단적 사고에 맡기게 되고, '정서적 양극화'는 더욱 심화된다. 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해법에서 촉발된 반일, 친일 논란도 그렇다. 대한민국이 다시 두 쪽 날 판이다. '나름 책도 읽으신 분' 덕분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조진범 편집국 부국장조진범 (편집국 부국장)
[조진범의 시선] '딱딱한 사고'는 위험하다
"뭐든 좋으니, 도박과 마약은 하지 말라." 최근에 만난 한 뇌과학자가 제자들에게 늘 강조한다고 전한 말이다. 도박과 마약은 정신과 몸을 망가뜨린다며 '절대 금기'라고 했다. 불법 여부를 떠나 뇌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게 도박과 마약이다. 마약의 위험성은 '좀비 랜드'로 불리는 미국 필라델피아 켄싱턴 거리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팔다리를 축 늘어뜨리고 고개를 들지 못하거나, 허리를 과하게 구부린 채 가만히 있는 사람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마약으로 뇌 기능 일부가 정지돼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다. 괴기스럽기 짝이 없다. 도박이 뇌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도박을 하면 도파민 등 뇌 속의 마약 물질이 분비된다. 마약과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자극'을 원하게 되고, 결국 중독에 이르게 된다. 뇌과학자는 도박의 정신 파괴를 얘기하면서 "뇌과학 측면에서 보면 도박 중독과 이념 중독이 비슷한 점이 있다"고 했다. 흥미로우면서도 무겁게 다가온다. 한국 사회에 던지는 경고 아닌가.언뜻 도박과 이념을 연결 짓는 것은 무리(無理)로 보인다. 도박과 달리, 이념을 따르는 게 불법도 아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현실로 들어가면 도박만큼이나 이념 중독의 위험성을 보게 된다. 이념으로 무장한 세력들이 지금 대한민국을 어떻게 만들고 있나. 서로 다른 세상을 만들고 있다. '태극기 부대'나 '개딸(개혁의 딸)'이 다 그렇다. 지난 16일 국회 법사위에서 나온 말도 이념의 무서움을 보여준다.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날이다.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시중에 '악(惡)은 이렇게 거침없이 자기 길을 걷는데 선(善)은 왜 이렇게 끊임없이 자기를 증명해야 하는가'라는 얘기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 진영을 '선', 검찰과 집권 여당을 '악'으로 규정한 것이다.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음을 고백한 꼴 아닌가. 묻고 싶다. 도대체 무엇이 선이고, 악인가. 선악을 판가름하는 도덕적 기준은 무엇인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비리 혐의로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민주당을 구속하려는 게 아니다. 이 대표가 개인적으로 법정에서 다투면 된다. 선악이나 도덕을 걸고넘어질 문제가 아니다. 이념에 중독되면 망상(妄想)에 사로잡힐 수 있다. 망상은 자기 확신이자 기만이다. 왜곡된 세계를 현실로 믿는 게 망상이다. 이념 중독자들에게 우리 편은 절대 선이다. 우리 편이면 어떤 잘못을 하더라도 지켜주겠다며 맹목적으로 신뢰한다. 상대 진영은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절대 악 '사우론'일 뿐이다. 문득 문재인 전 대통령이 떠오른다. 문재인 정부 시절 이른바 '대깨문'들은 "우리이니 마음대로 해"라고 외쳤다. 그 결과가 어땠나.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졌다. 지금 민주당 일부 세력들이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속된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 정무실장에 대한 민주당 정성호 의원의 회유 논란도 연장선상에 있다. 정 의원은 "이대로 가면 (다음 대통령에) 이재명이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죄가 있더라도 덮어질 것이라는 뜻으로도 읽힌다.국민의힘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대통령 탄핵' '대통령 탈당' '당정 일체' 논란이 불편하기 짝이 없다. 이견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딱딱한 생각'이 국민의힘을 무겁게 짓누르는 모양새다. 이념이나 고정된 사고는 위험하다. '나만이 옳다'고 믿으면 세상을 이분법으로 바라보게 된다. 내로남불이 된다. '나도 틀릴 수 있다'고 인정해야 새로운 길이 열린다. 편집국 부국장조진범 (편집국 부국장)
[조진범의 피플] '한국뇌신경과학회장' 문제일 디지스트 뇌과학과 교수 "컴퓨터와 달리 인간 뇌는 바꾸지 않아도 고사양 될 수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문제일 뇌과학과 교수가 최근 제24대 한국뇌신경과학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한국뇌신경과학회는 1997년 한국신경과학회와 한국신경생물학회가 통합되어 설립된 국내 최대 뇌과학 분야 학술단체다. 해마다 정기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과학자들에게 국내 및 국제 연구 동향을 소개하고, 학술정보를 교류한다. 문 교수는 물리학이나 화학 등의 학문과 비교할 때 지금의 뇌과학 연구 수준을 '태동기'라고 했다. 그만큼 역사가 짧다. 국내에서 뇌과학을 독립된 학과로 처음 만든 학교는 디지스트이다. 문 교수는 "기원전 히포크라테스가 뇌는 인간의 지성과 감정을 관장하는 기관이라고 언급한 이래 1906년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 교수가 뇌 구조 및 시냅스 관찰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한 것을 보면 인류가 뇌를 연구한 지는 오래됐는데, 하나의 학문으로 체계화된 건 1982년이다. 당시 신경약리학의 대가인 솔로몬 스나이더 교수를 중심으로 미국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에 신경과학과가 생겼는데, 세계 최초의 뇌과학 독립학과였다"고 말했다. 뇌과학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이 급속도로 진화하면서 인간의 뇌를 대체할 수 있느냐를 놓고 이런저런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디지스트 대학원장실에서 문 교수를 만났다. 문 교수는 뇌과학을 크게 4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신경생물학, 의약학, 인지과학, 뇌공학을 합쳐 뇌과학으로 부릅니다. 아주 간단하게 구분하자면 치매를 연구한다면 의약학 분야 연구자, '신경세포가 어떻게 생겼어요'를 연구하면 신경생물학 분야 연구자,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을 연구한다면 인지 과학 분야 연구자, 일론 머스크가 개발하는 뉴럴링크 같이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기를 개발하는 사람은 뇌공학 분야 연구자입니다. 대부분의 뇌과학자는 이 4개 분야를 융합한 연구를 하는 것이 보편적인데, 예를 들어 저는 신경생물학 기반으로 의약학 분야 연구를 하면서 후각에 관련된 인지과학 연구를 포함합니다." 뇌 발달, 감성훈련과 운동 중요"어린 아이에겐 찰흙 놀이가 큰 도움 손가락 촉감센서 나노패턴이 뇌 자극 미술이나 음악 감상도 굉장히 좋아 성인도 감성적 부분 잘 컨트롤해야 신경전달물질 촉진 약물 개발되면 일반인이 초능력 갖는 것도 가능해"▶어릴 때 뇌를 발달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태어날 때 이미 대부분이 세팅된 동물들과 달리 사람은 비교적 백지상태로 나온다. 이후 뇌의 기본적인 하드웨어는 4~5세에 완성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인간은 태어날 때 약 250g의 뇌를 가지고 태어나며 4~5세가 되면 성인의 뇌와 거의 유사한 1.3㎏의 뇌를 갖게 된다. 백지상태의 뇌에 뭘 그릴까, 뭘 할까는 온전히 부모의 몫이다. 조기 교육 얘기를 많이 하는데,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태어나서 4~5세 때까지는 뇌 안에 신경세포가 많아진다. 이후에는 줄어든다. 즉 4~5세 때까지만 팽창하고, 그다음부터 선택적으로 필요한 것만 남긴다. 따라서 4~5세 이전 형성된 회로에 담긴 지식적 경험은 의외로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그러니 4~5세 되면 외워놓은 게 소용이 없을 수 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3세 때를 기억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두 가지 케이스다. 환생을 했거나, 부모가 심은 기억이다. 성인의 뇌로 전환되는 선택의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정서적 경험이다. 다양한 정서적 경험을 통해 뇌 속 네트워크나 회로를 형성하게 된다. 정서적 경험이 풍부하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을 잘 받을 수 있는 회로가 된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뇌의 영역(전두엽)은 25세까지 꾸준히 발달하므로 이러한 회로 형성은 올바른 자아 형성에 매우 중요하다."▶뇌를 발달시키는데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인가."뇌 가소성 때문이다. 컴퓨터와 뇌를 많이 비교하는데, 컴퓨터는 고사양이 나오면 신품으로 바꾸지만 사람은 바꾸지 않아도 고사양이 될 수 있다. 7세가 중요하다. 그 시기에 시냅스(신경세포의 접합부)를 정리해 앞으로 살아갈 기본적인 회로를 만든다. 자아가 생긴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7세가 되면 하드웨어로서의 뇌는 더 이상 커지지 않는다. 그리고 뇌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위축된다. 어른들이 농담으로 '골 빈 놈'이라고 말을 하는데 틀린 게 아니다. 그저 MRI가 없던 옛날에 어른들이 골이 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신기하기도 하다."▶영화 '리미트리스(Limitless)'를 보면 알약 하나를 먹고 뇌의 한계를 뛰어넘어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되는 모습이 나온다. 가능하나."가능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면 일반적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집중력이 높아져 의욕이 샘솟고 흥미로운 것을 찾게 된다. 따라서 이런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촉진하거나 분해를 저하하는 약물을 만든다면 일반인의 능력을 초월하는 능력을 발휘하는 약물 개발도 가능할 수 있다."▶뇌를 발달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감성 훈련과 운동을 해야 한다. 어린아이들은 찰흙을 가지고 노는 게 좋다. 외국에서 레고를 개발하여 아이들이 갖고 놀도록 하는 것과 비슷하다. 흙은 손가락 촉감센서들의 나노 패턴을 자극하여 뇌를 자극한다. 의식하고 자극을 받으면 피곤해지는데, 무의식적으로 받는 자극은 덜 피곤하다. 아이들이 흙장난을 할 때는 아무런 생각을 안 하지 않나. 감성을 자극하는 미술이나 음악 감상도 굉장히 좋다. 성인도 똑같다. 감성적인 부분을 잘 컨트롤 해야 한다. 아이들과 음악회나 미술관에 다니는 것을 추천한다."▶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훈련은 무엇인가."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 경험이 다양성을 생기게 하고,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을 때 많은 관점으로 보게 된다. 창의 회로는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누가 만들어 줄 수 없다. 또 머리를 잘 쉬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쉬는 시간을 잘 관리해야 한다. 쉬는 시간 중에 가장 긴 게 수면이다. 자정부터 새벽 2시에 깊은 잠을 자야 한다. 뇌는 잘 때 제일 활발해진다. 자고 있는 동안 낮의 활동 중 뇌에 생긴 독성물질이나 대사물질 부산물들을 청소하여 깔끔하게 정리한다. 자기 전 휴대폰을 안 봐야 한다. 휴대폰 화면의 빛이 깊은 잠을 방해한다. 명상도 좋다. 명상을 할 때 창의성과 관련된 감마파가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창의 회로'는 스스로 만드는 것"다양한 경험이 관점의 다양성 키워 피로한 머리 잘 쉬게 하는 것도 중요 수면 직전 휴대폰 사용 피하고 명상 자정~새벽 2시 사이 깊은 잠 들어야 AI 아직 지혜가 아닌 정보제공 수준 언젠가는 뇌처럼 작동할 수 있을 것"▶인공지능은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인공지능은 보편적인 툴(tool)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에는 약인공지능과 강인공지능이 있다. 약인공지능은 어떤 특정한 한 가지 분야의 주어진 일을 인간의 지시에 따라 수행하는 인공지능이며, 제한된 기능을 뛰어넘어 인간의 지성을 컴퓨터의 정보처리능력으로 구현한 시스템이 강인공지능이다. 약인공지능 예로는 로봇청소기를 생각하면 된다. 강인공지능은 사람 쪽에 가까운 것이다. 최근 화제가 된 오픈AI사의 챗GPT처럼 사람처럼 채팅하고, 사람한테 얘기해 주고, 소설 쓰는 식으로 점점 사람 쪽에 다가오는 건데 윤리적인 문제들이 많이 생긴다. 아직은 강인공지능이라도 이미 제공된 정보를 정리하여 우리에게 돌려주는 수준이다. 정보 수준이지, 지식이나 지혜 단계는 아니다. 아직 인공지능에는 왜(why)라는 게 없다. 즉 질문에 답을 하고 요청한 업무를 하지만 스스로 질문을 하고 답을 하는 수준은 아니다. 언젠가 가능하겠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후각 전문가로서 후각과 뇌의 관계는 어떤 것인가."후각은 오감 중에서 감정과 가장 밀접하게 닿아 있다. 후각은 냄새를 구별하는 정보처리와 좋고 싫음의 감정처리, 두 가지를 포함한다. 지능(정보처리)과 감정을 다 가지고 있는 게 후각이다. 맡자마자 고개를 획 돌리게 하는 냄새가 있는데, 생존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뇌는 감각계에서 들어오는 신호를 바탕으로 판단하여 운동계로 신호를 내려보내는데, 쥐에게 고양이 냄새처럼 생존에 밀접한 냄새는 뇌가 정보를 분석하여 판단하기보다 감정적으로 반응하도록 하여 위험에서 벗어나 생존을 유지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부분은 감각 중에 가장 빠르다. 또 자는 동안 예민해지는 게 후각이다. 자는 동안 집에서 불이 나면 불을 보고 깨는 사람은 없다. 냄새로 깨거나 뜨거워서 깬다. 평소에는 시각에 비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감각들이 자는 동안 예민하게 작동한다. 냄새가 안 날 때 편안하게 잘 수 있다. 처음에는 잠자기 좋은 냄새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잠을 깨게 하는 냄새가 된다." 편집국 부국장 jjcho@yeongnam.com문제일 교수는문제일(60) 교수는 디지스트 1호 교수이다. 디지스트가 학사부로 전환을 결정한 2009년 당시 가장 먼저 영입됐다. 후각 전문 뇌과학자이다. 현재 디지스트 대학원장이자 교육부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의 지원을 받는 후각융합연구센터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대구시와 함께 향기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향기산업 선진국 프랑스의 향 연구전문가도 문 교수와 국제협력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연세대 생화학과 출신으로 영국 런던 임페리얼칼리지에서 신경생물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으로 건너가 후각 분야에 천착했다. 경북대 치의학 전문대학원에서 신경과학 교수로도 활동했다. 뇌과학자가 된 동기가 재미있다. 초등학교 시절 외우는 게 싫어서 뇌과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문 교수는 "책 내용을 외우지 않고 필요할 때만 꺼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게 뇌를 연구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암기를 싫어했지만, 고교 시절 공부를 잘했다. 문 교수는 "수학 문제 해설집을 달달 외웠다. 나름 수학 성적이 좋아 수학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산수를 잘하는 것이었다. 요즘 학생들에게 뇌를 기반으로 교육 이야기를 하는데, 그건 바로 나에 대한 참회록"이라고 웃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뇌과학을 소개하는 책도 냈다. '달콤 쌉쌀한 생활밀착형 뇌과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나는 향기가 보여요'이다.문제일 뇌과학과 교수가 디지스트 대학원장실에서 뇌과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진범 편집국 부국장
[월요칼럼] '좌우 날개'를 함부로 말하지 말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 헌법 본문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문장이다. 헌법을 공부하지 않더라도 많은 국민이 알고 있는 헌법 제1조 제1항이다. 뜻도 쉽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게 민주(民主)이고, 함께 화합한다는 의미가 공화(共和)다. 정치제도로 보면 두 사람 이상이 공동 화합해 정무를 시행하는 일이 공화이다. 과연 그런가. 민주에는 이견이 없다. 선거를 통해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의 권력이 위임된다. 그래서 헌법 제1조 제2항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문제는 공화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면 공화는 헌법에만 나오는 레토릭에 불과하다. 화합을 추구하는 공화 정신은 사라졌다. 화합의 다른 표현은 포용이다. 자신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수용하고 공동의 비전을 향해 함께 나아가는 게 공화인데, 현실은 서로 죽일 듯이 으르렁대고 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정치 성향과 다른 집단을 배척한다. 포용은 언감생심이다. 공화 정신의 실종은 생활에까지 미치고 있다. 올 초 발표된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는 꽤 충격적이다. '정치적인 성향이 다른 사람과 식사 또는 술자리가 불편하다'는 응답이 40.7%에 달했다.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과 본인 또는 자녀의 결혼'에 대해서도 '불편하다'가 43.6%를 기록했다. 진영 정치가 고착화될수록 '생활의 분단'은 심화될 것이다. 이념 대결의 부작용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심각한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브라질에서 벌어진 대선 불복 폭동 사태가 대표적이다. 브라질 대선에서 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에 들어가서 폭동을 일으켰다. 불과 2년 전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모두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수용하지 않은 태도에서 비롯된 일이다. '새는 좌우 날개로 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 습관적으로 내뱉는 말이다. 통합과 균형을 강조한 말인데, 정작 상대 진영에만 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은 채 상대방에게만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집단적으로 사고하면서 좌우 날개를 거론하는 것은 가당찮다. 집단사고는 도덕적 환상에 빠지게 한다. 집단의 이념을 도덕 기준으로 착각해 개인은 판단하지 않게 된다. 상대 진영은 자연스럽게 악마화된다. 동조현상도 집단사고의 폐해다. 집단에 속해 있으면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어렵게 된다. 오히려 극단의 언어로 이념의 종이 되길 자처한다. 결국 진영 내의 다양성은 사라지게 된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를 양분하고 있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모습이 그렇다. 상대 진영의 주장을 헛소리 취급한다. 당내에서 나오는 다른 목소리도 '내부 총질'로 규정하고 있다. 집단사고를 지지자들에게 주입하며 대한민국을 갈라놓고 있다.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날갯짓의 본질은 의지와 방향성에 달려 있다고 했다. 좌우 날개는 상대 진영을 무너뜨리기 위한 선동 문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집단사고의 측면에서 보면 맞는 말이다. 좌우 날개는 집단이 아닌 개인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집단사고에 빠지지 않고 균형 감각을 가져야 한다. 생활의 불편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상대방을 수용하지 않는 태도에서 나온 좌우 날개나 통합은 허구에 불과하다. 진영에 휩쓸리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대한민국이 공동의 비전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다.조진범 편집국 부국장 조진범 편집국 부국장
[자유성] 돌아온 이준석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흥미롭게 됐다. 6개월 당원권 정지의 중징계를 받은 이준석 전 대표 때문이다. '비윤계'의 중심인 이 전 대표는 책을 출간하고,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내민 김용태 전 청년 최고위원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이 전 대표의 측근인 천하람 변호사(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는 당 대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전 대표의 등장은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양강 구도로 진행되고 있는 대표 선거의 최대 변수이다. 현실적으로 천 변호사가 선출될 가능성은 작지만, 비윤계의 표심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대표 선거는 당원 100% 투표로 진행된다. 또 투표 결과 최다 득표자가 50%를 넘기지 못할 경우, 1위 득표자와 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실시된다. 비윤계의 표심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출판기념회를 갖지 않고 각지를 돌며 독자와의 만남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을 다니면서 던질 이 전 대표의 메시지에 관심이 모인다. 짐작건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에 대한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는 비상이다. 친윤계의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2일 "차기 당 지도부에서는 어떠한 임명직 당직도 맡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위기감의 발로로 읽힌다. 장 의원은 김기현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사무총장을 맡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 전 대표도 진퇴의 기로를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비윤계의 표심이 대표 선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면 이 전 대표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정치판이 참 요지경이다. 조진범 논설위원
[자유성] 챗GPT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잠시 동안 푹 빠졌다.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의 답변은 흥미로웠다. 회원에 가입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한국어도 지원한다. '아내와 어머니가 물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했다. 누굴 먼저 구해야 하나'라고 물었다. 챗GPT는 쉽지 않은 결정이라면서도 "일반적으로 아내를 먼저 구하는 게 더 우선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아내와의 결혼 관계는 생애 중에 가장 긴 시간을 공유하며, 아내를 구하면 가족 전체에게도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Regenerate response(반응 재생)'을 눌렀더니, 반대의 글이 올라왔다. "일반적으로 어머니를 구하는 것이 더 우선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어떠한 결정을 하더라도 상당한 후회와 아픔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고 했다. 사람처럼 생각을 표현한다는 착각마저 들게 했다. 챗GPT의 반응처럼 아내와 어머니 가운데 누굴 먼저 구할 것인지에는 절대적인 규칙이 없다. 챗GPT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투자한 오픈AI에서 만든 인공지능이다. 지난해 11월 말 처음 선을 보였는데, 출시 일주일 만에 사용자가 100만명을 넘겼다. MS는 18일 '애저 오픈AI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애저 고객은 오픈AI의 GPT-3.5, 코덱스,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 '달리(DALL·E)2'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오픈AI의 인공지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정보기술(IT) 업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조진범 논설위원
[자유성] 안도 다다오
안도 다다오(81)는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다. 독학으로 거장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건축가가 되기 전 권투 선수와 트럭 운전사로 일했고, 중고 서적을 읽으며 건축 공부를 했다. '근대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 작품집이 한때 그의 스승이었다. 물과 빛의 조화, 노출 콘크리트 기법으로 유명하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안도 다다오와 서한을 주고받은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김 여사는 2016년 예술의 전당에서 르 코르뷔지에 전(展)을 기획하면서 안도 다다오 특별 세션을 마련한 바 있다. 김 여사는 안도 다다오에게 "한일 양국의 친밀한 교류에 기여하는 인연을 이어가자"고 제안했다고 한다.안도 다다오의 작품은 우리나라에도 꽤 있다. 원주의 뮤지엄 산, 제주의 유민미술관, 서울 LG아트센터 등을 설계했다. 대구에도 생길 뻔했다. 김범일 전 대구시장 시절 이우환 미술관 건립이 추진되면서 미술관 설계를 안도 다다오가 맡았다. 대구시는 2012년 '이우환과 그의 친구들'이라는 명칭으로 성당못 인근에 미술관을 짓겠다고 공식 발표까지 했다. '이우환과 그의 친구들' 미술관 건립은 여러 논란 끝에 결국 무산됐다. 당시 대구 미술계 일부 인사들은 이우환 화백이 미술에 대해 식민사관을 갖고 있다며 비판했고,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 대해서도 일본 정신을 대표한다고 주장했다. 이우환과 그의 친구들 미술관 건립이 '없던 일'이 되면서 대구와 안도 다다오의 인연은 끊겼다. 김 여사와 안도 다다오의 서신 교환을 계기로 '대구에 안도 다다오의 작품이 생겼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라는 궁금증이 든다. 조진범 논설위원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경북대 '내년도 의대 모집정원' 학칙개정안, 법제심의위·학장회의 통과
"더 미루기 힘들어"…계명대·영남대 의대, 13일부터 임상실습 수업
많이 본 뉴스
오늘의운세
닭띠 5월 9일 ( 음 4월 2일 )(오늘의 띠별 운세) (생년월일 운세)
영남생생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