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2025년 정책 시민인식도 조사'에서 상당수 시민이 TK(대구경북) 통합의 중요성을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대구미래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핵심사업은 무엇인가'(1+2순위)라는 질문에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대구경북 행정통합'이라는 답변은 17.0%에 그쳤다. TK 통합을 역점 추진 사업 1순위로 봅은 시민은 7.2%에 불과했다. 이재명 정부가 '20조원 인센티브' 제공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들기 이전의 조사(2025년 11월 27~12월 3일)라, 지금 다시 조사한다면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다만, 윤석열 정부에서 거의 성사단계에까지 이르렀을 정도로 강력하게 통합을 추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쉽기 짝이 없다. TK 행정통합이라는 아젠다가 대구시민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민도 비슷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짐작된다. 경북 북부지역의 반대 분위기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통합의 명분은 충분하다. 수도권 일극(一極) 체제에 대응하는 인구 500만 명의 초광역 경제권 구축, 중앙정부로부터 넘겨받는 240여개의 권한을 통한 강력한 자율권 행사 등 통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차고 넘친다. 대구와 경북의 통합은 단순히 이익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 가만 놔두면 소멸할 지역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특히 경북의 경우 지금의 각자도생 분위기로 간다면 '힘이 약한' 지역부터 차례로 무너질 것이다. 사실 대구와 경북이 통합특별시에 도장을 찍어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을 담은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느냐가 관건이다. 중앙정부가 자신의 권한을 쉽게 넘겨줄 리 만무하다. 온갖 핑계를 댈 것이다.
중앙정부의 예상되는 '방해공작'을 떨치려면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의 강력한 지지가 필요하다. 이제와서 시도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다음 추진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촉박한 통합 스케줄상 그런 절차는 하지 말자는 소리나 다름없다. 다만, 시도민에게 통합이 됐을 때 '삶의 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에 가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인천시의 경우 '1억 플러스 아이 드림' 이란 저출산 대응책을 통해 인천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이에게 태아부터 18세까지 1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대구와 경북이 통합하면 인천과 비슷한 정책을 펼 수 있는 돈을 확보하게 된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통합의 당위성만을 강조할 게 아니라, '통합되면 나한테 어떤 이익이 되는지'에 대한 시도민의 질문에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진범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