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경북대병원 응급실 근무를 시작하면서 그의 선택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포항 출신으로 경북대 의전원을 졸업한 그는 의정 갈등 이후 울릉군 보건의료원 근무 등을 거쳐 대구 지역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경북대병원에서 진료를 이어가게 됐다. 그래픽=생성형 AI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둘러싼 의정 갈등의 중심에 섰던 박단 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경북대병원 응급실에서 근무를 시작하면서 그의 선택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책 투쟁 전면에 서 있던 그가 수도권이 아닌 대구 거점병원 응급의료 현장으로 향했다는 점에서 의료계 안팎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8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위원장은 지난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부터 경북대병원 응급실로 출근한다"는 글을 올리며 근무 사실<영남일보 3월5일 온라인 단독 보도>을 알렸다. 이어 의사 가운과 출입증, 근무복 사진도 함께 게시하며 의료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조용히 전했다.
그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의정 갈등 당시 보여준 상징성 때문이다. 그는 2024년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 당시 대전협 비대위원장을 맡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맞선 전공의 집단 행동을 이끌었다. 정부 의료 개혁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던 시기 의료계와 정치권의 시선이 동시에 집중됐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수도권이 아닌 경북대병원을 선택한 배경을 두고 의료계에서는 몇 가지 요인을 거론한다.
우선 지역과의 인연이다. 박 전 위원장은 포항 출신으로 포항제철고를 졸업한 뒤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를 거쳐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의학 교육을 받았다. 경북대병원은 의전원 교육 병원이기도 한 만큼 사실상 모교 병원에 해당한다.
박단 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영남일보 DB>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사로서의 출발점과 연결된 의료기관에서 다시 진료를 이어가려는 선택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진로 상황 역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모집에 지원했지만 최종 합격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후 울릉군 보건의료원 응급실 등에서 근무하며 임상 경험을 쌓아왔다.
수련 과정 복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응급의료 현장에서 역할을 이어가려는 선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역 의료계와의 관계 역시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 전 위원장은 그동안 대구시·경북도의사회와 비공식 교류를 이어왔고, 경북대병원 교수진과도 비교적 원활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의료계의 이해와 협력이 뒷받침되면서 대구 의료 현장에서 활동을 이어가게 됐다는 시각도 있다.
의료계에서는 의정 갈등의 상징적 인물이 다시 환자 진료 현장에 서게 됐다는 점 자체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경북대병원 교수로 재직하다 퇴직 후 대구 달서구에 개원한 A 의학박사는 "의정 갈등 당시 전공의 집단행동을 이끌었던 사람이 지역 응급의료 현장에 들어온 것은 의료계에도 여러 함의를 던진다"며 "정책 갈등의 중심에 있던 의사가 실제 의료 공백이 나타나는 응급실에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그 경험이 향후 의료 정책 논의에서 어떤 시각으로 이어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은 영남일보와의 인터뷰 요청에 진료 등 사유로 거절했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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