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이 지난달 19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구정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영남일보DB
6·3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저울질하던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이 결국 의지를 접었다.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이라는 중대 사안을 앞두고 개인의 정치적 선택은 뒷순위라는 판단에서다.
이 구청장은 2일 '포기 선언문'을 통해 "대구의 더 큰 미래를 위해 대구시장 출마를 진지하게 고민해 왔으나,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이라는 태풍 같은 상황을 맞으며 숙고 끝에 출마를 내려놓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 구청장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불출마 결단의 가장 큰 배경으로 행정통합을 꼽으며 "완벽한 해법은 아니지만 분명 지방소멸로부터의 '탈출구'는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통합 논의의 핵심으로는 '규모의 경제'와 '권한 이양'을 꼽았다. 그는 "행정 규모를 키우고, 그 과정에서 중앙정부로부터 더 많은 권한이 지방으로 이양돼야 한다. 지역의 실정을 훤히 꿰뚫어보는 지방정부가 이 권한을 잘 활용한다면 수도권 1극체제에 대항하는 경쟁력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통합 이후의 갈등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이 구청장은 "통합 이후 대구와 경북 행정가들 간의 충돌이나 이해관계 갈등은 분명히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통합 이후가 더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서로 경쟁하고 다툴 때가 아니라, 지역의 모든 역량을 한 곳에 모아 살아남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할 시점"이라며 "갈등을 조정하고 설득하며, 개인의 이해를 내려놓을 수 있는 헌신적인 리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구청장은 이러한 인식이 대구시장 출마를 포기하게 된 직접적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구조적 과제 앞에서 한 개인의 정치적 선택을 앞세우는 것이 과연 맞는지 스스로에게 물었다"며 "통합 논의의 방향과 지역의 이익을 지켜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구청장의 이번 불출마 선언이 6·3 지방선거의 구조적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TK 행정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차기 지방선거가 '대구시장'이 아닌 '대구경북 통합단체장'을 선출하는 방식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경우 유권자 규모는 약 235만 명 수준의 대구에서 약 500만 명에 달하는 대구·경북 전체로 확대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기초단체장 출신 인사가 광역단체장에 도전하기에는 조직력과 인지도 측면에서 진입장벽을 크게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 구청장은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면서도, 당분간 달서구청장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 당장은 특정한 정치 일정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며 "10년간 믿고 지지해준 달서구민들과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했다. 이어 "지역을 위해 헌신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 역사적 전환기일수록 말보다 행동으로 책임을 보여주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경모(대구)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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