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가구당 자산 규모가 서울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대구의 아파트 단지들. <영남일보DB>
대구 수성구에서 15년째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모(52)씨의 하루는 밤늦게 끝난다. 오후 장사를 준비해 문을 열고 배달 주문이 몰리는 저녁 시간을 지나면 자정이 다 돼서야 가게 불을 끈다. 매출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남는 돈은 기대만큼 늘지 않았다. 그는 "가게는 계속 돌아가는데 인건비랑 재료값이 올라 예전처럼 저축이 쉽지는 않다"며 "그래도 월급 받는 직장보다 내 장사가 낫다고 생각해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시·도민의 자산 및 소득 규모가 서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뿐 아니라 전국 평균에도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구 자영업자의 사업소득이 특·광역시 중 1위를 기록해 주목된다.
국가데이터처가 4일 발표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대구지역 가구당 자산 규모는 4억2천217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평균(5억6천678만원)보다 1억4천만원가량 낮은 액수이며, 서울(8억3천649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경북의 가구당 자산도 3억9천590만원에 그쳐 전국 17개 시·도 중 13위에 그쳤다.
부채 규모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대구의 가구당 부채는 7천532만원으로 8대 특·광역시 중 6위였고, 경북은 5천649만원이었다. 전국 평균 부채(9천534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대구 3억4천865만원, 경북 3억3천95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역 가계의 재무 위험이 비교적 낮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동시에 자산 확대를 위한 투자 규모 역시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 자산 증가 속도는 수도권에 비해 완만한 흐름을 보였다.
소득 수준에서도 격차가 확인됐다. 대구 가구당 평균 소득은 6천537만원으로 전국 평균(7천429만원)보다 약 900만원 낮았다. 근로소득은 3천786만원으로 전국 평균(4천747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경북 역시 가구당 소득 6천490만원, 근로소득 3천567만원으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사업소득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대구의 가구당 사업소득은 1천257만원으로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자영업 비중이 높은 지역 경제 구조가 통계에도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실제 박씨처럼 자영업을 기반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가구가 적지 않다. 그는 "대출은 크게 늘리지 않고 장사를 유지하는 게 목표"라며 "큰돈을 벌기보다는 꾸준히 버티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전국적으로는 자산 격차가 더 벌어졌다. 3월 기준 국내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4억7천144만원으로 1년 전보다 5.0% 증가했다. 하지만 순자산 5분위(상위 20%) 가구의 평균 자산은 17억4천590만원으로, 1분위(하위 20%) 가구 3천890만원의 44.9배에 달했다. 지난해 42.1배보다 격차가 확대됐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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