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궁화호 열차가 선로 인근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을 치는 사고가 발생한 19일 경북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코레일 등 관계자들이 사고가 난 선로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열차 접근 경보 앱이 작동했지만 대피할 여유도, 공간도 없었습니다."
19일 오전 10시 55분쯤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철로변에서 동대구발 밀양행 무궁화호 충돌 사고로 부상은 입은 한국구조물안전연구원 소속 성모씨(60대). 다행히 성씨는 심각한 부상은 입지 않았지만 정신적 충격이 매우 커 보였다. 경산 세명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성씨는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긴박했던 사고 당시 순간을 설명했다.
성씨는 이날 오전 경부선 철로 시설물 안전점검을 위해 작업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이 작업은 최근 폭우로 경부선 청도지역 시설물의 피해나 사전 안전조치가 필요한 곳이 없는지 점검하기 위해 진행됐다.
성씨는 "철도 관련 일을 한 지는 30년이 넘었고, 철도운행안전 관리자는 7년 정도 됐다"며 "한달 정도 철도 시설물 안전점검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오늘이 작업 첫 날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오전 10시 40분쯤 (철도공사측) 승인을 받은 뒤 출입문(43문)을 통해 선로 안쪽으로 들어가서 작업 현장으로 이동 중에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7명이 일렬 종대로 앞쪽을 보고 걸어가는 와중에 열차를 미처 보지 못하고 열차와 부딪쳤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 장소까지는 한 300~400m 걸어가야 하는데 선로 바깥쪽으로 이동하다가 비탈면에 좁아지는 구간이 있어 선로 위로 이동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안전 장치는 있었지만 사고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열차가 접근을 하면 '열차 접근 경보 앱'이 울리고 열차가 오는지 봐주는 사람도 있는데 사고 지점은 커브 구간인데다 나무가 우거져서 시야가 많이 가려졌다. 사고 당시에 경보 앱도 작동은 했는데 대피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고 대피할 공간도 없었다"고 했다.

박성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