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기상청)·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0여년간 답보 상태에 있던 '대구 취수원' 문제가 낙동강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기존 해법으로 제시된 안동댐 도수로 연결(맑은물 하이웨이)이나 구미 해평취수장 이용이 아닌, 대구 인근의 수자원을 과학적으로 정수해 활용하는 방식이어서 주목된다. 정부가 그동안 지방정부 간 갈등 및 과도한 비용 등으로 논란이 된 대구 취수원 문제에 대해 '현실적 대안'을 선택한 것이란 분석이다. 2면에 관련기사
1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의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대구 취수원 해법에 대해 구체적인 질의를 주고받으며 해법을 모색했다. 먼저 이 대통령이 안동댐이나 구미 해평 등 기존 방안들이 난항을 겪었던 점을 지적하며 "결국 이도 저도 아니고, 인근을 지나는 낙동강의 복류수와 강변여과수를 쓰는 것이 훨씬 더 현실적이고 낫다는 결론에 내부적으로 이르렀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은 "과학적으로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를 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며 "필터링을 거치면 거의 1급수 수준으로 수질이 올라오는 것이 확인됐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에게도 사전 설명을 진행 중이며,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답했다. 정부가 채택한 복류수는 강바닥 밑의 자갈·모래층을 흐르는 물을, 강변여과수는 강변의 퇴적층을 통해 자연 여과된 물을 뜻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후에너지환경부 보고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중으로 대구 현지에 '파일럿 플랜트(시험시설)'를 건설해 실증에 착수한다. 김 장관은 "시민들이 정수 과정을 눈으로 직접 보고 검증할 수 있도록 한 뒤 본격적으로 취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바닥에 일종의 필터 기능을 추가해 취수하면 표층수보다 훨씬 깨끗하다는 것이 이미 실증됐다"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결정으로 홍준표 대구시장 시절 추진된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이 백지화할 전망이다. 김 장관은 "취수원과 거리가 가까워 송수관을 새로 만들 필요도 없다"며 "차라리 그 예산을 (대구 수돗물의 원수인) 낙동강 본류의 수질을 원천적으로 개선하는 데 쓰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뒤 "결론이 났으면 식수 문제로 맨날 고생하는 대구시민들을 생각해서 신속하게 집행해 달라"며 김 장관에게 독촉했다. 이어 "이 문제가 해결되면 울산의 울주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 등 물과 얽힌 복잡한 현안들이 모두 해결되는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기후부 역시 대구 물 문제 해결을 모델로 삼아 향후 부산의 식수원 문제도 유사한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TK큐] 보이지 않는 사람까지 생각한 설계…웁살라의 이동권](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12/news-m.v1.20251215.bfdbbf3c03f847d0822c6dcb53c54e24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