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미 <주>삼양컴텍이 K2전차에 방탄장갑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사진은 폴란드와 약 65억 달러(약 9조1천억원) 규모의 제2차 이행계약을 체결한 현대로템의 K2전차. <국방부 제공>
지난주 약 65억 달러(약 9조1천억원) 규모의 'K2전차 2차 폴란드 수출 계약'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북 구미 방산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영남일보 취재 결과, 특히 K2전차에 방탄장갑을 독점 공급하는 <주>삼양컴텍은 코스닥 상장 준비를 마치는 등 글로벌 시장을 넘보고 있다. K2전차 방탄장갑의 50%가 구미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1962년 설립된 삼양컴텍은 대한민국 최초로 방탄복을 개발하며 국내 방탄산업을 개척해 왔다. 2006년 인수합병을 거쳐 현재 지상·항공 장비 및 개인방호에 이르는 전방위 방탄 솔루션을 제공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방탄 소재 기술과 제품 경쟁력을 갖고 있다. K2 전차 외에도 차륜장갑차, 소형전술차, 다연장로켓 천무, 수리온 헬기 및 소형 무장헬기에 방탄장갑을 공급하고 있다.
삼양컴텍에 따르면 K2전차의 폴란드 수출을 비롯한 K-방산 수요 증가로 최근 3년(2022~2024년) 매출은 연평균 58%, 영업이익은 454% 증가했다. 2025년 1분기 매출은 300억원, 영업이익은 56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 37.4%와 287.3% 성장했다. 현재 가장 매출 비중이 큰 제품은 K2전차용 방탄장갑이다. 지난해 전차용 특수장갑 매출액은 82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8.1%를 차지했다. 특히 2022년 6.3%에 불과하던 수출 비중이 2023년 40%, 2024년 41%까지 확대됐으며 올해 1분기에는 수출 비중이 내수 비중을 뛰어넘었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코스닥 상장도 앞두고 있다. 김종일 삼양컴텍 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삼양컴텍은 방탄 분야에 특화한 기술력과 양산설비의 구축, 생산능력 확장으로 K-방산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해 왔다"며 "이번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최첨단 방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해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 방탄 기술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2전차는 핵심 부품인 파워팩(엔진 가속기)의 국산화에도 성공해 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판매처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미시 방산업계 관계자는 "구미는 12조원의 중동 수출계약을 체결한 천궁-II 미사일을 생산하는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있는 국내 방위산업의 중심도시"라며 "방산혁신클러스터로 지정된 구미 방위산업 생태계가 더욱 확장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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