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그룹과 JSW그룹이 최근 인도 뭄바이에서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JSW 그룹 아룬 마헤쉬와리 이사, 자얀트 아차리야 사장, 포스코홀딩스 이주태 사장, 포스코 신성원 경영기획본부장.<포스코 제공>
포스코그룹이 글로벌 철강 수요 중심축으로 떠오르는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인도 뭄바이에서 현지 1위 철강사 진달스틸(JSW) 그룹과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HOA)를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체결된 포괄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한 단계 발전시킨 것으로 단순한 협력 의지를 넘어 구체적인 사업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사의 협력은 인도 동부 오디샤주를 중심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이 지역은 철광석과 석탄 등 자원이 풍부하고, 항만·물류 인프라가 발전해 있어 제철소 입지로서 경쟁력이 뛰어나다. 현재 부지 타당성 조사가 막바지에 이르렀으며, 빠른 시일 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포스코와 JSW는 현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인허가 절차를 조율하며 조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관제철소의 계획 생산 규모는 연간 600만t으로, 이는 초기 검토안보다 100만t 확대된 수치다. 인도 철강 수요는 최근 3년간 매년 9~10%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인도 정부가 인프라 확충과 제조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장기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이에 포스코는 초기부터 대규모 설비를 구축해 시장 점유율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투자 구조는 포스코와 JSW가 각각 50% 지분을 보유하는 동등한 파트너십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는 두 회사가 대등한 지위를 유지하면서 기술과 자본을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양사는 최고 경영층이 직접 참여하는 정기 교류회를 신설해 협력의 투명성과 실행력을 높일 방침이다.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인도는 글로벌 철강산업의 핵심 성장축"이라며 "한국과 인도의 대표 철강기업이 협력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양국 산업의 동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JSW그룹 역시 "포스코와의 협력은 인도의 지속적 수요 증가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회"라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프로젝트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강조해 온 '철강경쟁력 재건' 전략과 맞닿아 있다. 그는 그룹의 7대 미래혁신과제 중 하나로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제시하며 국내외에서 균형 잡힌 투자를 이어왔다. 국내에서는 수소환원제철 연구개발, 인공지능·로봇 기술 기반의 인텔리전트 팩토리 전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하는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 유지에 필수적이다.
해외 전략은 북미와 인도를 축으로 한 '완결형 현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포스코는 지난 4월 현대차그룹과 미국 루이지애나주 제철소 합작투자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자동차산업과 철강산업의 긴밀한 연계 구조를 기반으로 한 신성장 모델로, 인도 협력과 함께 포스코 해외전략의 양대 축을 형성한다.
글로벌 철강시장은 보호무역주의 강화, 경기 둔화, 탈탄소 압력 등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포스코는 이를 '위기이자 기회'로 규정하며, 핵심사업의 본원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시장 선점을 병행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인도 협력은 이러한 전략의 구체적 성과로, 세계 철강업계가 주목하는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단순한 합작사업을 넘어 철강산업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한국과 인도의 대표 기업이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친환경 제철기술과 소재 분야에서도 협력의 폭을 넓혀 양국이 공동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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