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지역에 위치한 아우크스부르크 국립섬유산업박물관 전경. |
섬유박물관에는 과거에 사용했던 기계가 전시 중이다. |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국립섬유산업박물관의 과거 모습이 전시돼 있다. 섬유박물관은 1836년 세워진 양모 직물 공장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국립섬유산업박물관 기념품 가게에서 산업시대의 방식대로 천을 짜고 있는 모습. |
과거 섬유산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당시 방적 기계 운영 방법 등을 보여주고 있다. |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국립섬유산업박물관은 다양한 전시회, 강연들을 열어 현재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이러한 보존을 통해 그 지역의 성장 과정은 물론 발전상까지 들여다 볼 수 있다. 경북의 다양한 마을은 농·산·어촌 등 다양한 전통 생업 형태와 생활 문화를 간직한 지역이다. 독일의 섬유박물관 벤치마킹을 통해 인구 감소, 소멸 위기에 처한 경북 마을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민해 볼 수 있다.
◆1836년식 양모직물공장이 섬유박물관으로
아우크스부르크는 1990년대까지 독일 섬유 산업을 떠받쳐왔던 중심지였지만 국제화 여파 등으로 섬유 기업들과 공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2010년 문을 연 섬유박물관은 이 지역의 마지막 공장이 문을 닫았을 때 설립됐다. 사라져가는 지역의 옛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이는 당시 섬유산업 종사자들과 공장, 회사, 정치권 등 시민사회가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섬유박물관 설립을 위해 아우크스부르크 시, 바이에른 주 정부도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바이에른 주는 오늘날까지 섬유박물관의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섬유박물관이 위치한 곳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크다. 1836년 세워진 '양모 직물 공장'을 활용해 섬유박물관을 만들었다. 이곳은 최초의 현대식 직물 공장이다. 공장 건물, 창문 등의 모습을 손대지 않고 그대로 살린 형태로 섬유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산업시대처럼 베틀로 천 제작 및 판매
사람, 기계, 유행. 섬유박물관의 주요 키워드다. '사람'과 '기계'를 통해 과거 산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자신들이 사용했던 방적기계 운영 방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섬유박물관은 1년에 약 10만 명이 방문한다. 가장 인기 있는 테마는 '유행'이다. 섬유박물관에서는 최신식 방적 기계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등을 전시하고 있다. 또 방문객들에게 산업 시대가 어떠한 모습이었는지도 보여준다. 그리고 과거의 모습이 현재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이야기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섬유 제작 과정과 섬유와 관련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 등을 일목요연하게 훑어볼 수 있다.
카르멘 슈바르츠뮐러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국립섬유산업박물관 언론홍보 담당자가 영남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
이곳의 기념품 가게도 눈길을 끈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옛날 방식으로 물건을 만들어 판매 중이다. 방문객들은 베틀을 통해서 천을 만드는 과정, 산업시대의 기계로 천을 짜는 모습 등을 관람한 뒤 그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물건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카를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국립섬유산업박물관장이 박물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카를비(Karl B) 섬유박물관 관장은 "과거의 기록을 미래 세대까지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부, 지역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카를비 관장은 "섬유박물관은 물론, 직원들도 바이에른 주 정부에 소속돼 있다"면서 "이러한 점은 큰 강점이다. 일례로 코로나19 때 방문객 수가 줄었는데 바이에른 주가 지원을 아끼지 않아 계속 운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의 기록이 이어지고 관람객들이 계속 찾아오는 섬유박물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현재의 문제점에도 적극적으로 반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섬유박물관에는 과거와 현재 섬유 관련 전시를 볼 수 있다. |
카를비 관장은 "섬유박물관은 과거의 유명한 유산들을 단순히 돌아보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과거로부터 현재와 미래의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점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지만 운영과정에서 있어 늘 고민한다"고 말했다. 또 "과거의 유산들이 앞으로 어떻게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관람객들과 함께 풀어가는 게 중요한 숙제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제들을 발굴하고 오늘날 가장 중요한 주제들을 다루기 위해 직원들과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노력의 하나로 섬유박물관은 다양한 전시회, 강연을 선보이고 있다. 또 오래된 옷과 소재를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등을 소개하는 업사이클링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티셔츠에 나만의 메시지를 인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워크숍도 방문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와함께 독일 소설가 초청 강연 등 연중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린다. 오늘날 중요한 의제를 함께 논의하려는 시도이다.
글·사진=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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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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