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봉화 재산면 시설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는 수박. 경북도 제공

경북 봉화 재산면 농가들이 땀 흘려 키운 수박이 출하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수박농사 대박 나서 작목회 사람들 모두 다 벤츠 끌고 다닙니다." 경북 봉화 재산면에서 수박·토마토 이모작 농장을 운영 중인 김윤하 재산수박토마토작목회 농업법인 대표는 하루하루가 신바람 난다. 총 26개 농가가 합심해 조성한 봉화 재산지구 시설하우스(21㏊)가 말 그대로 대박을 쳤기 때문이다. 최근 수박 시세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작목회 농가당 조수익이 4억원 이상 발생했다. 넓은 면적을 보유한 농가 6곳은 10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했다.
같은 면적의 일반 노지에서 수박을 재배하면 ㏊당 9천만원 정도의 소득이 발생하지만, 이곳처럼 수박과 방울토마토를 이모작하면 소득이 3배 이상 높아진다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원래는 평당 5만원 수준으로 소득이 발생했는데, 우리 농가 대부분은 15만원 정도 벌었다"며 "올해 수박농사가 대박 나면서 주변 사람들이 모두 차를 바꾸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봉화 재산지구의 성공이 입소문을 타면서 도시에 있던 자녀들이 돌아오고, 아이들의 울음소리도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봉화 재산지구에는 5명의 승계농이 공동영농에 참여하며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 청년농들은 시설 수박 생산량을 배 이상 올릴 수 있는 수직재배 방식을 도입해 농업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재산지구 황창호 농가는 "서른도 안 된 아들이 가업을 잇겠다고 도시에서 내려와 농사를 짓고 있다"며 "올해 우리 동네에 아이가 3년 만에 2명이나 태어났다"고 했다.
수박 주산지로 손꼽히는 재산면은 밤낮의 기온차가 큰 고랭지 기후로 전국적인 품질을 자랑한다. 출하 물량을 규모화해 가격 협상력에도 장점이 있다. 경북도는 2023년 문경 연순지구 주주형 이모작을 시작으로 공동·특화형 농가를 일선 시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봉화를 비롯한 이모작 농가들의 성공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며 "농업을 하면 성공한다는 인식과 함께 편하게 농사를 지으면서도 소득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