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휴가철인 지난달 26일 대구국제공항 주차장이 여행객 차량으로 가득하다. 영남일보DB.
공항 주차장의 혼잡을 줄이고 이용객 편의를 높이기 위한 '실시간 빈자리 안내 서비스'가 연말부터 전국 주요 공항에 시범 도입되지만 대구국제공항은 이번 사업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용객 편의성 증진에 또 한발 뒤처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영남일보 취재 결과, 한국공항공사는 공항 주차장 내부 빈자리를 센서로 실시간 파악해 국내 내비게이션 플랫폼과 연동하는 '실시간 빈자리 안내 서비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주차장 입구까지만 안내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실제 빈자리까지 실시간 안내함으로써 이용객이 주차공간을 찾아 헤매는 불편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사업은 올해 말부터 김포공항(국제지하, 국제2)·김해공항(P1타워)·청주공항(타워) 등 실내주차장 4곳과 김해·청주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실외주차장 등에서 시범 운영된다. 하지만 대구공항이 이 사업대상지에서 빠지자 볼멘소리가 나온다. 대구공항은 평소 주차시설 부족으로 이용객 불편이 계속 제기돼 왔다. 하루 평균 1만명이 넘는 이용객이 찾지만, 주차 가능 대수는 1천631면에 불과하다. 주차장 혼잡 문제는 인근 도로의 불법주차 문제로까지 번진 상태다. 향후 국제선 노선 회복이 본격화하면 주차난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공항이 이번 사업 선정에서 후순위로 밀리게 된 데는 대구경북신공항 이전 사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 공항에 대한 투자가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대구공항은 노선 활성화를 위한 '스윙브릿지'(탑승교 간 연결 인프라)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신공항 이전 논의와 맞물려 수 년간 진통을 겪었다.
특히 팬데믹 이후 국내 '빅5' 국제공항으로 도약한 청주공항과 비교해 위상과 경쟁력이 보다 더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청주공항은 이번 사업에 포함된 것은 물론 '내 차 찾기' 기능도 추가 도입될 예정이어서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주차 편의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대구공항 측은 "이번 서비스는 김포·김해·청주 등 일부 공항에 시범적으로 먼저 도입해 효과를 가늠하려는 단계"라며 "다만 대구공항은 공항 이전이 예정돼 있어 시설이나 서비스 확충에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전이 예고된 공항 특성상 예산이 수반되는 시설투자나 스마트서비스 도입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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