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틀리텐 야외 박물관은 '기록'을 위해 만들어졌다. 사진은 박물관의 모습을 조각으로 만들어 놓은 것.
글렌틀리텐 야외 박물관은 '집'을 전시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집 내부에는 거주했던 사람들의 정보, 집이 만들어지는 과정 등 다양한 정보가 전시돼 있다.
전시되고 있는 '집'. 해당 집은 과거 작은 호텔처럼 빌려주기도 했었다.
전시 중인 집 내부의 모습.
집 내부에는 과거 거주했던 사람들의 사진 등도 전시돼 있다. 해당 집의 소유자는 증류주를 만들어 팔기도 했다.
박물관은 40헥타르(ha)로 넓은 크기다. 곳곳에 다양한 형태의 집들이 전시 중이다.
가옥을 옮겨오는 모습도 영상으로 상영 중이다.
글렌틀리텐 야외 박물관(Freilichtmuseum Glentleiten)은 독일 그로스웨일(Großweil)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뮌헨에서 아우토반을 달리면 박물관까지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지난 5월 8일 영남일보 취재진이 글렌틀리텐 야외 박물관을 찾았을 때 봄비가 제법 많이 내리고 있었다. 넓은 들판,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인 모습 등이 눈에 들어왔다. 넓은 들판에 있는 소와 양을 보며 평화로운 자연도 느낄 수 있었다.
주민 빠져나간 시골마을 주택 이전 과거의 삶과 거주·생활 양식 보존 살았던 사람, 집 건축 정보도 전시 방·의자 하나까지 모두 아카이브화
3월~11월 운영, 매년 14만여명 방문 인턴십프로그램엔 전 세계서 찾아와
◆글렌틀리텐 야외 박물관, 70 채의 '집' 전시 글렌틀리텐 야외 박물관의 설립 목적은 '기록'이다. 바이에른 북부 주민들이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옛 시골의 모습을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 박물관은 과거 지역 사람들의 삶과 거주 양식, 경제 활동, 생활 양식, 노동, 축제 등을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은 40헥타르(ha)로 넓다.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과거의 삶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다. 산책하며 과거의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수공예품과 과거 사육됐던 동물 관련 전시도 볼 수 있다.
박물관은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운영된다. 박물관이 산에 위치해 비, 눈 등으로 겨울에는 열지 않는다. 9개월 동안 매년 약 14만 명 정도가 이곳을 찾고 있다.
박물관의 가장 특이한 점은 '집'이 전시물이라는 것이다. 과거 바이에른 북부의 집을 그대로 옮겨와 보존 중이다. 70채 정도가 전시되고 있다. 기록에 의미가 있는 가옥 중 증여 방식 등을 통해 전시가 가능한 집들이다.
전시된 가옥에는 거주했던 사람들의 정보, 집이 만들어지는 과정 등 다양한 정보가 제공되어 있다. 일례로 전시 중인 1729년 집은 과거 농부의 소유였다. 나중에는 증류주를 만들어 팔기도 했고 집을 작은 호텔처럼 빌려주기도 했다는 등 기록이 남아 있다. 집 평면도도 함께 전시해 1789년 증축됐다는 정보를 보여주고 있다.
집을 박물관으로 옮긴 후 기존 집터에서는 '고고학적 발굴'도 진행된다. 부지를 파내는 방법을 통해 더 오랜 집이나 다른 것들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글렌틀리텐 야외 박물관 관계자는 "고고학적 발굴을 하다 보면 미신적인 의미가 있는 것들도 나온다. 어떤 집 밑에서는 작은 돼지 뼈들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모두 기록하고 있다"면서 "어떤 집은 창문의 위치가 달라졌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이들 집의 역사와 과거 정보를 모두 알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카이브·인턴십 등 프로그램에 전 세계인 참여 박물관은 '인턴십'을 진행한다. 4주와 6주 코스로 구성된다. 프로그램에는 독일 사람은 물론,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인턴십을 통해 정원에서 동물들과 함께 일하는 '생태 자원 봉사해(Freiwilliges Ecologisches Jah)'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또 역사적인 물품들을 다루거나 방문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업무도 담당한다.
'아카이브'도 박물관의 중요한 요소다. 박물관에 전시 중인 방, 의자 등에는 모두 숫자가 붙어 있다. 해당 숫자들은 자료 저장고에 기록돼 있다. 저장고에는 이 물건들이 어디서 왔는지, 얼마나 오래됐는지, 누가 구매했고 리모델링 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사진 관련 아카이브도 있다. 박물관은 과거 바이에른 북부를 담은 사진 15만 장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사진들은 전시 목적으로 사용되며, 연구 목적으로 다른 기관에 대여도 한다.
◆야외 박물관 만들려면 "야외 박물관의 위치가 가장 중요합니다."
글렌틀리텐 야외 박물관의 얀 보그만(Jan Borgmann) 과학자는 박물관을 만들기 전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해 '위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 지역에 박물관을 세워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지역들은 각기 다른 특색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면서 "지역의 어떤 부분을 보일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 글렌틀리텐 야외 박물관은 최대한 많은 것들을 본래의 모습대로 보여주기 위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접근성'도 중요한 요소라고 조언했다. 얀 보그만씨는 "대중교통으로 박물관을 찾아올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인프라도 잘 구성돼 있어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박물관에서 전시하는 내용도 중요하다. 과거는 물론 최근의 시대상을 박물관이 담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얀 보그만씨는 "앞으로 글렌틀리텐 야외 박물관은 최근 시대상에 대해서도 보여주고자 한다. 그것 역시 바이에른 북부 지역의 모습이기 때문"이라면서 "가솔린 주유소 등 그 시대에 속한 유산들에 대한 전시도 이뤄질 예정이다. 뮌헨 서부지역의 생활사도 보여줄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