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빠진 野人열전 .4] 삼성 일본어 통역 김용성 대리

  • 임훈 황인무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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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7-04   |  발행일 2012-07-04 제24면   |  수정 2012-07-04
“사자의 소통, 제가 책임지죠”
어릴 때부터 야구선수가 꿈
일어 통역으로 야구계 입문
팀 승리 때마다 자부심 느껴
[야구에 빠진 野人열전 .4] 삼성 일본어 통역 김용성 대리
지난달 28일 대구구장에서 삼성라이온즈 일본어 통역사 김용성 대리(중간)가 정현욱 투수의 투구폼을 교정해주는 오치아이 투수코치의 말을 통역하고 있다. 황인무 인턴기자 him7942@yeongnam.com

지난해 프로야구 삼성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을 때 무표정한 얼굴로 더그아웃에 서 있던 한 남자를 기억하는가? 삼성 경기를 TV에서 볼 때마다 류중일 감독 근처에서 자리를 뜨지 않는 이 사람의 정체는 삼성라이온즈 일본어 통역 김용성 대리(35)다.

2005년 계명대 일본학과 재학 중 통역 계약직으로 삼성과 인연을 맺게 된 김 대리는 야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열혈 야구팬이었다. 지금은 야구에 대한 열정을 삼성에서 불태우고 있고, 현재 오치아이 투수코치의 통역을 담당하고 있다.

어린 시절 대구 본리초등에서 야구선수를 했던 김 대리는 삼성라이온즈 어린이회원에 가입하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지만 진학을 하면서 야구선수의 꿈은 멀어졌다. 하지만 대학 3학년 재학 당시 삼성에서 일본어 통역 계약직을 구한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앞뒤 볼 것 없이 지원서를 제출했고, 꿈에서 그리던 야구계에 몸담게 되었다.

야구에 대한 열정 덕에 능력을 인정받은 김 대리는 곧 삼성라이온즈의 정식사원이 됐다. 하지만 처음부터 일이 수월하지는 않았다. 일본 도쿄에서 1년이 넘도록 어학연수를 했지만 일본의 문화적 특성과 일본야구에 대해 깊이 알지 못했던 것. 특히 야구 통역은 단순 의미전달뿐만 아니라 선수 컨디션에 대한 미세한 표현까지 전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김 대리는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자 일본 야구서적들을 직접 번역하고 일본 프로야구 중계를 보며 일본야구에 대한 지식을 넓힌 끝에 최고의 통역능력을 갖게 됐다.

지금은 경기 중 통역은 물론 일본인 코치들의 개인적인 애로사항이나 구단 내 외국인 관련 업무를 하며 타향살이에 지칠 법도 한 일본인 코치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있다. 하지만 통역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마운드의 활약이 승패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에 감독과 코치, 투수 사이에서 정확한 통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대리는 “마치 내 잘못으로 경기에 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을 정도다.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것이 버릇이 돼 무서운 사람으로 오해를 받곤 한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비시즌에도 김 대리의 업무는 계속된다. 행정업무 정리는 물론 전지훈련 준비 등 선수가 편히 훈련에 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리는 “늘 즐겁다”고 말한다. 그는 “삼성라이온즈는 단순한 직장이 아닌 대구의 상징이다. 대구시민이 삼성의 승리를 축하해줄 때마다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대리는 “프로야구계 최고의 일본어 통역이라면 ‘김용성’을 떠올리도록 열심히 하겠다. 향후 기회가 된다면 한·일 야구 교류의 가교역할도 하고 싶다”며 자신의 포부를 드러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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