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부족한 대구야구장 ‘명품구장’ 나오겠나”

  • 전영
  • |
  • 입력 2012-07-11 08:00  |  수정 2012-07-11 08:00  |  발행일 2012-07-11 제2면
입찰 참가업체 2곳 선정
암반발견 따른 추가 부담, 건설사 적자공사 불가피
지붕 축소·관람석 등 변경, 야구장 품질저하 우려

대구야구장 건립공사 입찰 참가업체가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한양건설 컨소시엄으로 정해지면서, 건설업계 안팎에서 공사비 부족에 따른 품질저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구시는 당초 2만4천석(수용인원 2만9천명)에 주전광판(35mX20m) 2개를 설치하고 지붕면적 비율도 50%로 하는 대구야구장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방식으로 지난 4월 조달청을 통해 입찰공고를 냈으나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아 유찰됐다.

당시 건설업계는 “1천500억원의 총 사업비 가운데 부지매입비 등을 제외한 순수 공사비는 1천14억원이다. 그러나 조사결과 부지내 암반이 발견돼 이를 제거하는 데만 300억원에 가까운 추가부담이 불가피하다”면서 “이같은 금액으로 대구시가 요구하는 시설규모와 명품 야구장 건립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조차 공사비 부족을 이유로 응찰하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같은 그룹 계열사인 삼성 라이온즈가 500억원의 사업비를 부담하는 만큼 입찰이 유력시됐다.

이처럼 공사비 부족이 불거지자 대구시는 지붕면적 비율을 50%에서 30%로, 주전광판 1개를 축소하는 한편 대공원역에서 야구장 광장으로 올라가는 출입구 확장부분은 별도사업 추진을 통해 110억∼120억원 정도의 공사비를 줄이기로 했다. 또 대구시가 100억원을 더 부담함으로써, 전체적으로 공사비 200억원 이상의 증액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순수 공사비는 1천14억원에서 1천134억원으로 증액됐다.

이에 따라 지난 9일 입찰마감에서 대우건설 및 한양건설 컨소시엄이 사전자격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서는 여전히 50억∼100억원의 공사비 부족을 이야기하고 있다. 삼성물산 역시 적자공사를 이유로 끝내 응찰하지 않았다.

공사비 부족에 대해서는 대구시도 인정하고 있다. 1차 유찰이후 지난달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연수 행정부시장은 “건축사무소를 통해 조사한 결과 (당초 계획된 사업비보다) 300억∼350억원이 더 주어진다면 가능하다고 조사됐다”고 밝혔다. 200억원의 증액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최소 100억원에서 150억원의 차이가 난다. 품질저하가 우려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체당 수십억원씩의 손해를 보더라도 대구시에 기부하거나 야구장 건설사로서 이름만 남기겠다고 생각하면 공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과연 손해보면서 공사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설계지침서대로 공사하려면 현장에서 공사비를 절감할 수밖에 없다. 관람석을 최고급으로 하려던 계획을 낮추는 등의 수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다른 시설들도 최소한의 규정에 맞추는 수준이 될 것이다. 돈이 부족한데 명품이 나오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건설업계에서는 입찰에 참가한 2개 컨소시엄의 대표사 및 공동도급사의 도급순위나 규모 등에서 한양건설 컨소시엄이 대우건설 컨소시엄에 크게 밀리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우컨소시엄의 내정설까지 제기하고 있다.

대우컨소시엄 참여업체의 2011년말 기준 도급순위가 대우건설 6위, 계룡건설 20위, STX건설 33위다. 이에반해 한양컨소시엄은 한양건설 31위, 성지건설 116위에 불과하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말이 안되는 조합이라는 것이다.

전영기자 younger@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전영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