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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르의 작품만을 전시하는 화랑이 지역에서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사진은 사진 작품을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시오갤러리. |
대구지역에서 사진, 도자기, 디자인 등 어느 한 장르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전시하는 화랑이 늘고 있다.
이들 화랑은 일반 화랑들처럼 회화, 사진, 도자기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전시하던 형태에서 벗어나 특정한 장르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함으로써 그 화랑만의 색깔을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시오갤러리는 사진 작품을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공간이다. 사진작가인 이동준씨가 아트디렉터로 활동하고, 그의 아내인 곽경희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개관전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 임영균 개인전을 연 것을 시작으로 1년여 동안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켄 마르시오노, 미국 작가 킴 아버레즈, 한국 사진계를 대표하는 구성수 등 유명작가들의 전시를 잇따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이동준 아트디렉터는 “대구는 한국 사진계를 대표하는 도시로, 오랫동안 한국 사진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그동안 좋은 작가들이 많이 배출됐고, 지금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중에도 역량이 뛰어난 작가가 많다”며 “좋은 작가인데도 지역에서 활동한다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는 작가가 많다. 이런 작가를 발굴해 지원함으로써 전국적, 나아가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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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휴 |
지난 20일에는 사진 전문화랑을 표방한 갤러리휴도 문을 열었다.
대구예술대 사진영상학과 홍상탁 교수가 대표로 있는 이 화랑은 사진을 중심으로 영상과 컨템포러리 아트도 전시할 계획이다. 개관전으로 현재 지역대학 사진학과 교수들의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다음달 20일까지 이어지는 전시에서는 대구예술대, 계명대, 경일대 교수들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이 공간은 수성못 인근의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홍 대표는 “화랑이 수성못 인근의 주택가에 있다. 주민과 호흡하는 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해 주택을 리모델링했다. 앞으로 작가들의 전시뿐만 아니라 토론의 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주민이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문화공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작가와 주민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청도에 문을 연 에다소소갤러리는 핸드메이드로 만든 리빙디자인 상품을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공간이다. 화랑이 청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 자리잡은 특징을 살려 자연을 모티브로 한 상품이 중점적으로 소개된다.
이정언 에다소소갤러리 대표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왕성한 생명력은 순수예술 분야에서는 물론, 디자인 분야에서도 좋은 모티브가 된다. 이 같은 자연의 모습을 활용해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예술적 감각이 살아 있는 리빙디자인 상품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도 덕산초등 학생이 그린 그림을 모티브로, 이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쿠션과 모빌 등 리빙디자인 상품을 전시하는 ‘제1회 디자인 페스티벌- 놀이전’이 열리고 있다. 8월26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에서는 헌옷으로 개성넘치는 인형을 만드는 성승연씨의 인형전도 함께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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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 작품을 중점적으로 전시하는 갤러리 오늘. |
봉산문화거리에 있는 갤러리오늘은 도자기를 중점적으로 전시하는 화랑이다. 도예가 강석순씨가 2008년 문을 연 이 화랑은 그동안 이복규 전성철 김주일 장미경 강석주 등 전국을 대표하는 도예가는 물론, 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작가의 작품을 다양하게 전시했다.
강 대표는 “30년 동안 도예작업을 하면서 전시장을 겸한 작업장을 운영하는 게 꿈이었다. 도예란 한길을 고집해온 좋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우리 도예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도예 인구 저변확대에도 도움이 되도록 화랑을 이끌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특화된 화랑이 늘어나는 데 대해 지역의 한 미술 관계자는 “최근 화랑이 꾸준히 늘면서 자기 화랑만의 색깔을 보여주려는 곳도 늘고 있다. 이들 화랑의 경우 대표가 그 분야의 전공자인 경우가 많다. 자신이 잘 아는 장르의 작품을 전시한다는 점에서 좀 더 수준높은 전시를 기획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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