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혁명 불댕긴 ‘마오쩌둥의 여자’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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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12-15   |  발행일 2012-12-15 제16면   |  수정 2012-12-15
20121215
로스 테릴 지음/ 양현수 옮김/ 교양인/ 728쪽/ 3만2천원

장칭은 마오쩌둥의 아내이자 가장 충직한 비서로, 혁명과 전쟁의 마지막 시기를 함께했다.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엇갈린다. ‘문화혁명’의 불을 놓은 극좌파의 선봉이자 마오 사상의 계승자로 불리기도 했는가 하면, 인민의 적으로 몰려 역사의 금기로 봉인된 ‘정치적 마녀’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책은 장칭을 비범한 의지력을 지닌 정치적 인간으로 바라본다. 장칭은 언제나 자신의 자아가 최고의 가치였고, 타인에게 의지하는 나약함을 증오했다. 누구도 감히 자신을 심판하도록 놔두지 않았다. 봉건적 사회, 목숨을 위협하는 질병, 자신을 통제하려는 남자들에 맞서 평생토록 투쟁했다.

현대 중국사와 정치문제를 심도 있게 연구한 저자는 장칭을 역사란 거대한 무대 위에 선 배우였다고 평가한다. 타고난 여성적 매력과 무대 위에서 갈고닦은 연기력, 활화산 같은 열정, 힘의 균형을 가늠하고 조정하는 정치력, 적이 완전히 소멸하기 전까지 결코 공격을 멈추지 않는 끈질긴 복수심, 자신에게 주어진 한계 앞에서 물러서지 않는 용기 등을 가진 장칭은 격동기 중국역사에서 그 모든 순간을 오로지 자신의 의지란 외줄을 타고 버텨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차가운 어둠 속에 봉인된 장칭을 치명적인 매력과 결함을 동시에 지닌 매우 특별한 인격의 소유자로 되살려낸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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