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폭설 이후 대구시내 인도와 이면도로 곳곳이 여전히 빙판길이어서 낙상사고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골목길에서 미끄러진 대구의 40대 남성이 지난 7일 숨지면서 더는 빙판길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8일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접수된 빙판길 낙상사고는 하루 평균 2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상사고는 폭설이 내린 지난해 12월28일 6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후 감소 추세지만, 낙상 사고는 여전히 속출하고 있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119구조대가 일일이 출동하기가 힘들 정도로 낙상사고가 많다”고 밝혔다.
빙판길에 넘어졌으나 119구조대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찬 동산의료원 교수(응급의학과)도 “최근까지 하루 평균 10여명의 환자가 눈길에 미끄려져 응급실을 찾고 있다”면서 “초기엔 고령자 위주였지만, 최근 들어선 밤에 술을 먹고 귀가하다 넘어진 30~40대가 적잖다”고 설명했다.
낙상사고로 인한 사망자도 발생했다. 지난해 12월31일 동구 효목동 주택가 빙판길에 미끄러진 장애인(46·지체장애 3급)은 뇌진탕으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지난 7일 끝내 숨졌다.
이처럼 낙상사고가 잇따른 것은 대구시와 각 구·군이 골목길 제설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대구의 한 구청 관계자는 “날씨가 추워 염화칼슘을 뿌려 봤자 눈이 다시 얼어 소용이 없다. 게다가 동주민센터에는 남성 공무원이 1~2명에 불과해 골목길 제설작업 진척이 더딜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구시는 8일 오후 4시 재난종합상황실에서 각 구·군청 재난담당 과장을 소집해 제설대책 방안에 대해 논의를 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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