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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북구 구암동 칠곡 부영아파트 5단지 ‘부엉이도서관’은 엄마들의 도서관 이용 활성화를 위해 북카페를 개설,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커피나 차가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잖아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북카페를 겸했습니다. 엄마는 차를 즐기고 아이는 책을 읽는 공간인 셈이죠. 도서관에서는 ‘조용히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허물었습니다.”
대구시 북구 구암동 칠곡 부영아파트 5단지 ‘부엉이도서관’이 지난해 11월 도서관 한 모퉁이에 북카페를 열고 도서관 이용 활성화에 나서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부엉이도서관은 2010년 아파트에서 배출되는 파지, 공병 등을 팔아 재원을 마련해 건립됐다. 하지만 최신간 등 8천여권의 도서가 갖춰져 있고 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대출을 하고 있음에도 그동안 이용객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게 사실.
사서 겸 북카페를 담당하고 있는 정근희씨는 “아이들보다 부모가 도서관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았어요. 조용히 책만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탓에 방문조차 조심스러워하는 거예요”라며 북카페를 개설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북카페 개설은 성공적이었다. 전문 카페 못잖은 커피와 차맛에 엄마들의 방문이 잦아졌고, 자녀와 함께 방문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이웃과 차를 즐기며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레 책을 보거나 대출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친목모임이나 학습모임도 생겨나면서 차츰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맞벌이 부부에겐 부엉이도서관이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존재다. 중학교 필독 도서가 구비되어 있어 방학을 맞은 자녀가 안전한 곳에서 교양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엉이도서관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두 시간 동안 자원봉사자들이 돌아가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고 있다. 모두 14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다.
아파트 주민 김윤경씨는 “우리가 낸 돈으로 우리가 이용하는 도서관이잖아요. 공공도서관보다 소음에 대한 제재가 없어서 아이들이 도서관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요. 사서나 봉사자에게 친근감도 느껴요. 슈퍼 가는 길에도 들러 책을 빌릴 수 있는 도서관이 아파트 내에 있어 너무 좋아요”라고 말했다.
한편 부엉이도서관은 문화센터를 조성해 생활원예·POP·종이접기·한지공예·리더십 등 다양한 강좌를 마련하기도 했다.
정학윤 아파트 주민대표는 “부엉이도서관이 최우수 도서관으로 지정되는 등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며 “주민이 자랑스러워 할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조경희시민기자ilikelak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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