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구벌대로 ‘예식장대로’ 전락

  • 백경열,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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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3-08 07:42  |  수정 2013-03-08 09:11  |  발행일 2013-03-08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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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달구벌대로변에 들어서는 예식장의 부지 앞에는 건축 허가 철회를 촉구하는 주민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대구 교통의 대동맥인 달구벌대로가 교통난에 신음하고 있다.

교통영향평가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예식장이 판을 치면서 달구벌대로는 ‘예식장대로’로 전락해 애꿎은 시민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달구벌대로 달서구 죽전네거리에서 중구 신남네거리까지 4.5㎞ 구간에 들어선 예식장은 모두 5곳에 이른다. 여기다 죽전네거리에서 감삼네거리 사이에도 추가로 예식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로 인해 달구벌대로 죽전네거리~신남네거리 구간에는 750m마다 예식장 1곳이 들어선 셈이 된다.

 

 

죽전네거리~신남네거리
750m마다 예식장 1곳꼴

교통영향평가 ‘하나마나’
주말·휴일마다 교통 마비

감삼동 또 예식장 들어서
시민, 건립 저지 시위까지



이들 6개 예식장 중 5곳은 대구시의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했다. 서구 내당동 ‘웨딩아이비’는 1986년 4월부터 영업을 해 오다 2009년 6월 3층 일부를 예식장 용도로 확장하면서 교통영향평가를 받았고, 달서구 죽전동 ‘프라임캐슬’은 2008년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낸 이후 예식장으로 변경하면서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했다.

그러나 예식장을 대상으로 한 교통영향평가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예식장이 들어섬에 따라 발생할 교통장애 정도를 예측·분석하고 혼잡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는 게 교통영향평가의 취지이지만, 실제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식이 몰리는 날엔 해당 예식장 진·출입구를 중심으로 달구벌대로 교통이 마비되는 사태가 되풀이되는 점이 그 방증이다.

대구시 달서구청 관계자는 “예식장의 경우 바닥 면적이 3천㎡를 넘겨야 교통영향평가 대상이지만, 예식장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그 미만이라도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나 교통 혼잡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호텔에서 예식장을 운영할 경우, 교통영향평가에서 제외되는 것도 맹점이다. 달서구 두류1동에 위치한 크리스탈호텔의 경우 1층 연회장에서 예식업을 하고 있지만, 교통영향평가를 받지 않았다.

달구벌대로에 예식장이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급기야 시민이 직접 행동에 나서고 있다.

달서구 감삼동 주민들은 대책위를 구성하고 현재 건축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 웨딩홀’ 건립을 저지하기 위해 시위까지 벌였다.

이들 주민은 “지금도 주말과 휴일이면 넘쳐나는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마당에 추가로 예식장이 들어서면 사람이 살 수 없다.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했다고 하지만 믿을 수 없고, 사업 자체를 백지화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로선 적법한 절차를 밟아 허가 신청이 들어오는 예식장에 대해 거부하거나 제재할 수단이 없다. 앞으로 교통영향평가 기준을 강화하는 등 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다각도로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백경열기자 bk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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