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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강호 작 ‘Link’ |
봉산문화회관 기획전 ‘2013 유리상자-아트스타’의 2번째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조각을 전공한 신강호 작가의 설치작품인 ‘Link’가 전시됐다.
이 전시는 연결을 위한 플랫폼, 즉 소통 창조의 생태계를 상상하고 이를 물리적 공간에 설계해 펼치는 작가의 상상력이 눈길을 끈다. 생존을 위해 균형을 유지하려는 서로 다른 생물들이 연결되는 플랫폼으로서의 자연생태계와 링크 체계로 이해되는 현대문명 사이의 연결성을 새로운 감각의 설치작품으로 보여준다.
봉산문화회관 정종구 전시담당은 “작가의 작품은 자연생물 개체 사이의 관계, 관련성, 유대, 연결에 관한 관찰을 비롯해 현대과학이 자연을 쫓아 연결을 시도한다는 생각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현실풍경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사방이 유리로 구성된 전시공간의 흰색 바닥 가득히, 굵고 규칙적인 직선을 반복적으로 긋는 로봇청소기의 드로잉동작을 담아냄으로써 현대과학이 산출하는 현실의 풍경을 보여준다. 또 시멘트 바닥에서부터 비현실적으로 자라나온 5~7m 높이의 흰색나무 네그루와 바닥에 누인 나무 한그루도 설치했다. 속이 비도록 만든 나무들은 유기적 선으로 짠 그물망으로 표면이 처리돼 있다. 이것은 모세혈관 혹은 잎맥처럼, 표면 자체가 하나의 조직체를 이루는 생태계의 연결망을 은유한다. 나무 조형의 재료로 사용한 원통형의 건축용 PVC관은 빠르고 쉽게 연결지점을 이으며 자연생태를 대체하는 우리 문명의 현재를 떠올리게 한다.
정 전시담당은 “전시작은 다양한 차원으로 변화하는 세계의 성장에 가려진 인간 존재의 의미를 짚어보고, 우리 삶의 지향점이 어디인지를 살펴보게 한다. 이런 측면에서 그의 작품은 소통에 관한 것이지만 동시에 인간 존재와 삶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고 작품이 가진 의미를 밝혔다.
25일 오후 6시에는 작가와 만남의 시간이 마련된다. 5월4일 오후 3시에는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 움직이는 무당벌레로 바닥에 그림을 그려보는 행사가 펼쳐진다. 전 연령이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없다. 전시는 5월26일까지. (053)661-3081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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