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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이 뭣꼬’에서 주인공 선우가 출가해 무명스님이 된 후 그의 번잡한 심경을 춤으로 표현하고 있는 장면. <강태기 추모위원회 제공> |
진중한 불교 연극 한편이 대구에서 선보인다.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오는 16일 오후 3시와 7시 두차례에 걸쳐 연극 ‘이 뭣꼬’가 관람객을 찾아간다. 이 공연은 지난 3월 갑자기 세상을 뜬 연극인 강태기씨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목의 ‘이 뭣꼬’는 성철 스님이 즐겨 썼던 화두다. 즉 이 질문을 계속 하다보면 ‘왜 나만 고통스러운가’ ‘왜 어려운 일이 끊임없이 생기나’ 등의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데, 이에 스스로 답을 하다보면 저도 모르게 인간 삶의 근원적 본질에 다가간다는 것이다.
이같은 불교의 화두를 이 연극은 한 남자의 기구한 인생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주인공 정선우는 보육원에서 성장해 원장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임용된다. 선우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보육원에서 만나 아내가 된 김윤희와 어린 딸 영서를 데리고 바다를 보러 떠난다. 하지만 이같은 인생의 정점에서 그는 교통사고로 아내와 딸을 모두 잃고 혼자 남는다.
선우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실감에 분노하고 자살을 시도하지만 한 스님이 그를 구한다. 여기서 그는 ‘죽음 또한 선택할 수 없다’는 또 한번의 좌절에 빠진다. 결국 출가를 결심하지만 과거의 기억은 그를 놓아주지 않는다. 선우의 번뇌와 망상은 더욱 깊어만 가는데….
고(故) 강태기는 ‘그대를 사랑합니다’에 출연해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다. 그는 이 연극의 주역으로 발탁됐으며, 지난 3월 초순 공연을 준비하다 갑자기 세상을 떴다.
이번 연극에는 원로 연극배우가 대거 등장해 수준 높은 연기력을 볼 수 있다. 이정성 박경근 박경득 나재균 김재권 이정주 조주경이 출연해 열연할 예정이다. 016-9558-7001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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