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의 신공항 궤변 낯 뜨겁지도 않나

  • 논설실
  • |
  • 입력 2013-06-22   |  발행일 2013-06-22 제23면   |  수정 2013-06-22

남부권 신공항에 대한 수도권 언론의 궤변과 몽니가 도를 넘었다. 국가 제2관문공항으로 계획된 신공항을 실패한 지방공항과 비교하면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물론, 신공항 추진을 전형적인 포퓰리즘으로 폄훼하고 있다. 정확한 근거도 없이 수요와 경제성이 없다고 단정하면서 신공항 건설을 세금 낭비라고 치부하기까지 한다.

수도권 언론의 생트집은 지난 18일 국토교통부가 남부권 신공항 건설의 사전 단계인 항공 수요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후 일제히 시작됐다. 일부 언론은 ‘국토부 공무원은 영혼도 없는가’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은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의 소리를 듣기 바란다’는 내용도 있었다.

수도권의 몽니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 이명박정부 때도 남부권 신공항 무용론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부정적인 여론을 몰아갔으며, 이는 신공항 백지화의 결정적 동인(動因)으로 작용했다. 수도권이 신공항에 훼방을 놓는 것은 인천공항 하나면 족하다는 원-포트(one-port) 논리와 수도권 일극주의에 매몰된 저들의 아집과 이기주의의 발로(發露)다.

그러나 저들의 주장은 대부분 궤변과 억지다. 수도권 언론은 신공항을 강원도 양양공항이나 전남 무안공항에 빗대면서 수요도 없는 곳에 신공항을 건설하는 게 당위성이 있느냐며 나무라고 있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신공항은 국가 관문공항이자 남부지역 허브공항이지 지방공항은 전혀 아니다. 남부권의 항공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1년 3월 신공항 백지화 결정 때 김해공항의 2012년 수요 예측치는 700만명이었지만, 지난해 실제 수요는 900만명이었다. 당시 경제성이 없어 신공항을 백지화하기로 한 판단도 결과적으로 정책 오류였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게다가 남부권 여객과 물류의 인천공항 접근 비용이 연간 8천억원이나 된다. 신공항이 없어 남부지역 기업과 주민들이 감당해야 하는 경제적 손실이 이처럼 크다. 인천공항까지 가기 위해 새벽에 집을 나서는 지방민의 불편과 시간 낭비로 인한 기회비용도 상상을 초월한다.

수도권 언론이 지방의 딱한 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신공항의 발목을 잡는 저열한 언동은 중단해야 한다. <논설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