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204㎞로 스마트카의 한계를 시험한다

  • 정재훈
  • |
  • 입력 2013-07-03 07:34  |  수정 2013-07-03 08:28  |  발행일 2013-07-03 제15면
■ 11월 준공 앞두고 마무리 공사 한창인 대구 ‘지능형자동차부품주행시험장’
20130703
오는 11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지능형자동차부품시험장(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조감도.


최근 운전 중 DMB 시청,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전방의 차량이나 장애물을 감지하지 못해 전방주시 태만으로 일어나는 사고는 옛일이 될지도 모른다.

전방 충돌 위험 경보 시스템(Forward Vehicle Collision Warning System, FVCWS)을 이용하면 카메라가 전방의 장애물과 차와의 거리 및 속도를 측정, 충돌 위험을 운전자에게 경고하기 때문이다. 이미 경보음을 울릴 정도로 개발된 이 시스템은 관련 기술의 개발로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경우 직접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차량을 멈추게 하는 등 더욱 진화하고 있다.

이런 기술을 탑재한 차를 ‘지능형자동차’ 또는 ‘스마트카’로 부른다. 이는 전자·정보통신·지능제어 기술을 접목하여 자동차 내·외부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안전과 편의를 제공하는 인간 친화적 자동차를 뜻한다.

지능형자동차 산업은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카 시장 규모는 2010년 1천586억달러에서 2019년에는 3천11억달러로 연 평균 9.3%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IT융합 시장 규모는 2010년 7조5천억원에서 2020년 30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지능형자동차 부품 제작기술은 유럽·미국·일본 등에 근접했다고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 지능형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국내에서는 부품을 시험·인증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업체가 직접 미국이나 유럽 등에 건너가 시험을 거쳐 제품을 제작해야 했다.

때문에 국내업체들은 2~3년마다 급격히 변하는 지능형자동차 시장에서 선진국에 비해 불리한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이런 불편은 곧 해소될 전망이다. 올해 말 대구에 ITS(Intelligence Transportation System·지능형교통체계)기반 지능형자동차부품시험장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특수·범용·원형路 등
10種의 코스 설치

3681m 시험장 全구간
무선통신기술 등 구축
日 등 해외서도 큰 관심

세계 각국과 ‘상호인증’
지역車부품업체에 도움

◆ 공정률 73.5% 공사 순조

약 38만5천㎡ 규모로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일대에 들어서는 지능형자동차부품시험장은 2010년 11월 착공 후 2일 현재 공정률 73.5%를 기록하고 있으며 오는 11월 준공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현재 노면을 다진 후 자갈을 깔아둔 상황이며 일부에서는 아스팔트 포장 작업을 시작했다. 또한 시험동 등 연구 건물 역시 외형을 드러내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11월에 시범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며 내년 2월 정식운영을 시작하게 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완성차 업계를 중심으로 부품 일부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자동차부품시험장이 있었다. 하지만 ITS 특화시험에 관한 국제 표준인증 규격 30여가지를 인증받을 수 있는 시험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대구의 시험장이 유일하다.

시험장에는 직선거리만 1.5㎞로 최고속도 204㎞/h까지 주행이 가능한 ‘ITS 고속주회로’와 노면의 충격으로 내구성을 측정할 수 있는 ‘특수로’, 제동장치 관련 부품 수행과 타이어 연구가 가능한 ‘범용로’, 원형모향으로 각종 선회 주행 시 안정성 및 제동능력 등을 평가하는 시험로인 ‘원선회로’ 등 10종의 코스가 설치된다.

시험장의 총 연장은 3천681m에 달하며 세계 최초로 시험장 전 구간에 DSRC(교통정보수집장치)와 차세대 무선통신기술(WAVE)을 구축해 차량과 차량간, 차량과 센터간 통신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관리동과 정비동, 시험동 등 ITS 범용 시험평가 시설이 들어서며 자동차부품연구원 대구경북연구센터도 시험장에 입주할 계획이다. 2014년에 들어서는 이 연구원은 지역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기술개발 및 제품화를 지원하게 된다.

시험장에서는 지능형자동차부품 및 ITS 특화시험에 관한 국제 표준인증 규격(ISO/TC 204)의 시험항목 총 36개 중 29개 항목을 직접 시험할 수 있다. 또한 3개 항목은 시뮬레이션 장비로 가능함에 따라 총 32개 항목 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 이는 2~3개 항목에서 최대 10개 항목을 보유한 다른 국가들의 시험장비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준으로 세계 최초이자 최대 시험장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대구시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악천후 환경 재현 테스트 환경 구축도 목표로 하고 있다.

시험장의 운영은 <재>대구경북자동차부품진흥재단이 맡았다. 에스엘<주>, <주>평화발레오, 경창산업<주>, 평화산업<주>, 한국델파이<주>, <주>삼보모터스 등 42개 대구·경북지역 자동차부품기업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2개 기관이 참여하는 이 재단은 시험장 설립 및 운영과 지역 기업의 협력체제 구축을 위해 2008년 설립됐다.

대구시는 시험장이 본 궤도에 오를 경우 2015년 기준 생산유발효과만 연간 3천939억원, 부가가치 유발액 연간 1천457억원, 고용유발효과는 연간 575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벌써부터 국내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분야 대기업들은 물론 일본의 한 방송국이 취재를 하는 등 해외 각국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선봉 대구경북자동차부품진흥재단 지능형자동차사업단장(계명대 기계자동차공학과 교수)은 “준공이 다소 연기되기는 했지만 현재 건설은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 올 11월에는 시험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세계 각국과 FTA를 통해 상대국 평가 상호인증의 길이 열리면서 시험장은 지역의 자동차 부품 수출 업체에 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시험장이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국내 자동차 부품 시장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해외에서도 대구가 ITS 기반 자동차 부품 산업의 중심지로 비춰질 것”이라며 “앞으로 남은 기간 차질 없이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정재훈 기자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