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 유명 프랜차이즈 뷔페의 소비자 기만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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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8-27 07:53  |  수정 2013-08-27 07:53  |  발행일 2013-08-27 제7면
소라로만 끓이고 전복죽이라니…
소라죽에 전복죽 표기
미심쩍어 다그쳐 묻자 말 바꾸다 “직원 실수”
사과 식사권 제시 불쾌

지난 24일 오후 배모씨(39·경산시)는 어머니 생신을 맞아 가족 16명과 함께 대구시 수성구의 유명 프랜차이즈 음식점인 드마리스 뷔페를 찾았다. 이곳은 1인당 이용가격이 3만원을 훌쩍 넘어 비싼 편이지만, 배씨는 규모도 크고 음식 종류도 다양해 자주 찾는 터였다.

배씨는 이날 뷔페 메뉴인 전복죽을 먹으려고 했으나, 아무래도 죽 모양새가 이상해 보였다. 평소 익숙하게 봤던 전복죽과 이곳의 전복죽이 달라도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전복죽이라고 하지만 내용물은 마치 ‘소라살’ 같았다.

배씨는 음식점 직원에게 ‘죽 안에 전복이 들어간 게 맞느냐’고 물었고, 당황한 직원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직원이 ‘전복이 들어간 게 맞다’고 말을 바꿨다.

직원의 말 바꾸기에 화가 난 배씨는 ‘성분 검사를 해보면 전복이 들어갔는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책임자급의 또 다른 직원이 찾아와 ‘죽에는 전복가루가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는 것.

배씨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고급 뷔페식당에서 음식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 같아 몹시 화가 났다. 배씨는 실제로 성분 검사를 의뢰할 요량으로 남긴 죽을 포장해 집으로 가져왔다.

다음 날 드마리스 서울본사의 간부급 직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이 직원은 배씨에게 ‘해당 죽은 전복이 들어가지 않은 게 맞고, 실제로는 소라와 매생이로 끓인 죽이다. 표기상의 잘못이 있었던 것 같다. 곧바로 시정 조치했으며, 사과의 뜻으로 무료 식사 쿠폰을 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씨는 식당의 실수가 아니라 고의성이 짙다고 보고 있다.

배씨는 “식당 측이 단가를 아끼기 위해 의도적으로 소라죽을 전복죽으로 표기한 것이 분명하다. 많은 양의 죽에 전복 한 마리만 넣어도 전복죽이 될 텐데, 대형 식당에서 이런 비양심적인 짓을 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드마리스 관계자는 “원래 ‘매생이죽’이라는 메뉴가 있었는데 직원이 실수로 ‘전복죽’으로 표기했다”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부턴 전복을 넣고 있으며, 향후 정확한 음식 표기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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