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대학의 황폐한 교육환경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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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8-31   |  발행일 2013-08-31 제23면   |  수정 2013-08-31

대구·경북지역의 9개 사립대학이 2014학년도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됐다. 4년제 대학이 4곳, 전문대학이 5곳이다. 이 중 4개 대학은 신입생과 재학생에 대한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으로 지정됐고, 부실정도가 심한 1개 대학은 경영부실대학으로 지정됐다. 교육부는 최근 전국 338개 평가대상 대학 가운데 하위 15%에 해당하는 35개 사립대학을 정부재정 지원 제한 대학으로 선정했다.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되면 국가와 지자체의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며, 기존에 진행하던 사업과 신규 사업의 예산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의 내년 신입생은 학자금 대출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부실이 더욱 심각한 경영부실대학의 내년 신입생은 학자금 대출은 물론, 국가지원 장학금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교육부는 재학생 충원율 등 9개 지표로 부실대학을 판정했다.

지역대학의 부실대학 선정은 어느 정도 예고된 사태였다. 국가보조금을 타내기 위해 재학생 충원율과 졸업생 취업률을 부풀리고, 장학금 지급률을 조작하거나 신입생 충원을 위해 고교 교사들과 돈거래를 한 대학이 적발되기도 했다. 무려 9개 대학이 정부재정 지원 제한 대학에 포함됐고, 지난 5년간 퇴출된 6개 대학 가운데 지역 대학이 3곳에 이르는 현실은 지역대학의 황폐한 환경을 말해준다.

그만큼 지역대학의 위기가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구조조정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진학률 80%를 웃도는 상황에서 2018년부터는 고교졸업자보다 대학정원이 많아지고,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고학력 추세에 편승해 학과와 정원을 마구잡이로 늘리며 정부지원금과 등록금으로 배를 불린 부실·비리 대학이 허다한 현실이다.

제구실을 못하는 대학의 퇴출은 이미 대세다. 하지만 정부재정 지원 제한 대학의 다수가 지방대학이란 것은 지방의 황폐한 교육환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실례다. 수도권 이전을 모색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수도권 집중의 또 다른 폐해다. 대학의 구조조정을 피할 수는 없지만, 척박한 지방교육의 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이 절실하다. 거점대학을 육성하고 특성화 대학과 같은 지방 살리기 차원의 정부 대책이 요구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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