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자와 함께 열아홉 시절 향수에 젖어보세요”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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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9-17   |  발행일 2013-09-17 제22면   |  수정 2013-09-17
54년 노래 인생 추억
10월20일 수성아트피아
11월3일 상주 경북대
열아홉 순정·여로 등
시대 풍미 대표곡 선사
20130917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의 효(孝)콘서트가 대구와 상주에서 잇따라 펼쳐진다. 이미자의 54년 노래인생을 주옥같은 노래와 구수한 입담으로 만날 수 있다. <하늘소리 제공>

엘레지(elegy) = 비가(悲歌), 애가(哀歌).

한국인들이 유난히 사랑하는 노래인 엘레지는 그리스에서 처음 유래했다. ‘elegos’ 즉 ‘갈대 피리’란 뜻으로, 애초에는 피리로 반주하는 만가의 일종을 지칭했다. 근세에 이르러서는 장례식장에서 고인에 대한 애도와 비탄의 감정을 담아 부르는 서정적 음악을 통칭한다. 한국 대중음악계에서는 슬픔을 노래한 악곡을 가리켜 엘레지, 즉 비가라고 부른다.

한국에는 자타가 인정하는 ‘엘레지의 여왕’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이미자(72), 한국 대중음악 역사를 통틀어 전무후무한 레전드이다. 160㎝, 48㎏의 단아한 체구를 가진 이 여인은 늘 가지런하고, 정돈된 모습으로 우리 곁에서 엘레지를 부른다.

1959년 열아홉 되던 해에 나화랑 작곡의 ‘열아홉 순정’을 부르며 혜성같이 데뷔했다. 이후 ‘아씨’ ‘여로’ 등 70~80년대 안방극장 최고 화제작의 주제곡을 부르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이미자, 그녀의 노래에서는 슬픔이 뚝뚝 묻어난다. 애절한 눈빛, 호소력 짙은 음색은 고단한 삶의 그림자를 고스란히 끌어안고 있다. 가만히 노래를 듣고 있으면 애달픈 가사에 눈물이 나고, 목 언저리에서는 뜨겁고 묵직한 무언가가 불현듯 치밀어 오른다. 그녀의 노래는 삶의 무게를 묵묵히 속으로 삼키며 한 시대를 걸어온 한국여인의 표상이면서, 치유의 비타민이다.

그녀의 소리에서는 인고의 세월도 묻어난다. 가느다란 체구에서 뽑아져 나오는 소리에는 쉽지 않은 인생여정이 전해져 온다. 첫 결혼과 이혼, 시집살이하며 가수활동을 해야 했던 평탄치 않은 인생이 오히려 노래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자양분이 됐다.

특히 자신을 버리고 가출한 줄만 알았던 친어머니와 22년 만에 강릉에서 해후해 딱 하룻밤을 함께 지내고 다시 헤어진 사연은 보통 사람이 감내하기 어려운 그녀만의 내밀한 기억이다.

영남일보가 창간 68주년을 맞아 이미자 ‘효’ 콘서트를 대구와 상주에서 잇따라 연다.

KBS ‘가요무대’의 명진행자로, 그녀와 오랜 파트너로 활동해 온 관록의 진행자 김동건이 사회를 맡았다.

54년 동안 560여장의 음반과 2천곡이 넘는 노래를 발표하며 기네스북에도 오른 한국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반 세기를 풍미한 그녀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번 무대는 20인조 전속악단의 맛깔나는 연주로 펼쳐진다.

대구공연은 10월20일 수성아트피아, 상주공연은 11월3일 경북대 상주캠퍼스 체육관 특설무대에서 펼쳐진다.

‘여자의 일생’ ‘어머님 전상서’ ‘아씨’ ‘황혼블루스’ ‘내 영혼 노래가 되어’ ‘번지 없는 주막’ ‘황성옛터’ 등 주옥같은 노래들을 들려준다. 1566-2505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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