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온실가스와의 전쟁선포] <5> 그린캠퍼스와 그린터치 운동

  • 최수경 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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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0-22   |  발행일 2013-10-22 제10면   |  수정 2013-10-22
대학도 은행도 ‘녹색 바람’…대구를 푸르게 푸르게
20131022
계명문화대 주차동 옥상에 설치된 99㎾ 태양광발전소. 이 대학은 지난해 ‘에코 캠퍼스’를 선포한 뒤, 에너지 절감 운동과 함께 친환경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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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직원이 자신이 절약한 전력량을 컴퓨터 화면으로 보고 있다. 이 은행은 모든 직원의 컴퓨터에 그린터치 프로그램을 설치, 컴퓨터를 잠시 사용하지 않을 때 소비되는 전력을 절감하고 있다.

이제는 시대적 대세로 여겨질 정도로 친숙한 용어인 ‘지속가능한 저탄소 녹색성장’. 하지만 막상 이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는 만만치가 않다. 무엇보다 구성원 대다수의 합의가 선행돼야 하는 녹록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대구에 녹색바람이 일찍 불면서 저탄소 행정에 적극 나서는 기관, 단체가 하나둘씩 생기고 있다. ‘그린터치 운동’을 펼치는 대구은행과 ‘그린캠퍼스’조성에 앞장서고 있는 계명문화대학이 대표적이다. 녹색바람의 ‘진원지’를 자처하는 이들 기관의 변화상을 지켜보는 일은 폭염 속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는 것만큼이나 청량감을 준다. 녹색씨앗을 지역사회 곳곳에 퍼트려야 하는 중대한 임무를 부여받은 이들 기관의 기후변화 대응노력은 분명, ‘녹색도시 대구’ 구현의 밀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아탑에 비치는 녹색미래

계명문화대는 지난해 개교 50년을 맞아 ‘Glocal Eco Campus 21’을 선포했다. 수풀이 우거진 캠퍼스를 조성하고, 친환경 시스템 증설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린 캠퍼스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한 일종의 선전포고다. 2011년 환경부, 한국환경공단이 이 대학을 그린캠퍼스로 지정해 3년간 매년 4천만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협약서를 체결하면서부터 가시화됐다.

이후 이 대학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매년 녹지공간을 0.5% 늘리기로 한 것. 지금도 학교부지 전체 면적 대비 녹지율이 71%를 넘는다. 지난해에는 문화관 건물옥상에 190㎡ 규모의 정원을 조성했다. 캠퍼스 곳곳과 궁산 등산로 입구 등에는 철쭉 3천그루를 새로 심었다. 교직원과 학생이 무성하게 자란 잡초와 고사목 제거작업에도 함께 팔을 걷어붙였다. ‘숲속같은 교정’을 꾸리겠다는 일념으로 나선 일이다. 에너지 절감을 위한 시설투자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주차동과 사회관 건물 옥상에는 시설용량이 99㎾인 태양광발전소를 각각 운영 중이다. 자체 사업비가 7억5천만원이나 투입됐다. 정부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가치투자 개념으로 접근한 것이다. 이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은 한국전력에 전량 공급하고 있다.

본관, 쉐턱관 복도 및 강의실 등에는 고효율 LED조명 1천300여개(8억원)를 새로 선보였다. 교내 화장실 100여곳에는 사람이 출입할 때만 불이 켜지는 자동조명센서를 설치, 불필요한 전력낭비를 최소화했다.

여기에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이 있다. 녹색씨앗을 지역 사회에 퍼트리는 일이다. 이 그린 메신저로서의 임무는 주로 주민, 학생과 함께하는 환경체험 교육을 통해 표출되고 있다.

우선, 대형마트 등 달서구 지역내 대규모 점포에서 기후변화 대응 환경체험 교실을 운영한다. 지속적인 녹색생활 실천에 있어 환경교육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온실가스 줄이기를 위한 생활 속 행동수칙 및 실천서약을 받고 아크릴 수세미·습기제거제·면 위생대를 만드는 활동도 교육 프로그램에 포함시켰다.

'그린 캠퍼스' 계명문화대

녹지공간 매년 0.5%씩 늘려
옥상 정원·숲속 교정 등 조성
주차동과 사회관 건물옥상에
용량 99㎾ 태양광발전소 운영

온실가스 줄이기 실천 교육
탄소포인트제 가입 캠페인 등 통해
지역 사회에 ‘녹색 씨앗’ 전파


대구은행 '그린터치 운동'

260개 지점 컴퓨터 3980여대에
그린터치 프로그램 설치
1년간 전력 15만5000여㎾h
나무 2만3814그루 심은 효과

NIE 에너지일기 공모·빗물 재활용
해외 사막화방지 숲 조성 등으로
생활 속 환경운동실천에 온힘

달서구청과 함께 추진하는 녹색 아파트 조성 캠페인을 통해 입주민의 탄소포인트제 가입을 독려하고, 진단컨설팅도 해준다. 유용 미생물(EM)을 활용하는 체험강좌는 꽤 인기가 높다. 환경교육에는 대학내 관련학과 교수와 유아교사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일종의 환경 재능 기부다. 나무와 들풀이야기, 숲생태놀이는 환경문제에 아직 둔감한 유아의 오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올 여름 찜통더위에도 에어컨과 선풍기 없이 오직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바람으로만 버텼다”는 김남석 계명문화대 총장은 “대학이 환경위기 대응의 중심에 서야 한다.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이 함께 노력한다면 지속가능한 그린캠퍼스는 더 빨리 뿌리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 대학은 그린캠퍼스 개념을 확장, 건강문제와 결부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아시아 최초의 그린캠퍼스인 일본 도쿄대를 탐방했다. 특히 금연정책을 눈여겨봤다. 현재 흡연규정을 만들고, 관련 대책수립을 위해 흡연 실태조사에 나섰다.

김윤갑 저탄소 그린캠퍼스 사업단장은 “그린캠퍼스 지정은 작은 출발에 불과하다.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현실에 맞는 맞춤형 투자로 그린캠퍼스의 진면목을 확실하게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환경 터치하면 기쁨 두배

대구은행 260개 점포에 설치된 3천980여대의 컴퓨터에는 하나같이 그린터치 프로그램이 깔려 있다. 컴퓨터를 잠시 사용하지 않을 때 소비되는 전력을 감소시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무료로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다. 직원이 자리를 비운 자리에는 모니터에 어김없이 이 프로그램 창이 뜬다. 전기 절약이 곧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CO2 발생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이다.

그린터치 화면에서 자신이 절감한 CO2량, 전기사용량, 이를 나무심기 효과로 환산한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업무 중에도 실시간 자신의 에너지 절감노력을 체크할 수 있어 녹색생활실천의 자극제로는 안성맞춤이다.

지난해 9월부터 올 9월까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구은행이 절감한 전력량만 15만5천여㎾h이다. CO2 저감량은 6만5천741㎏이고, 전력 감소 시간은 152만5천시간에 이른다. 이는 나무 2만3천814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이 운동은 DGB금융그룹 전체가 힘을 기울이고 있는 녹색경영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외부에서의 환경실천운동은 아이의 고사리손으로부터 시작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NIE(신문활용교육) 에너지일기 공모전 개최가 대표적인 경우다. 청소년에 친환경 실천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2009년부터 국내 금융권에선 유일하게 열리고 있다.

일기장 맨 뒷장에는 각종 전기료 등 공과금 영수증 원본을 첨부하도록 했다. 보여주기식보다는 생활속 실천을 염두에 뒀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청소년과 학부모의 관심도가 높아 지난해에는 전국 규모 행사로 확대됐다. 공모 수상작은 DGB사이버그린지점 홈페이지(green.dgb.co.kr)에 게재해 일선 초·중·고교에서 환경교육교재로 요긴하게 활용한다.

2009년 5월부터는 대구시 수성구의 대구은행 본점 옥상에 우수 재활용 설비를 설치해 연간 360t의 빗물을 저장하고 있다. 이 빗물은 화장실, 청소 용수로 쓰인다.

또한 대구은행 임직원 2천200명은 지난해 4월 온실가스 감축실천 프로그램인 탄소포인트제에 모두 가입하기도 했다. 2년전에는 금융기관 처음으로 온실가스 인벤토리 검증시스템을 구축했다. 본점 및 영업점의 전기·수도·도시가스 사용량 및 감축량을 실시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환경을 생각하는 대구은행의 기업 모토는 해외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2009~2011년 몽골 뭉근머리트 지역에 ‘사막화방지 숲 조성(19만8천여㎡)사업’을 펼쳐 6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묘목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양묘장을 별도 조성했다. 지난해부터는 현지 주민의 자발적 환경운동 실천과 경제적 자생력을 키워주기 위해 비타민 나무를 심고 있다.

이 모든 환경실천 노력은 대구은행이 탄소배출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난 2008년 ‘DGB STOP CO2 플랜’을 수립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지역민과의 접촉이 잦은 업무특성상 금융기관의 이같은 노력의 파급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광호 DGB경제연구소장은 “일상에서 가장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그린터치 운동 등 다양한 녹색경영활동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지역민의 인식변화와 녹색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고 강조했다.

글=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사진=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 그린터치 설치 실적 및 효과 
지역 절감 전력량(kwh) CO●저감량(kg) 나무식재효과
(그루)
설치대수
대구 1,185,000 502,440 181,386 56,956
부산 327,507 138,863 50,131 27,939
인천 298,948 126,754 45,760 14,385
대전 162,716 68,991 24,906 15,623
광주 330,553 140,154 50,597 23,308
울산 1,172,950 497,331 179,542 4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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