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팝아트 아이콘’ 최정화, 리안갤러리와 ‘생생활활’ 展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구글플러스
  • 기사내보내기
  • 김수영기자
  • 2013-11-12
  •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그의 작품으로 온동네가 별천지

최정화 작가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라스틱 바구니와 그릇으로 만든 조명작품.
최정화 작가가 리안갤러리가 있는 대구시 중구의 한 동네를 이용해 진행한 현장설치프로젝트에서 작품이 설치된 집의 풍경.
대구시 중구 건들바위의 바로 위에 있는 동네 전체가 하나의 설치작품이 되었다. 그 동네의 집 옥상 곳곳에 알록달록한 바구니로 만든 위성이 자리하고 있다. 이 위성은 국내외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설치작가 최정화의 작품이다. 이 위성이 있는 집에는 그의 다른 작품들이 집안 어디엔가 숨어있다. 이 위성이 작품이 있는 집을 알려주는 신호 물체인 것이다. 위성이 있는 집으로 들어가면 창고에 하얀 염소가 있는가 하면, 그가 작품의 주된 소재로 사용하는 다양한 플라스틱 식기로 만들어진 이상한 형태의 작품이 놓여있다.

동네가 위쪽에 자리하다 보니 시멘트로 만든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계단의 안전난간은 빨간색과 노란색 노끈을 촘촘이 돌려감아 우중충한 집의 외벽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 이 동네에는 아직 개발이 안 된 공터도 있다. 이 공터에는 빨간색 고무파이프를 감아 만든 조명이 달려있다. 이 조명은 날이 어두워지면 불이 들어와 동네를 밝힌다.

주택가의 한 작은 골목에는 풍선길이 만들어졌다. 수백 개의 풍선으로 골목길을 덮는 지붕을 만들고 골목길을 이루는 집들의 외벽에는 은박지를 붙였다. 마치 동화 속에나 나올 듯한 환상적인 골목길이다.

이 거대한 작품은 최정화 작가가 리안갤러리와 손잡고 만든 것이다. 지난봄 대구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어 대구시민에게도 잘 알려진 최 작가는 지난 7일부터 열리고 있는 리안갤러리에서의 ‘생생활활’전에서 화랑의 바로 앞에 자리 잡은 동네를 하나의 큰 캔버스로 사용해 색다른 작품을 만들었다.

리안갤러리 김혜경 큐레이터는 “동네의 열다섯 집에 작품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계단 난간, 골목길, 공터 등도 활용해 동네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했다. 동네 곳곳에 그의 대표작이 자리하고 있어 마치 미로를 돌아다니며 보물을 찾는 듯한 재미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작품을 보기 위해서는 전시지도가 필요하다. 리안갤러리는 전시지도를 만들어 동네를 순회하며 작품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물론 리안갤러리 전시장에도 최정화의 작품이 들어차 있다.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바구니와 그릇으로 만든 조명, 비닐로 만든 대형 연꽃 등 그동안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이끌어냈던 그의 대표작은 물론 ‘세기의 신전’ 등 신작도 다양하다.

최정화는 1990년대 한국 팝아트의 아이콘이자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해 온 작가이다. 급속한 근대화와 경제성장의 시기를 거친 세대인 작가는 대량생산과 물질주의, 소비문화, 오리지널과 복제 등의 주제를 다루며 이를 작가 특유의 유머 섞인 태도로 작품에 실현해 왔다.

이번 전시는 세계 각지의 비엔날레와 다양한 프로젝트에 초대돼 지난 20년간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해 온 작가의 상업갤러리에서의 오랜만의 개인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또 실내 작품만이 아니라 현장 설치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의 대학생들과 협업해 소통하고, 그의 작품세계도 폭넓게 보여준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12월29일까지. (053)424-2203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