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 개인전 22일부터 영천 갤러리미루나무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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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1-21   |  발행일 2013-11-21 제18면   |  수정 2013-11-21
안 예쁘다고? 자세히 안 봐서 그렇지
김남희 개인전 22일부터 영천 갤러리미루나무
김남희 작 ‘이 나무는 몇 살입니까’

누드하면 흔히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의 여성을 떠올린다. 하지만 누드를 즐겨그리는 김남희 작가는 자신의 그림에 대해 “못생긴 누드”라고 말한다. 계명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는 대학 졸업 후 계속 누드 중심의 작품을 그려왔다. 한국화에서 누드를 그리는 작가가 별로 없는데, 이를 20년 넘게 고집하고 있다는 점도 특이하지만 예쁜 얼굴에 우윳빛 피부를 가진 여성이 아닌 지극히 동양적인 누런 빛이 도는 피부를 가진 평범한 여성의 모습을 그린다는 점에서도 차별화된다.

작가가 예쁘지 않은 누드의 여성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여성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을 그리지만 여체가 주는 아름다움보다는 그 속에 있는 내면에 무게 중심을 두고 인간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래서 화려하고 예쁘게 장식된 인위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자연미를 가진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려 이런 시도를 했다. 이는 곧 보이는 것의 아름다움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것이고, 그렇다보니 그림에 나타나는 외형적 모습도 내면의 모습을 닮아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들로 표현된다.

오는 22일부터 12월2일까지 영천 갤러리미루나무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 그가 만들어낸 여성은 기존의 작품에서 보여줬던 여성들보다 더욱 평범해 보인다. 작가에 따르면 더 못생긴 여성들이라고 한다. 그만큼 자연스러움의 가치를 부각시키고 싶어하는 작가의 마음이 스며있는 듯하다.

이번 전시작들은 여성들 뒤로 펼쳐진 배경도 눈길을 끈다. 산, 나무, 숲 등의 이미지를 마치 스케치하듯이 은은하게 표현했다. 짙은색 피부의 여성과 하얀색 배경 속에 자리한 다양한 풍경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특히 힘들고 두려움이 컸다. 나이가 들수록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림 속에서나마 평화로움을 찾고자 노력했다. 거대한 자연을 배경으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진정한 행복의 의미도 찾아보고 싶었다”며 “힘든 작업과정이었지만 그래도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이번 전시가 가진 의미를 설명했다. (054)337-0288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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