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목요철학원서 강의 이재성 교양교육대학 교수

  • 이준영
  • |
  • 입력 2013-11-23  |  수정 2013-11-23 08:47  |  발행일 2013-11-23 제2면
“열풍 규모만 커져선 안돼…상업적 상품으로 변질 우려”
[y스페셜]
20131123

“점차 대중화 되고 있는 인문학 현상을 부정적으로 보진 않습니다. 다만 규모만 커지는 인문학 열풍은 오히려 인문학 가치를 훼손할 수도 있어 우려스럽기는 합니다.”

계명대 목요철학원에서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는 이재성 계명대 교양교육대학 교수는 자칫 인문학이 상업적으로 이용돼 변질되진 않을까 걱정했다. 인문학 본질에 대한 고민이라기보다 현상을 이용한 상품으로 인문학이 소모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궁극적으로 인문학은 인간의 삶과 사람을 다루는 사람 중심의 학문인데 요즘 열리는 강의 중엔 가장 중요한 ‘인간’이 빠진 경우가 여럿 있다. 특히 대형 인문학 특강처럼 단발성으로 끝나는 강의는 다수를 상대로 인문학을 상품 판매하듯 내용을 전달하는 데 그칠 때가 많아 실제로 청중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늘어나는 인문학 강좌만큼 내실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유명 교수들을 초청해 관심을 끈다고 이것을 인문학 열풍이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청중의 이해도나 수준에 맞춰 함께 호흡하는 강의가 이뤄지고, 인간을 중심으로 한 강의을 통해 실제로 그들의 삶에 변화가 일어나야 진정한 의미의 인문학 열풍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강의 경험담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강의를 하다 보니 때에 따라 학생부터 60대 노인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만큼 이들의 지적 수준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한 번은 60대 할아버지가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때 ‘어디서 누구의 강의를 듣느냐’는 것보다 ‘어떤 내용을 듣고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드느냐’가 더욱 중요함을 느꼈습니다.”

이 교수는 “인문학이 단순히 열풍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인간의 삶과 사상이 연계된 강의가 늘어나야 한다”며 “이것이 전제된 상태에서 강사가 청중과 호흡하고, 청중 역시 강의 내용을 자기 삶에 투영시킬 때 인문학이 실제로 사회와 사람들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영기자 jy2594@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