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칼럼] 당신이 바로 인생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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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2-17   |  발행일 2013-12-17 제30면   |  수정 2013-12-17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하지만
자신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 많아
스스로를 잘 알아야 해
[3040칼럼] 당신이 바로 인생의 주인공!

이런저런 모임에 나가보면 이야기를 참 맛나고 재미있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이런 입담꾼들도 자신에 대해서 이런저런 것을 묻거나 이야기해 달라고 하면 “별로 할 얘기가 없는데요”라며 머뭇거리기 마련이다. 우리는 보통 남 얘기는 참 잘하고 좋아하는 반면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에는 인색한 편이다. 그나마 자신에 대한 이야기도 맛집, 쇼핑, 여행 등 신변잡기에 관한 것이 대다수다. 정말 중요한 삶에 대한 자신의 철학, 신념 등 내면의 본질적인 것에 대한 이야기는 잘 하지 않게 된다.

왜 그럴까. 곰곰이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나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상대방을 판단하고 평가하기는 좋아하면서 나 스스로는 판단하고 평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상대방의 생각이 자기의 그것과 조금만 달라도 그냥 틀린 것으로 치부해 버리기도 한다. 또한 장점보다는 상대방의 단점을 보고 그것이 모두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상대방의 평가에 대해서는 참 인색하면서 자신의 평가에 대해서는 얼마나 후한지 생각해보자. 그런데 슬픈 것은 자신의 평가에 후한 지금의 내가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해 묻지도, 따지지도 평가하지도 않는 삶을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열심히 사는 삶은 될지언정 잘 사는 삶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해볼 수밖에 없다.

필자는 대구 영남고를 졸업했는데 교훈이 딱 세 글자 ‘잘 살자’였다. 이 교훈은 너무도 유명해서 많은 다른 학교 친구들도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을 정도인데 학창시절에는 ‘무슨 이런 교훈이 있어?’라며 웃어넘겼지만 나이가 마흔이 되다보니 이 세 글자 안에 담긴 내용이 얼마나 어렵고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있게 됐다.

우리는 남을 혼자만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을 참 좋아하고 즐기지만 과연 나 자신은 얼마나 평가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상대방이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소한 한마디에도 좋아하고 기분나빠 하면서도 스스로를 칭찬하거나 스스로를 비판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나 스스로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얼마 전 최진석 교수(서강대 철학과)의 강연을 인터넷으로 봤는데 무릎을 탁 치게 한 한마디가 있었다.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질문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고 질문하는 습관이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자기 즉 ‘나’라는 존재는 상대방의 질문에 대답할 때보다 스스로에게 질문할 때 자기, 즉 ‘나’로 존재한다. 진정한 자기는 질문할 수 있는 거기에 존재한다.”

며칠 전 취미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우습게도 답을 못한 적이 있다. 사장, 가장으로의 삶을 살아오며 나에 대해서 잊거나 포기하고 살아온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의 취미에 대한 질문에도 제대로 대답을 못하는데 나의 꿈, 철학, 신념과 이념 등 나의 내면에 대한 깊은 질문에 스스로는 얼마나 멋지게 대답할 수 있을까. 설문조사에 의하면 하루 동안 이유 없이 휴대폰을 만지작하는 것이 60회 이상이나 된다고 한다. 하루에 여섯 번, 아니 한 번이라도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남을 판단하기 전에 나의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서 나 스스로를 판단해 보는 것이 꼭 필요하다. 스스로에 질문하는 습관을 기르고 그 능력을 키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잘난 친구, 잔소리하는 직장 상사, 친절한 아내, 귀여운 자식도 아니다. 나 자신이 바로 인생이라는 영화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김정훈 대구문화포털 이놀자 설립자&상상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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