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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의성군향우회 청년회는 지난해 정기총회에서 윤덕균 한양대 명예교수의 ‘글로벌 산업과 대한민국 희망프로젝트’ 명사초청 강연회를 개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
향우회와 동창회 등 커뮤니티 행사의 틀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식순이 끝난 후 식사와 함께 여흥을 즐기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 초청강연이 새롭게 자리 잡아가는가 하면, 아예 행사 자체를 강좌로 하거나 포럼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양상이다. 초청특강은 시의성과 모임 참석자의 나이, 성향을 고려해 강사를 초청하기 때문에 예상외로 반응이 좋다는 게 주최 측의 전언이다. 또 강좌나 포럼은 전문가들이 나와서 강의를 하고, 서로 토론하는 문화를 조성해 상호간의 이해증진과 친목도모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실제로 이 같은 변화는 향우회와 동창회 모임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종래의 산악회나 체육대회 등 단순 육체적 활동에서 역사·예술·교양 등 문화적인 활동으로의 접근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참석자들도 신선한 변화로 인식하고 있어 이 같은 시도가 커뮤니티 활동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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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재경 영주중앙초등 정기총회에서 ‘오늘의 선비정신’이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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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태 재경 영천시(읍)향우회 회장이 ‘중동의 역사와 문화’란 주제로 인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 |
재경 영천시(읍)향우회(회장 전한태)는 인문학 강좌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지하철 교대역 인근 법조빌딩에서 제2회 인문학 강좌를 개최했다. 전한태 회장이 ‘중동의 역사와 문화’란 제목으로 직접 강의한 이날 강좌에는 조강호 재경 영천시향우회장을 비롯해 이만희 전 경기경찰청장, 신방웅 전 충북대 총장, 김순도 서울로얄호텔 회장, 최상용 전 국회의원 등 80여명이 참석해 경청했다. 지난해 11월 ‘중국역사와 정치’라는 주제로 첫 강좌를 실시한 이후 두 달 만이다. 다소 딱딱하고 생소하게 느껴지는 인문학 강의를 개최한 것만 해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전한태 회장은 인문학 강좌를 개설하게 된 동기에 대해 “향우회가 먹고 노는 모임이 아니라 친목도모와 상부상조로 개인과 고향 발전을 위한 모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면서 “인문학 강좌를 통해 개인의 실력이 깊어지고 통찰력을 길러 각 개인의 이정표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 회장은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향우회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호응했다. 두 달에 한 번씩 개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초청특강은 참석자들의 인기를 끌면서 제법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1일 열린 재경 영주중앙초등 총동창회 정기총회에는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나와 ‘오늘의 선비정신’에 대해 특별강연을 했다. 선비의 고장 영주의 특성에 걸맞은 맞춤형 초청 강연이다.
참석자들은 자신들이 몰랐던 사실을 많이 배웠다며 영주 출신이란 점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열린 재경 의성군향우회 청년회 정기총회에서는 윤덕균 한양대 명예교수의‘글로벌 산업과 대한민국 희망프로젝트’ 명사초청 강연회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명사초청 강연은 2010년 10월 처음 개최한 이래 매년 1~2차례 실시하고 있다.
전문가그룹 중심으로 포럼을 결성해 고향발전과 상호교류를 목표로 하는 향우회도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새재포럼과 상주포럼이다.
먼저 태동한 것은 문경 출신 모임인 새재포럼(회장 김정호)이다. 2000년 10월 정연모 경희대 교수의 주선으로 발족해 현재 9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고향과 회원의 발전을 위한 정보 교환 및 토론의 장을 추구한다. 벤처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해 모임을 시작했다. 지역 출신 원로를 고문으로 모시고 기업 CEO, 임원 금융전문가, 교수, 법조인, 고위공무원, 공인회계사, 세무 관련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로 짜여 있다. 지난해 12월16일 열린 송년모임에는 김정호 회장(신흥대 교수)을 비롯해 고문인 윤성길 전 재경 향우회장, 김지훈 재경 문경시향우회장, 고규환 아세아 홀딩스 대표이사, 이한성 국회의원, 고윤환 문경시장, 이성규 경찰 공제회 이사장 등 50여명의 쟁쟁한 멤버가 참석해 탄탄한 인맥을 과시했다. 이날 신입회원으로 한국소비자 안전학회 회장인 최병록 서원대 교수와 조익현 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가 가입했다. 새재포럼은 매월 개최된다.
상주포럼(회장 오영)은 2004년 5월 정석원 한양대 교수(중국학)가 중심이 돼 고향발전과 상호친목을 모토로 창립한 상주교수회가 모태다. 회원 23명으로 출발했다. 반응이 좋아 2년 만에 회원은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회원 구성도 교수중심에서 법조, 언론, 공기업 간부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명칭도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상주포럼’으로 바꿨다. 현재 회원은 63명이다. 회장은 오영 예일 회계법인 대표이사 겸 회장이 맡고 있으며, 수석부회장은 정석원 교수가 맡았다. 분기별로 한 차례 포럼을 개최한다. 상주에 내려가 교육·환경문제 등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이를 통해 시정에 반영시키기도 했다. 오 회장은 중모중·고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화동초등학교와 상주향교에서 명예교사로 재능기부도 했다.
정석원 교수는 “고향발전에 뜻을 가진 전문가 그룹이 참여해 심도있게 토론하고 실천한다. 앞으로 계속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기사제공=향우신문
송국건기자 song@yeongnam.com

송국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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