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체전 대구 대표로 출전한 올림피언 김보름

  • 이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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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3-03   |  발행일 2014-03-03 제27면   |  수정 2014-03-03
“소치에서 한계 깨달아…평창까지 다시 스퍼트”
20140303
대구 출신 김보름(한국체대)이 1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년 뒤 평창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메달을 따겠다”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4년 뒤 평창에서 승부를 걸겠습니다.”

대구 출신의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장거리 유망주 김보름(22·한국체대).

지난 소치동계올림픽은 그녀에게 큰 자극이 됐다. 또 자신의 한계를 실감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스피드와 체력 등 모든 면에서 네덜란드·캐나다 등 서양 선수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

 

 

“네덜란드 등 따라 잡기에는
스피드·체력면에서 멀었다

첫 경기 3000m 때부터 실망
계속 페이스 밀려 나쁜 결과

동계체전 대구 대표로 출전
대구 출신이니까 당연한 것”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트로 전향한 이후 줄곧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에 들었는데, 소치에서 경쟁 선수들과 제 자신을 비교해 보니 제가 한참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김보름의 이런 자기 고백은 뜻밖이었다. 평소 쿨하고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김보름은 이번 올림픽 출전을 계기로 한 단계 성숙해 있었다. 사실 김보름은 지난달 여자 3천m와 1천500m, 팀추월 등 소치올림픽에서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3천m 경기부터 실망스러웠어요. 제가 왜 이것밖에 달리지 못했나 하는 생각이 밀려왔거든요. 스스로 만족을 하지 못하니 다음 경기에서도 계속 페이스가 밀리면서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김보름은 마지막 팀추월에 승부를 걸기 위해 5천m 경기를 기권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그러나 돌아온 건 ‘아직은 멀었다’는 한계 절감.

김보름이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느끼는 동안 ‘빙속 여제’ 이상화(서울시청)를 비롯해 심석희(세화여고), 박승희(화성시청) 등은 금메달과 함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물론 김보름 역시 이승훈(대한항공)처럼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선수라는 특이한 이력 때문에 올림픽 전까지 만해도 주목을 받긴 했다. 하지만 세상은 메달권 밖의 선수에게 더 이상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속상할 수밖에 없다. 오기가 생기는 이유다.

김보름이 ‘다시 시작’을 외칠 수 있는 건 평창올림픽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4년은 그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평창에서 제 마지막 투혼을 불태우겠습니다. 사실 무릎 부상으로 인해 소치에서 적잖은 통증을 겪었지만 이런 난관조차 극복하지 못하면 어떻게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겠습니까.”

김보름의 이런 당찬 각오와 자신감은 사실 치열한 경쟁을 뚫었을 때 빛이 난다. 앞으로 해마다 10회 이상 국내외 대회에 출전해 국가대표 자격을 획득해야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다.

김보름은 지역 출신으로서 아쉬움도 드러냈다. 이번 소치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은 대부분 수도권 소재 지자체나 실업팀 출신이다. 그만큼 평소 선수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넉넉하다는 방증이다. 김보름은 지난 1일 폐막한 제95회 전국동계체전 참가 대구선수단 중 유일한 올림피언이다. 스피드스케이팅 3천m와 1천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3연속 2관왕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한국체대 소속인 김보름은 사실 서울시청 소속으로 뛸 수도 있었다. 그러나 김보름은 대학을 졸업하는 2015년 2월까지 계속 대구 소속으로 뛸 각오다. 같은 대구 출신이면서 다른 지역 소속으로 동계체전에 출전한 선수들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제가 대구 출신으로 대구 소속으로 뛰는 건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같은 대구라도 다른 친구들은 대구 소속으로 뛰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요.”

대구라는 소속을 강조하기에 앞서 지역 출신 선수들에게 실질적인 지원과 훈련 인프라가 얼마나 뒤따랐는지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글·사진=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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