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순경 공채시험 경쟁률이 용광로처럼 뜨겁다. 최근 몇 해째 전국 최고치를 기록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대구의 심각한 청년 취업난에다 보수적인 지역성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4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원서접수를 마감한 2014년 1차 대구지역 순경 공채의 경쟁률은 남자 54대 1, 여자 71대 1을 기록해 남녀 모두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남자의 경우, 40명을 모집하는데 무려 2천158명이 지원했고, 10명을 선발하는 여자공채에도 710명이나 몰렸다.
대구지역 순경 공채시험의 높은 경쟁률은 2012년부터 두드러졌다. 2012년 1~3차 순경 공채 때 남녀 모두 전국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남자 2차시험에는 무려 264대 1의 경이적인 경쟁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같은 추세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2013년 1차 공채 때는 여경 경쟁률이 전국 1위, 남자는 2위를 기록했다. 2차 역시 남녀 각각 3위와 2위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대구지역의 경찰공무원 선호현상은 일반직 행정공무원 채용 시에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대구의 지방직 7급 공개경쟁임용 시험 경쟁률은 234대 1이었다. 전국 평균이 106대 1인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열기가 뜨거운 것이다.
물론 순경채용는 선발인원이 적고, 수차례 나눠 진행되는 탓에 체감적으로는 일반행정공무원보다 경쟁이 훨씬 더 치열하다는 것이 경찰 측의 설명이다.
경찰공무원이 지역 젊은이들에게 크게 인기가 있는 것은 심각한 취업난과도 무관하지 않다. 2011년 경찰시험에 합격한 김우아 순경(여·25·성서경찰서 죽전지구대)은 “대구에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취업준비생들이 경찰 등 공무원을 많이 선호한다. 특히 경찰은 1년에 여러 번 시험을 실시하기 때문에 더욱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쟁률이 가장 높은 대구에서 시험에 여러 번 고배를 마신 젊은이들은 서울 또는 경기도에 지원한 뒤 한 번에 합격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고 설명했다.
대구 특유의 지역적 특성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봉식 달서경찰서 서장은 “대구의 심각한 취업난과 더불어 보수적인 지역성향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대구지역 자체가 보수성이 짙은 탓에 (관직을 선호하는) 관료 지향적 사고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부터 순경 공채시험에서 국어·수학·사회·과학 등 고교과목도 처음 도입됐다.
최우석기자 cws0925@yeongnam.com
■ 2012~2014년 대구지역 순경 공채 경쟁률 현황 | ||||
구분 | 선발 인원 |
응시 인원 |
경쟁률 | 비고 |
▲2012년 | ||||
남자 1차 | 11 | 1797 | 163:1 | 전국1위 |
여자 1차 | 5 | 649 | 130:1 | 전국1위 |
남자 2차 | 3 | 794 | 264:1 | 전국1위 |
여자 2차 | 2 | 391 | 195:1 | 전국1위 |
남자 3차 | 6 | 438 | 73:1 | 전국1위 |
여자 3차 | 4 | 267 | 66.7:1 | 전국1위 |
▲2013년 | ||||
남자 1차 | 3 | 772 | 257:1 | 전국2위 |
여자 1차 | 3 | 424 | 141:1 | 전국1위 |
남자 2차 | 97 | 1285 | 13.2:1 | 전국3위 |
여자 2차 | 23 | 480 | 20.8:1 | 전국2위 |
▲2014년 | ||||
남자 1차 | 40 | 2158 | 54:1 | 전국1위 |
여자 1차 | 10 | 710 | 71:1 | 전국1위 |
<자료:대구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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