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 상수도 취수원 이전 해결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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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4-03   |  발행일 2014-04-03 제25면   |  수정 201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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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류지역 공단폐수와 조류발생 등 수질악화로 대구지역 먹는 물의 안전성이 위협받자 2009년부터 취수원을 구미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강력한 반발과 전문기관 검토 결과 경제성 부족 등으로 마땅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구 상수도 취수원을 구미공단 상류로 이전하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는 취수지점 하류의 하천유지수가 급격히 감소하여 갈수기에 수질이 악화되고 생활용수와 국가공단의 공업용수가 부족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천 수량이 급격하게 줄게되면 수질환경이 악화된다고 판단되므로, 필자도 분명히 대량의 취수만 하고 거기에 따른 보완 대책이 없는 계획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무슨 일이든 최선의 방법이 좋겠지만, 어려움이 있을 경우는 차선책이라도 강구해야 하듯 대구지역 250만명의 안전한 식수공급 대책은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특히 구미와 대구 지역의 공단에서 사용되는 1천300여가지 화학물질과 200여가지의 미량 유해물질 등으로 인한 1991년 페놀사고, 최근의 다이옥산과 독성녹조 발생 등 구조적인 수질오염 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해야 먹는 물 공급이 안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대구상수도 취수원을 이전해도 취수지점 하류의 하천유지수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 대구지역의 하수처리수를 회수하여 상류지역 취수지점에 같은 수량을 방류할 수 있는 낙동강 물이용 선순환 구조를 제시한다.

도시에 상수도 사용량 기준으로 하수도 요금을 내는 것을 생각해보면 하수처리 수량이 상수도 공급량과 비슷하고, 빗물이나 지하수 등이 늘어나서 실제로 대구의 하수처리 수량은 상수도 공급량의 2배 가까이 된다.

아무튼 방법론은 간단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는지 자문해보면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선입견과 하수처리 방류수를 오염된 물로 인식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사실 물은 4㎞ 정도 흘러가면서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여 자연정화 작용을 하므로, 오염물질이 더 이상 유입되지 않으면 하류로 흘러가면서 저절로 맑아지는 신비한 ‘생명체’라는 사실도 간과한 것 같다.

전국의 하수처리수는 법정 방류수질 기준에 맞게 처리되어 이 시간에도 한강, 금강, 낙동강 등 자연하천으로 방류되는 합리적인 물이용 방법이므로, 취수지점 하류에서도 이러한 방안에 대하여는 문제 삼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현재 대구지역의 하수처리 방류량이 하루 180만t에 달해 하루 90만t 취수량보다 더 많이 회수하여 방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상류지점취수→대구공급→상류지점회수→원점방류’되는 시스템으로 낙동강 물이 선순환되는 구조가 안정되면 현재와 같은 수질환경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취수관로와 회수관로를 동시에 2열로 매설하여 양방향으로 도수를 하고 대구지역의 7개 하수처리장에서 주도수관으로 통합 연결하여 낙동강 모래바닥으로 매설하면 건설비도 최소한으로 낮출 수 있다.

이러한 하천유지수 보전이 가능한 취수원이전 대책을 합리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낙동강 상·하류지역 상생발전 방안을 짚어본다. 대구지역은 맑은 물을 값싸게 공급 받을 수 있고, 낙동강 상류지역은 원수를 정수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부가가치(t당 100원 수익 시 연간 300억~400억원 정도)를 창출할 수 있는 상·하류지역 윈윈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대구에서 오염된 원수처리 비용보다 낙동강 상류에서 맑은 원수처리 비용이 적게 소요될 것으로 판단돼 현재 대구상수도 요금보다 더 저렴하게 상수도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t당 ‘생산원가+100원’ 정도의 수익은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낙동강 상류지역 시·군에서 경제 활성화 대책으로 대구상수도 정수생산·공급 사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주민에게 동의를 구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때마침 중앙정부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할 추진계획을 발표했고, 현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에도 부합된 모범사례로 추진하여 국토의 균형발전과 지역사회 상생발전의 롤모델로 성공한다면, 타 지역의 물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 간의 갈등해소 방법에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김휘태 <안동시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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