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표시 없는 폐기물 반입 ‘위험’

  • 석현철
  • |
  • 입력 2014-06-12 07:23  |  수정 2014-06-12 07:23  |  발행일 2014-06-12 제8면
지난달 16일 화재 원인
안정화 덜 거친 폐기물
배출처 정보제공에 의존
처리업자 추가사고 우려
성분표시 없는 폐기물 반입 ‘위험’
지난 10일 성주지역 한 폐기물 매립장 관계자가 외부에서 반입된 폐기물의 성분과 형태 등을 살펴보고 있다.

[성주] 사업장에서 나오는 각종 폐기물이 성분과 상태 등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채 매립장으로 향하면서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지난달 16일 성주일반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A폐기물매립장의 폐기물 더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충청지역의 한 업체에서 배출된 알루미늄 오니 100t중 안정화 작업을 거치지 않은 3.5t가량이 섞여 들어와 밤새 화학반응을 일으켜 발생했다.

A매립장 관계자는 “배출처에서 화학반응을 모두 마친 안정화된 폐기물이라고 해서 믿고 받은 게 화근이었다. 배출처에서 폐기물의 성분과 상태 등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면 매립장에선 사고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 매립장에선 지난 4일에도 인천지역 배출처에서 염산이 포함돼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공정오니(제품의 생산 공정 중에서 발생한 폐기물)를 폐수오니(폐수처리시설에서 폐수처리 후에 남는 폐기물)라고 속여 반입하다, 매립 도중 화학반응이 일어나 전량 반송시키는 일이 있었다.

대구시 달성군 유가면에 위치한 B소각장은 올해 초 소각 후 배출되는 대기가스에서 불소 성분이 기준치 이상 검출돼 대구환경청으로부터 수천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

하지만 이 소각장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소각장 관계자는 “불소성분이 포함된 폐기물은 일절 반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배출처나 수거운반 업체에서 폐기물의 성분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바람에 불소성분의 폐기물이 다른 폐기물 사이에 섞여 들어온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하소연 했다.

성주군의 C매립장도 지난해 말 구미지역 유리식각 업체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을 받았다가 낭패를 봤다. 시험성적서엔 수소이온농도(pH)가 표시되지 않아 폐기물의 성분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이에 폐기물을 매립했다 화학반응이 일어나 매립장 시설과 작업장비 등에 심각한 손상을 입고서야 배출처로부터 ‘불산이 포함된 위험물이니 작업에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는 안내문을 받을 수 있었다.

김광현 대구환경청 환경관리과 주무관은 “폐기물 배출자가 처리업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각종 위험에 노출된다. 이에 배출자가 폐기물의 정보를 정확히 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 개정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글·사진=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석현철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