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행복한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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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09 07:46  |  수정 2014-07-09 09:51  |  발행일 2014-07-09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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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은 주인공들의 죽음으로 끝나고, 희극은 주인공들의 행복한 결혼으로 끝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사랑하는 연인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셰익스피어 희극의 주인공처럼 될 수 있으면 결혼 적령기에는 결혼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언젠가 TV에서 동남아 여성과 한국의 산골 노총각이 결혼하여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방영한 적이 있는데, 홀어머니와 함께 살던 노총각의 형편은 궁핍해 보였고, 그의 아내가 된 동남아 여성은 결혼을 하기에는 철부지가 아닌가 싶어 보였다. 하지만 가난한 여건 속에서도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이 세상 어떤 모습보다 고귀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먼 이국땅에서 데려와야 할 정도로 사랑의 피앙세는 멀리 있을 수 있으나, 행복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 부탄의 한 수도승이 “행복이란 자신의 배꼽 아래에 있다”고 말할 정도로 가까이에 있다.

한편 영국의 천재 시인 키츠는 “아름다운 것이 진리이고, 이것이 인간이 추구해야 할 전부”라고 했다. 그렇다면 진정한 아름다움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그것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즉 가장 아름다운 것이 가장 행복한 것이다. 그래서 행복은 결혼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인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결혼보다는 자유와 편안함에 빠져 독신주의를 지향해 가고 있다.

물론 결혼이 반드시 핑크빛 사랑을 약속해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사랑이 환멸만 남겨 줄지라도 사랑해야 한다”고 했다. 그만큼 지독한 결혼생활도 많다는 말이지만, 환멸이 남지 않게 자신의 배우자를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불면 날아갈세라, 만지면 터질세라, 알뜰살뜰 무한하게 사랑하다 보면 행복해지지 않고 어찌 버틸 수 있겠는가. 그 TV의 동남아 여성과 산골 노총각의 만남처럼 말이다.

내리는 장맛비를 보며 맛있는 파전에 동동주 대신 행복 가득한 이 말을 결혼 적령기를 잊고 살고 있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셰익스피어 희극의 주인공처럼 결혼하라! 결혼한 이상 행복하라!

장진호<대경대 예체능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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