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와 함께하는 심뇌혈관질환 제대로 알기 .1] 뇌졸중, 미리 알고 예방하자

  • 임호
  • |
  • 입력 2014-08-19 07:44  |  수정 2014-08-19 07:44  |  발행일 2014-08-19 제20면
“갑자기 발음 안되거나 맨정신에 비틀대면 뇌졸중 의심”
20140819
뇌 MRI(자기공명)영상에서 보이는 좌측 대뇌반구의 다발성 뇌경색(사진 위 붉은색 원 표시) 모습과 뇌혈관조영술에서 보이는 목동맥의 심한 협착(아래 사진 붉은색 화살표) 모습. <경북대병원 대구경북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제공>

경북대병원은 2008년 보건복지부로부터 대구·경북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로 선정된 후 급성기 진료, 예방·홍보, 교육, 응급 대처 요령, 재활, 추적, 통계 분석 등 심뇌혈관질환의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전문의 상주 당직 체계 및 전용 중환자실 운영으로 체계적인 급성기 진료 시스템을 구축, 급성심근경색증 및 뇌졸중에 대한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입원환자 일대일 건강교육, 전문의 소그룹교육, 퇴원환자 관리 서비스, 심뇌혈관질환 교육자료 개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역의 심뇌혈관질환을 책임지고 있는 경북대병원 대구경북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와 함께 5회에 걸쳐,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설명과 예방 및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 등
위험인자 관리 철저히 하면
뇌졸중 80% 정도는 예방 가능

가장 중요한 예방법은 생활습관
1주일 3번 30분 이상 유산소운동
소금·콜레스테롤 섭취도 줄여야

지난해 8월 평소 건강에 자신하던 61세 김병훈씨(가명). 건강검진에서 우연하게 발견된 왼쪽 목동맥 협착으로 경북대병원 대구경북심뇌혈관질환센터를 찾았다. 40여년간 하루 한 갑 정도의 흡연력을 가진 김씨는 얼마전까지 지역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고, 이전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조금 높다는 얘기를 들었을 뿐 특별한 이상 증상이 없었다. 개원의원에서 시행한 목동맥 초음파 영상에서 왼쪽 목동맥이 70%가량 좁아져 있었고, 오른쪽도 30% 정도 좁아져 있었다. 센터에서는 목동맥 협착이 진행될 경우 뇌졸중 위험성이 매우 높고, 자칫하면 후유증이 남을 수 있으니, 정밀 뇌혈관 검사 및 약물 치료를 권유했다. 실제 목동맥 협착은 뇌졸중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김씨는 그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며, 추가적인 치료를 거부했다.

그로부터 1년 뒤인 이달 초. 김씨는 친구들과 회식 도중 갑자기 오른쪽 팔다리가 꼼짝하지 않아, 119구급대를 통해 경북대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어 왔다. 다행히 김씨의 마비 증상은 병원 도착 후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김씨의 병명은 일명 ‘순간뇌졸중’이라고 하는 일과성뇌허혈 증상이었다. 응급으로 뇌MRI 및 혈관 CT 검사를 시행했고, 뇌영상에서는 아주 작은 여러 개의 뇌경색이 관찰됐다. 1년 전에 70% 정도 좁아져 있던 왼쪽 목동맥은 실낱처럼 가늘어져 있었다. 도대체 지난 1년간 환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환자는 응급치료 및 증상변화 관찰을 위해 ‘뇌졸중집중치료실’로 옮겨졌다. 이날 김씨는 많은 후회를 했다.

목동맥 협착이란 진단을 받고도 지금까지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김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등산만 하면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 친구들도 고혈압 약이나 혈전약을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하니, 웬만하면 좀 더 나이가 들어서 먹으라는 충고까지 들었다는 것이다. 친구들의 말만 믿고 있다가 김씨는 하마터면 남은 인생을 반신불구로 살아가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김씨는 다행히 약물 치료를 통해 회복할 수 있었고, 재발을 막기 위해 입원하고 예방적 목동맥내막절제술을 무사히 마쳤다.

경북대병원 대구경북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황양하 교수는 “김씨의 사례는 아주 운이 좋은 경우”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뇌졸중은 평소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위험인자 조절을 통해 80% 정도 예방이 가능하지만 이를 무시하면 회복이 어려운 상황으로 빠질 수 있다는 것.

실제 뇌졸중은 젊은 층보다는 노인 인구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후유증이 생길 경우 일상생활이나 사회활동 복귀가 힘들다. 심지어 뇌졸중 환자의 10% 이상이 사망한다.

그렇다면 뇌졸중의 예방을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결론적으로, 뇌졸중 예방법은 자신이 갖고 있는 위험요소 즉,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흡연 등을 잘 관리해야 한다. 65세 이상,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가족력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된다면 뇌혈관 검진(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미리 뇌졸중 발생 위험도를 평가하고 이에 대한 관리를 한다면 건강한 노후를 준비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 개선이다. 평소 이른 아침을 피해 일주일에 3번,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의 강도는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숨이 차지 않을 정도다.

식습관 개선에서는 소금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뜨거운 음식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음식은 뜨거울수록 짠 맛이 덜 느껴지기 때문에 조리할 때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국가에서 2년마다 무료로 제공하는 기본적인 건강검진만 잘 받아도 뇌졸중 요인을 찾아낼 수 있다.

황 교수는 “뇌졸중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고 계절에 관계없이 나타나는 질환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갑자기 발음이 잘되지 않거나 술을 마시지 않은 맨정신인데도 비틀대는 경우 뇌졸중을 의심하고, 즉각 가까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경북대병원 대구경북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황양하 교수

기자 이미지

임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