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수자 작가가 영광원자력발전소에 설치한 작품. |
달성문화재단이 올해 3년째 열고 있는 ‘강정 대구현대미술제’가 오는 23일부터 9월21일까지 달성군 강정보 디아크 광장에서 펼쳐진다.
강정이 가진 역사성과 장소성에 주목하는 이 전시는 올해 ‘강정에서 물·빛’이란 주제로 펼쳐진다. 전시제목에서 물은 생명, 빛은 예술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옥렬 전시감독은 “물과 빛은 생명의 근원적인 요소이다. 이것은 박제된 것이 아니라 살아움직이는 생명, 끊임없이 생성 변화해가는 힘의 원천이다. 이는 결국 인간의 삶과 예술이 만나고, 자연과 도시가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강정이 가진 역사성과 장소성은 무엇일까. 강정은 1977년에서 79년까지 3년간 전국에서 미술가들이 모여들어 대규모 이벤트를 펼친 장소이다. 79년에는 전국에서 모인 실험적인 예술가들과 일본작가들이 합세해 국제적인 이벤트를 통해 한국현대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달성문화재단 김성수 팀장은 “강정이라는 장소가 갖는 의미는 당시에 예술가들이 특정한 장소에 모여서 동시대에 대한 예술가의 태도와 반응을 미술이라는 방식으로 보여준 역사적인 장소라는 것에 있다. 이런 의미에서 강정 대구현대미술제는 역사적 의미를 재생산하고, 그 가치를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통해 창조적인 지평을 마련하는 미적 실천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지역작가는 물론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 외국작가 등으로 참여작가 폭을 확대했다. 대구 출신으로 현재 미국, 프랑스 등에서 활동하는 김수자 작가,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현재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조숙진 작가, 서울대 회화과와 미국 뉴욕 플랫인스티튜트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학 영화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황우철 작가, 지역조각계를 대표하는 김성수 작가를 비롯해 강대영 김광우 김기수 김봉수 김성수 김승현 나현 류현민 신강호 신용구 이도현 조대원 차현욱 최두수 황성준 홍원석 등이 참여한다. 미술단체인 썬데이페이퍼와 음악·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보여주는 그룹 원네스도 가세했다.
외국작가로는 미술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했지만 회화, 건축, 디자인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베트남 출신의 담당라이가 출품했다.
올 행사는 전시기간이 늘어나고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증가한 것도 특징이다. 전시기간의 경우 2주 정도에서 올해는 한 달가량으로 늘렸다. 달성문화재단 측에서는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는 악조건 속에서도 10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등 시민들의 관심이 뜨거워 올해 전시기간을 2배 정도 길게 잡았다고 설명했다.
야외에서 하는 전시인 점을 감안해 시민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미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다양화했다. 강정을 순회하는 아트택시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면서 현대미술을 비롯한 다양한 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아트택시-G’, ‘폴락’ ‘지상의 별처럼’ 등 미술을 소재로 한 영화를 보여주는 야외영화상영, 원네스가 펼치는 게릴라콘서트 등이 마련된다.
현대미술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도와주는 행사도 있다. 현대미술에 대한 호기심을 질문과 답변으로 풀어보는 아트스테이션, 전시감독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위원의 현대미술토크와 현대미술 강의 등이 펼쳐진다.
오는 23일 오후 7시 디아크 광장에서 펼쳐지는 개막식도 눈길을 끈다. 중앙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신용구 작가의 개막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다원예술교류연구회, 계명대 이강일 교수가 이끄는 빅밴드 볼케이노, 메조소프라노 김정화, 바리톤 석상근, 가수 장보윤이 출연해 다채로운 공연의 향연을 펼친다. (053)715-1285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