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신의 손’ 미나役 신세경 “영화서 고스톱 배워…손에 익숙할 정도로 연습”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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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01   |  발행일 2014-09-01 제22면   |  수정 2014-09-01
미나 캐릭터는 이상형, 놓쳤다면 후회했을 것
부스스한 모습 좋아해···화장·옷도 그런쪽 선호
‘타짜-신의 손’ 미나役 신세경 “영화서 고스톱 배워…손에 익숙할 정도로 연습”

‘타짜-신의 손’(이하 ‘타짜2’)의 미나 캐릭터는 여성스러움과 여장부다운 당찬 면모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신세경에겐 맞춤옷 같다. 기존의 단아하고 청순한 매력에 더해진 입체적인 모습은 특히나 신세경과 기묘한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그녀가 달뜬 표정으로 “완전 반했다”고 말했던 이유다. “내가 팔불출 같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너무 자랑하고 싶었다. 미나는 평소 꿈꿔왔던 이상형에 가까운 캐릭터다. 성격적으로도 완벽하다.”

‘타자2’는 이보다 좋을 수 없었던 매력적인 캐릭터와의 만남, 그리고 평소 존경했던 강형철 감독과 배우들의 조합이라는 점에서도 그녀의 기대감을 한껏 올려 놓았다. 덕분에 정신적인 고통과 고민 없이 마음껏 즐기면서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는 그녀. 감독 역시 그런 신세경의 모습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대본을 이해하는 능력은 물론, 연기 자체에 대한 열정과 본인이 갖고 있는 연기 스펙트럼 또한 넓었기 때문에 특별한 디렉션이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 이는 배우에게 내려진 최고의 찬사와 같다. 그렇게 신세경은 모두의 기대감을 안고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영화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손재주와 승부욕이 있던 대길(최승현)과, 그가 죽음을 무릅쓰고 지키려 했던 미나를 중심으로 냉혹한 승부의 세계를 펼쳐간다.


-‘타짜2’를 통해서 고스톱을 처음 배웠다는데 벌써 ‘타짜’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말도 안 된다.(웃음) 그건 그냥 우스갯소리로 선배님들이 한 말이다. 워낙 잘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 속에서 배우다 보니 실력이 금방 향상된 건 있다. 그야말로 선무당이 사람 잡은 거지. 하지만 손을 이용하는 건 내가 생각해도 재주가 좀 있는 것 같다. 대신 몸치라 운동 같은 건 전혀 못한다.”

-미나 캐릭터에는 당신이 가진 모든 이미지가 농축돼 있다. 섹시미와 청순미, 그리고 털털하고 귀엽기까지 하다.

“그렇게 봐주니 감사하다. 나 역시 이 캐릭터를 놓치면 정말 후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내가 너무 좋아하는 여성상이다. 성격도 마음에 들었고, 우직함과 의리도 있다.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당당함을 보여주는 점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영화는 어떻게 봤나.

“무척 재밌었다. 내가 등장하지 않는 장면이 많은데 그런 부분을 관객의 입장에서 보니 되게 재밌더라.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는 것도 어렵지 않고, 웃을 수 있는 포인트도 많았다. 다만 고스톱의 룰과 용어를 알고 본다면 느껴지는 쾌감은 좀 더 커질 것이다. 나도 1편과 달리 2편은 제대로 그 맛을 음미하면서 봤다.”(웃음)

-멀티캐스팅인 이유도 있겠지만 극 비중이 조금 작다는 느낌은 안 들었나.

“나는 비중이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한 신 한 신 얼마나 연기적으로 잘 소화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타짜2’는 워낙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고, 많은 사건들이 임팩트 있게 발생한다. 그런 것을 감안하면 작은 비중도 아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최승현과의 작업은 어땠나.

“많이 친해졌다. 고마운 건 미나는 대길과의 관계가 전부인데, 오빠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면 이렇게 재밌게 나오긴 힘들었을 거다. 먼저 다가와서 친근감을 보여주었고, 촬영을 앞두고는 항상 연기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런 과정들이 너무 고마웠다. 덕분에 서로 으쌰으쌰해서 좋은 장면을 만들어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오빠의 모습을 보면서 반성도 많이 했다. 너무 열심히 하니까 나도 나태해지지 말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캐릭터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건 뭔가.

“화투가 일단 손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게 급선무였다. 프로페셔널한 도박사라서 어떤 자세나 각이 나와야 한다는 게 아니라 일단 화투가 손에 익숙해야 했고, 그래서 많이 (화투를) 쳤고 연습했다. 손기술은 마술사에게 배웠다. 특히 감독님이 항상 뭔가를 명확하게 답을 주셨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됐다.”

-아직도 연기에서 어색하고 부족하다고 느끼는가.

“물론이다. 겸손은 아니고, 항상 부족함이 보인다. 다만 이번에 느꼈던 부족함과 실수를 다음 작품에선 반복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게 된다.”

-아역으로 시작해서인지 연기생활은 오래 한 것 같은데 아직 나이는 스물다섯이다. 여전히 젊음을 향유할 시간은 충분하다.

“누가 그러더라. 20대는 무조건 즐기라고. 하지만 즐긴다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내 경우에는 개인시간을 가질 때보다 촬영현장에 있을 때 더 즐겁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게 즐겁다. 이것도 나름대로 내가 젊음을 향유하는 방법이다.”

-고민이 있다면.

“사적인 고민을 갖기에는 너무 바쁘다. 딱히 고민도 없다. 마냥 즐겁다.”

-초반에는 당신의 순수함이, 후반부에는 고혹적인 여성미가 풍긴다. 어느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인가.

“글쎄. 둘 다 좋아하는 스타일이긴 하다. 초반 후드티를 뒤집어 입고 나왔을 때와 유령하우스에서의 칙칙하고 부스스한 모습이 좋더라. 내가 원래 부스스한 것을 좋아해서 머리도 그렇고 메이크업과 옷들도 그런 쪽을 선호한다.”

-촬영 중 ‘꼬르륵’ 소리가 날 정도로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연기를 했다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상의 노출장면이 있으니까. 아무래도 배가 신경 쓰였다. 그렇다고 쫄쫄 굶고 한 건 아니다. 내가 원래 아침을 못 먹으면 정신을 못 차리는 경향이 있어서 밥을 꼭 챙겨먹는데, 그날은 아침을 너무 간소하게 먹은 것 같다. 사실 그 장면이 노출을 보여주는 게 주목적은 아니다. 내용적으로도 중요한 신이라서 더 신경을 썼다.”

-나이보다 성숙하다는 얘기를 듣지 않나.

“성숙하다는 얘기는 오히려 어릴 때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이제는 내 나이를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성 친구를 사귄다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뭔가.

“소통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아무래도 코드가 맞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외모를 안 보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잘생긴 사람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요즘의 관심사가 있다면.

“평소 여가 시간에는 집에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원래는 영화와 책, 전시회 가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데 연기자가 되고 나서는 자주 접하지 못했다. 연기자는 일종의 감정노동자라 할 수 있다. 즉, 영화와 책 등을 감정의 동요 없이 온전히 받아들이고 즐길 수 없겠더라. 그래서 내 일과 전혀 상관이 없는 요리를 즐겨 하게 됐다. 요리에 집중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손으로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타짜2’를 하면서 내가 왜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됐는지 알 것 같더라. 화투 치는 것도 즐겁고, 치고 나서 뒤집는 것도 재밌다.”

-여행도 좋아하지 않나.

“여행은 생활의 일부와 같다. 시간만 허락된다면 무조건 짐 싸들고 떠난다. 물론 가족과 함께다. 대부분 마찬가지겠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주요인은 내가 속한 사회에서 늘 경쟁하고 비교당하고, 그러면서 누가 더 낫고 부족하다는 평가를 끊임없이 받기 때문이다. 그런 비교의 대상이 되거나 기준 자체를 벗어던지고 싶었다. 내가 국내보다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것도 그 이유다. 무엇보다 내가 속한 세계가 아니라는 점이 너무 편하고 좋다.”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지를 꼽는다면.

“여행도 영화와 음악처럼 좋아하는 취향이 다르고 포인트가 다른데 난 시티투어를 즐기는 편이다. 각 나라의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일단 가면 엄청 보고, 엄청 걸어다닌다. 올해는 동유럽을 갔는데 그중 뮌헨이 가장 좋았다. 문화적으로도 즐길 게 많은 알찬 도시라는 느낌이 들었다. ‘꽃보다 할배’에서 짐꾼(가이드)으로 불러주면 누구보다 잘할 텐데.”(웃음)

글=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사진=황인규(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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